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로의 여정이 순탄하게 시작된 것은 아니다. NASA의 사업신청마감을 한달 여 앞둔 2001년 2월 6일, 부시정부가 출범 한달 만에 새로운 재정예산안을 발표하며 NASA의 명왕성탐사프로젝트 지원을 취소하고 유로파(Europa)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로젝트 연구〮제작의 막바지였음에도 불구하고 팀원들은 모든 인맥을 동원하고 명왕성탐사의 의의를 홍보하는 등 JPL와 연합으로 틈틈이 국회를 설득했다. 1주일의 노력 끝에 국회는 NASA에 “명왕성탐사 프로젝트를 반드시 계속하라”고 통보했다.
2001년 4월 6일 NASA는 뉴호라이즌스팀과 JPL팀이 마지막 각축에 들어갔으며 9월 18일 최종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하나의 돌발사건——9·11테러로 미국 전역의 업무가 마비되면서 ‘결전의 날’ 역시 10월 19일로 미뤄졌다.
사후분석에 따르면 뉴호라이즌스호팀의 탐사선이 JPL의 탐사선보다 우수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뉴호라이즌스호에 탑재되는 기억장치(메모리)의 용량이 최고 48G로 JPL탐사선의 6배에 달해 장기우주탐사에 더욱 적합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JPL은 역사적으로 예산을 초과한 적이 많아 NASA가 비용관리에 있어 JPL의 ‘평판’을 크게 신뢰하지 않은 것이다.
2001년 11월 29일, NASA는 “‘뉴호라이즌스호’의 탐사방안을 최종적으로 채택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3개월 후인 2002년 1월 부시정부가 명왕성탐사프로젝트를 다시 취소할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에 뉴호라이즌스 팀원들은 ‘군중노선’을 가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청원웹사이트를 만들어 영어, 불어 등 8개국어로 전세계 국민들에게 ‘지구를 위해 목소리를 내 줄 것’을 호소했고, 세계 각지에서 1만여 명이 서명에 동참하였다. 미국 국가과학원 역시 카이퍼벨트 탐사를 최우선과학연구프로젝트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1년간 반복된 줄다리기 끝에 2003년 2월 부시정부는 최종적으로 ‘뉴호라이즌스호’ 탐사프로젝트를 지원하기로 정식 승인하였다. 탐사선발사 최적기까지 3년도 남지 않은 시기였다.
탐사선의 최대비행속도를 얻기 위해 뉴호라이즌스호의 발사에는 미국에서 추진력이 가장 큰 탑재로켓콜로서스(colossus)를 사용해 16km/sec의 비행속도를 확보했다. 이는 우주탐사선 중 가장 빠른 속도로 9시간이면 달의 궤도에 도착할 수 있다. 아폴로호는 3일이 걸렸다.
그러나 이 속도로는 2015년에 명왕성에 도착하기에 부족하다. 1970년부터 미국의 태양계탐사프로젝트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방법은 목성궤도를 지날 때 목성궤도의 강력한 힘으로 탐사선을 밀어내어 속력을 더하는 ‘릴레이’방식 이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뉴호라이즌스호는 2006년 1월 11일에서 27일 사이에 발사되어야 했다. 이후에는 목성과의 ‘릴레이’효과가 크게 떨어져 1월 29일만 되어도 2016년 6월 12일에나 명왕성에 도착할 수 있다. 2월 2일에 발사하면 목성궤도의 추진력을 전혀 받을 수 없게 되어 장장 12년을 비행해야 한다.
‘뉴호라이즌스호’는 2005년 9월 미국 우주발사센터에 설치되어 2006년 1월 11일부터 2월 14일 사이의 발사일이 하루하루 앞당겨지던 상황에서 뜻밖의 변수가 또 하나 발견되었다.
태양과의 거리가 먼 깊은 우주에서는 태양에너지로 탐사선에 전력을 공급할 수 없어 ‘뉴호라이즌스호’는 소형 원자로를 탑재해 연구설비의 전원으로 사용하도록 설계되었는데, 발사를 3개월 앞두고 뉴호라이즌스팀은 설계에 사용된 원자로의 원료 우라늄-238 잔여 량이 부족해 프로젝트에 필요한 양에 못 미친다는 통지를 받았다.
계속된 설득 끝에 NASA는 다른 프로젝트의 잔여 우라늄-238를 일부 끌어 쓰는데 최종적으로 동의하였고, APL와 정부와의 ‘탄탄한’관계 덕에 사용허가절차가 크게 단축되었다.
마침내 발사시간이 미국 동부시간 2006년 1월 17알 13시 24분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뉴호라이즌스호’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지면에 갑자기 강풍이 부는가 하면 존홉킨스대학 응용물리실험실 관제센터가 갑자기 정전되어 발사가 두 번이나 연기되기도 했다. 1월 19일 14시. 스턴과 그의 팀이 드디어 콜로서스 로켓을 눈으로 배웅하고 ‘뉴호라이즌스호’를 우주로 발사하며 손을 흔들어 작별인사를 했다.
훗날 스턴은 “’뉴호라이즌스호’가 고양이였다면 벌써 죽었을 거에요.”라고 회고하며 “고양이는 목숨이 9개뿐이잖아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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