[기자/쉬팡칭, 푸야오, 저우펑팅(카트만두, 베이징에서)] 지진 후 처음 며칠 동안 네팔에 입국하려 시도했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영국적십자회의 미디어담당자 니콜라 존스 역시 더할 나위 없이 긴 여정을 거쳐 네팔에 입국했다.
트리부반공항의 남은 비행기 정류공간이 4개뿐 이었으므로 인도 델리를 경유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지진발생 3일째인 4월 28일 오전에야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이처럼 외국에서 온 구조대원과 구호물자가 카트만두에 도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진발생 후 28개국과 많은 국제구호단체들이 네팔에 구호 팀을 파견했으나 교통이 불편해 지진 후 5일째가 되어서야 첫 번째 구호물자가 일부 중대재난지역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물자배분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번이 제가 참여했던 구호활동 중에 가장 어려워요.” WFP의 노련한 물류조달담당자 알랙스 마리아넬리의 말이다. 한 주 동안 그녀와 동료들은 네팔정부와 협력하여 해외물류운송과 각종 방안마련에 협조하여 끊임 없이 들어오는 구호물자를 받아 필요한 곳에 최대한 빨리 운송하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물류운송은 현재 네팔정부와 모든 구호단체들의 가장 큰 난제이다. 네팔은 산지에 위치한 내륙국가로 비행기가 빠르고 편리한 운송수단이다. 그러나 네팔에서 유일하게 대형비행기가 정박할 수 있는 공항인 카트만두의 트리부반국제공항의 활주로는 하나 뿐이다.
지진 후 네팔에 도착하는 많은 비행기와 피해지역을 벗어나려는 여행객들로 가뜩이나 빈약한 공항의 부담이 가중되었다. 많은 승객들과 구호물자를 실은 화물기가 착륙하지 못해 오랜 시간 공항 상공을 선회하며 기다려야 했고 일부는 중도에 회항할 수 밖에 없었다. 공항에 착륙한 후에도 하역운반설비 부족으로 많은 구호물자들이 즉시 하역되지 못해 공항의 정체가 더욱 심해졌다.
<카트만두포스트지> 보도에 따르면 5월 3일 트리부반 공항 측은 일시적으로 대형비행기를 받지 않으며 중량 196톤 이상의 비행기의 착륙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C-17, 보잉 747 같은 대형비행기 역시 착륙금지대상에 포함된다.
트리부반공항 빌란드라 시레스타 사장은 계획에 따라 공항의 유일한 활주로로 중형비행기까지 사용하고 있어 구조대와 구호물자를 운송하는 대형비행기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활주로가 정상 운영되고 있으나 네팔정부가 모험을 하려 하지 않는다. 시레스타는 “카트만두공항의 유일한 생명선인 이 활주로가 끊어지면 모든 것(원조)이 끊긴다.”고 말했다.
더 많은 구호물자를 네팔로 운송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이를 즉시 재난지역에 보급하는 문제 역시 마리아넬리와 동료들의 큰 도전이다. 네팔은 산지로 지형의 높낮이변화가 심하고 마을도 흩어져있다. 지진으로 일부 도로가 파손된데다 며칠 연속 비까지 내려 길이 매우 질척하고 산사태의 위험까지 있다. 지형과 날씨, 인프라 모두 형편없어 즉시 투입하기가 정말 어렵다. 5차선도로 고속도로도 없다.
일부 지역은 도로 자체가 통하지 않거나 지진으로 도로가 파손되어 먼 곳의 마을은 헬리콥터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초반 며칠 더 많은 국제단체들이 가세하기 전에는 구재활동에 투입될 수 있는 헬리콥터마저 많지 않아 거대한 물류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당시 헬리콥터는 20대에 불과했고 연일 계속되는 먹구름과 비로 이 유일한 방법 마저 어려움이 많았다.
마리아넬리는 각 물류부처간의 협조를 강화해 효율을 높여 가장 시급한 비행기 이착륙문제를 먼저 해결할 뿐만 아니라 공항 하역운반설비를 확충하여 구호물자를 실은 화물기가 신속히 하역을 마치고 떠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현지의 도로인프라를 점검해 새로운 물류운송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비행기 외의 다른 운송수단도 확충할 계획이다.
마리아넬리는 또한, “포카라에 위치한 공항을 또 다른 물류터미널로 활용해 구호물자가 인도를 거쳐 네팔로 들어오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많은 구호단체들의 경우처럼 물자를 인도에서 직접 구매해 배로 운송해 올 수도 있다. 트럭이 원활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재해지역의 막힌 도로를 뚫는 작업도 시작하였다.”고 소개하였다.
일부 서양국가의 정부와 구호단체들의 대표들은 공항과 창고에 구호물자가 대량으로 쌓이고 있는 것은 네팔정부가 정규적인 세관검사와 기타 절차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UNDP 네팔주재원 제이미 맥골드릭은 “현재의 정체는 지나치게 폐쇄적인 행정절차 때문”이라 지적한다
그러나 정보통신부장이자 정부대변인 미난드라 네팔정부가 구호물자지급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것을 부인했다.
그는 전화인터뷰에서 “이러한 지적은 근본적으로 거짓”이라며 “UN은 네팔정부를 비판하는 데 급급하지 말고 더 많은 책임을 감당하라.”고 지적했다. 객관적인 문제는 네팔에 국제공항과 활주로가 하나뿐인 관계로 중대재해지역으로 가는 길에 제한이 따른다는 사실이다.
네팔정부의 처지를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WFP의 노련한 물류조달담당자 알랙스 마리아넬리는 “WFP와 네팔정부의 협력이 계속되고 있다. 네팔정부도 할 만큼 했다. 매일 구호물자를 싣고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가는 트럭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산지가 워낙 넓고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수 백만에 달하다 보니 정부로서도 며칠 안에 모든 사람을 다 구재하지 못하고 있다. WFP도 마찬가지다. 낙심되는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대재난 앞에서 네팔은 작다. 네팔은 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로 국민 1인당 GDP가 1,000달러(약 6201.8 위안)에 불과하고 실업률이 40%를 넘는다. 올해 4월 발표된 OECD 보고서 <2014 세계개발원조전망(2014全球发展援助展望)>에 따르면 2014~2017년 개발원조규모가 세계적으로 4% 감소하는 가운데 네팔, 방글라데시, 캄보디아는 더 많은 개발원조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팔의 경우 개발원조가 2014년 10억2천만 달러에서 2017년 10억9천만 달러로, 1인당 원조 액은 2014년 35.4 달러에서 2017년 36.8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호물자 보급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네팔주민들의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5울 2일 현재 UN이 발표한 재해상황 브리핑에 따르면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7,000명을 넘어섰다. 또한 카트만두 주변 75개 지역 전역에 구르카, 힌두바르차크, 박타푸르 등을 포함한 13개 중대재해지역이 발생하였다. 16만 채 가옥이 완전히 부서지고 14만 채가 훼손되었다. 전국적으로 300만 멍이 넘는 이재민들이 식량원조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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