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민지에] 칭화x-lab는 호화롭지 않은 칭화대학교 동남쪽자락 과학기술원 오피스텔 1층에 있다.
경비원도 없고 프론트 데스크에서 엄격한 등록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다. lab으로 들어서면 모든 공간이 탁 트여있다. 매주 목요일 2시에는 새로운 사업 팀의 면접이 진행되는데 각 팀은 5분간 진술한 후 지도교수의 질문을 받는다.
이것은 칭화x-lab에 들어온 프로젝트 팀들이 처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시험이다. 베이징의 배려로 과학기술회사 창립자 왕웨이(王伟)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쳤다. lab에 들어온 그날부터 끊임 없이 ‘깨지고’ 있다.
왕웨이의 사업프로젝트 ‘언치(恩启)’는 자폐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재활사업으로 자폐아들을 위한 재활훈련방법과 제품을 제공하는 한편 스마트대화와 인터넷 빅데이터를 결합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재활훈련 및 관리모델을 마련한다.
왕웨이는 이 인터넷재활사업을 위해 4년을 힘겹게 수소문하고 연구했다. 그는 2010년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던 중 한 전시활동에서 자폐아를 둔 한 어머니로부터 처음 자폐증 이야기를 들었다.
“전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왕웨이가 말한다. 그 후 2~3년동안 왕웨이는 매우 열정적으로 이 미지의 시장을 탐색했고 “한 방향이 떠오르면 바로 권위 있는 전문가를 찾아 자문을 구할 방법을 찾았다.” 그의 말을 빌리면 “잘못 된 길에서 맹렬히 돌진했다.”
왕웨이가 2014년 3월 칭화x-lab을 찾아 처음 했던 진술은 혹평을 받았다. “그때는 경험이 부족해 시장이 얼마나 크지, 어떻게 돈을 벌 지만 계속 설명했는데, 지도교수 한 분이 ‘자폐아들을 상대로 돈을 벌려 하다니 양심도 없다.’며 호되게 꾸중하셨어요.”
왕웨이는 이 분야의 사회적인 가치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전망이 좋은 시장이라 확신했으나 그 후로도 매번 처절히 깨졌다. <중국신문주간> 인터뷰에서 그는 칭화x-lab에서 수정한 상업모델 PPT만 4~5번은 된다고 말했다. “B(기관)에서 C(개인)으로 수정했다 다시 B로 바꾸고 계속 수정했어요.”
왕웨이는 “한번 깨지고 오면 3일동안 괴롭다.”며 lab의 문을 나설 때마다 속이 끓지만 진정이 되면 얻는 것이 있다고 단언한다.
오랜 시간 사물인터넷관련 일을 하고 있는 칭화대학교 컴퓨터학과 대학원생 왕인(王胤)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발전속도가 빠른 휴대폰업계와 달리 의료기기분야는 혁신속도가 느려 오래된 프로그램과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의료기기가 소형화 될 것이라는 점을 안 후 왕인이 처음으로 생각해낸 아이템이 데이터를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체온계였다.
“처음 설계하기 시작 한 것은 남녀노소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일반 체온계였는데 칭화x-lab의 교수님께서 시장을 파악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왕인은 <중국신문주간> 인터뷰에서 자세한 연구를 통해 가임 여성의 경우 가장 좋은 임신시기를 찾기 위해 매일 체온을 체크해야 하는데, 일반 체온계는 자체 그림이 필요해 좌표설정이 매우 복잡하고 정확도도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왕인 팀은 설계를 한차례 수정해 임신보조체온계를 발명했다. 체온을 정확히 측정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하여 여성의 배란기를 판단을 돕는 임신보조도구로 온도계를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온도를 측정하면서도 전력소모가 낮은 블루투스를 통해 휴대폰 APP으로 데이터를 전송한 후 자동으로 정확한 기초체온곡선을 그려 임신을 준비 중이거나 임신이 잘 되지 않거나 월경이 불규칙한 여성들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
“기술적인 사고력을 지닌 학생들이 시장을 먼저 연구한 후에 제품, 기능, 서비스과정을 정의하도록 합니다.” 마오둥후이는 많은 학생창업의 공통적인 문제가 상업모델이 집중되어 있지 않은 것이라 지적하면서 “쉽게 말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토끼를 좇는 것과 같아서 한꺼번에 네 마리를 좇지 말고 살찐 놈 한 마리만 골라 좇아야 합니다.”
칭화x-lab은 상업계와 투자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51명의 인사들을 상주기업가와 창업벤처투자자로 초빙하였다. 창업 팀은 온라인으로 지도교수와의 면담을 예약해 일대일로 지도 받을 수 있다.
왕웨이 역시 칭화x-lab의 연마를 통해 서서히 업계의 맹점을 짚어냈다——교사능력. 그들은 ‘언치클라우드교실(恩启云课堂)’, ‘VBMAPP평가도우미’, ‘홈 트레이닝 APP’의 세 가지 제품을 출시해 업계의 교재, 평가, 훈련표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가 좁다 보니 모든 자원을 적절히 배치하고 차선책이 있을 수 없었어요.” 왕웨이의 소개에 따르면 현재 언치클라우드교실의 교사회원은 1,000여명, VBMAPP평가도우미의 특수교육학교회원은 57개에 달한다. 참신함과 공익성으로 이 사업은 올해 열린 총장 배 혁신도전대회에서 은상과 사회혁신상을 수상하였다.
욍웨이가 말하는 ‘깨지는’과정은 마오둥후이의 말로 하면 ‘배우며 행동하고 실증하는(边学习、边行动、边求证)’과정이다. “많은 업계 종사자들이 lab에서 지도를 받는데, 우리는 그들에게 이곳에 왔으면 투자자가 아닌 교육자가 먼저 되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오둥후이는 lab의 지도교수들이 시장전망 만을 기초로 사업을 판단해 하지 말고 학생들이 혁신창업을 이해하는 것을 소홀이 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학생들에게 생각과 방법, 이념을 먼저 가르친 후에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 혁신, 좋은 제도와 환경 있어야 한다2015.06.26
- 칭화(清华)x-lab: 0부터 1까지 얼마나 어려울까?2015.06.26
- 칭화(清华)x-lab,‘깨지면서’ 업계의 맹점을 발견하다2015.06.26
- 기술적 사고에 익숙한 이공계학생의 창업은 양날의 칼2015.06.26
- “우리가 하는 일은 0에서 1”2015.06.26
- 대학, 혁신육성의 베이스캠프로 변신2015.06.26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
많이본 기사
- 경제
- 사회
-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