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중국 버라이어티프로그램의 독창성을 죽였나?(2)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7-30 1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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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과 영합
중국의 TV프로그램은 도입-모방-영합도입-영합모방이라는 악순환에 들어선 듯하다.펑칸은 2014년의 도입방식을 분석해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중국 프로그램형식의 최대 수입원으로 자리잡은 추세를 발견하였다. 

 

후난(湖南)위성TV의 <아빠 어디가(爸爸去哪儿)>와 <나는 가수다(我是歌手)>는 모두 한국 MBC에서 도입한 프로그램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모든 위성TV가 앞다투어 한국 버라이어티에 열광하고 있다. 


펑칸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중국 TV방속국은 한국으로부터 총 12개의 프로그램을 수입하였는데, 한국 TV방속국이나 제작사가 공동 개발한 새로운 프로그램까지 따진다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 밝혔다.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 제작진이 중국프로그램 제작에 팀이 참여할 수 있다. 저장(浙江)위성TV <달려라 형제(奔跑吧,兄弟)>의 전반 다섯 편은 한국 팀의 주도로 제작되었다. 문화적인 배경이 비슷해 한국 프로그램 대한 중국 TV방송국의 열정이 높아진 것이다. 


류시천은 최근 2년간 ‘한국스타일’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더욱 주요한 원인이 진입전략에 있다고 보고 “한국 프로그램은 중국시장에 들어올 때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가장 좋은 플랫폼을 선택한다.”고 분석한다. 

 

<아빠 어디가>와 <나는 가수다>에서부터 중국에서 가장 좋은 TV플랫폼과 제작진을 선택해 협력했다. 누리꾼들이 “전에는 후난이 유럽과 미국을 카피하면 전국이 후난을 카피하더니 이번에는 한국 프로그램이다.”라고 조롱하는 표절의 불문율도 일리가 있는 말인지 모르겠다.


‘전국이 후난을 카피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고상하게’는 한국 프로그램을 들여오는 것이고 더 쉬운 방법은 같은 소재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다. <아빠 어디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후 중국 위성TV들의 다채롭고 성대한 ‘자녀 프로그램 전쟁’이 볼만하다. 

 

칭하이(青海)TV의 <아빠, 엄마 날 봐요(老爸老妈看我的)>와 산시(陕西)TV의 <좋은 아빠, 나쁜 아빠(好爸爸坏爸爸)>, 저장TV의 <아빠가 돌아왔다(爸爸回来了)> 등 관련 프로그램 20여 개가 쏟아져 나왔다.


중국 TV프로그램이 이렇게 ‘벌떼처럼’ 따라가는 현상은 최근 몇 년 사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TV의 구조적인 모순에 따른 경쟁압력이 끊임없이 격상되는 동질화 경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소수의 큰 방송국이 업계를 ‘과두독점’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중국은 엄격한 수직적·수평적 분할 관리시스템으로 모든 성(省)마다 위성TV 방송국을 하나씩 가지도록 요구하고 있어 위치가 같은 채널들이 많다. 각 성의 위성채널에 CCTV1까지 더하면 종합채널만 30개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중국 TV방송국의 시장경쟁을 ‘열악한 경쟁환경’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의 종류는 제한되어 있는데 채널은 30개가 넘다 보니 대세를 좇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류시천에 따르면 각 성의 TV방송국은 지역 또는 강자간의 통합이 금지되어 있어 유행을 따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여러 해 TV업계에 몸담고 있으며 대학에서 TV프로그램 교직연구를 맡고 있는 장샤오강(张绍刚)은 그 원인을 ‘영리주의’로 돌린다. 그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할 때 동질화가 일어난다”며 “’많이 못 벌지언정 밑지지는 말자’는 영리주의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보니 새로운 내용을 시도하지 않고 계속 유행만 좇게 되는 것”이라 지적했다.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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