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봉 구원 72시간(6)

“This is a mountain(이것이 산이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5-27 11:16:15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글/마징, 리텅] 사망 19명, 부상 61명. 이 수치는 에베레스트 등반사상 최고기록으로 한 번의 사고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재난이 되었다. 헬리콥터에서 다른 헬리콥터로, 헬리콥터에서 다시 구급차로. 몇 명의 중국부상자들은 신속히 카트만두병원에 입원해 빨리 중국산악인들이 네팔 각지에서 찾아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네팔에서 트레킹과 래프핑 종목을 시찰중인 야외 극한스포츠 애호가 왕빙(王冰), 닉네임 ‘爵士冰(Jazz Bing)’)은 카트만두로 돌아오자 마자 아내와 함께 ’밀’이 입원해 있는 병원부터 찾았다. 류칭은 중환자실에 있고 ’밀’과 후바오리는 같은 병실에 입원하고 있으며, 여성등산대를 촬영하던 네덜란드 촬영감독은 뉴델리의 한 병원으로 옮기고, 여성등산대의 일본인 오디오감독은 이송 중에 사망했다. 


‘밀’은 갈비뼈, 등, 허리를 함께 다쳤으나 아픔을 참으며 왕빙이 보내온 국수를 다 먹었다. 지진 이틀 째. 리졘훙은 ‘실크로드’ 팀을 이끌고 도보로 베이스캠프에서 철수했다. 그는 아직도 잠자기 전 당시 공포스러웠던 몇 십 초의 기억과 함께 인도군인들이 자체 촬영한 영상에 들리던 두려움에 울부짖는 소리가 생각난다. 

 

그는 “베이스캠프 눈사태는 꿈처럼 죽은 사람도 왜 죽었는지 모르고 다친 사람도 왜 다쳤는지 모르고 무사한 사람들도 왜 무사한지 모른다.”며 “운이 좋았죠. 꿈 꾼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나머지 중국등산대 역시 같은 선택을 하고 송위쟝만 다른 선택을 했다. 그는 쿰부빙하의 길이 보수되면 등정을 계속할 것을 기대하며 팀을 이끌고 베이스캠프 남쪽 4k미터 지점에 위치한 로부체(Lobuche) 마을의 여관으로 철수했다. 


그의 기분은 상황에 따라 좋았다 나빴다를 계속 했다. 5월 1일 IMG등 규모다 큰 등산대까지 베이스캠프에서 철수하자 그는 상실감에 SNS에 “Everest(에베레스트의 영어 이름)등반시즌은 끝났다.”라고 남겼다. 


그러나 다음날 셰르파인 몇 명이 알루미늄 사다리 수십 개를 들고 베이스캠프를 찾았다. “길을 보수하구나!” 송위쟝은 이 고무적인 소식을 다른 대원에게 전했고, 리졘훙은 신장에서 비행기를 타고 네팔로 건너올 준비까지 마쳤다. 그러나 후에 송위쟝은 그 사다리들이 재난현장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안녕, EVEREST!” 5월 4일 송위쟝은 에베레스트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온 산과 들에 진달래가 아름답게 피어있다. 눈 깜짝할 사이 일어난 지진과 눈사태, 되찾을 수 없는 생명과 마음 속에 남은 슬픔, 가장 잊을 수 없는 것은 지진 후 셰르파인들의 반응이었다.


왕빙(王冰)은 <중국신문주간>에게 에베레스트 눈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셰르파인 이지만 그들은 오히려 먼저 등산객들을 구조하고 나셨으며 중환자들을 대하던 그들의 모습은 끝까지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렇게 큰 재난이 발생했는데도 네팔 전체가 혼란스럽거나 서로 질책하지 않고 모두 평소처럼 침착하게 상황을 처리하는 모습이다.”라고 덧붙였다. 


왕빙의 아내 후저친(胡哲勤)은 여성등산대 류칭(柳青)이 들려준 이야기를 아직도 기억한다. 셰르파인이 해발 5,300미터의 빙하호 크레비스에서 그녀를 건져주었을 때 그녀가 겉옷을 입고 있지 않은 것을 보고 바로 자신의 파카를 벗어주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할 때 밍마(mingma)라는 셰르파인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 그는 류칭이 칭찬을 들은 후 “소탈하게 웃을 때마다 까무잡잡한 피부로 하얀 치아가 더할 나위 없이 빛난다.”


‘밀’의 친구이자 동료 류메이위(刘美玉)는 등산객들의 사망에 마음이 아프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심한 부상을 입은 셰르파인이 오히려 그녀를 위로한다. “This is a mountain(이게 산이에요).” 


빙하의사의 제안으로 SPCC(에베레스트오염통제위원회)가 5월 3일 에베레스트 남쪽 등정위험코스를 폐쇄한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이로서 에베레스트 남쪽 등정코스는 2년째 폐쇄되는 것이다. 그러나 등산객들이 네팔에 납부한 등록비를 환불해줄 것인지 연장해줄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인명피해와 이에 따른 보험료지급문제도 처리되어야 한다. 이 순간 에베레스트는 침묵과 냉철함을 유지했다. 그곳에 산악인들의 피와 찾지 못한 여권, 그리고 깨져버린 머리가 묻혀있다.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보내기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daum
온라인팀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

많이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