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생의 이혼, 결혼의 시행착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6-25 14: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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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천웨이, 마하이옌] “중국의 특이한 점은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학창시절에 연애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대학생 때까지도 연애를 반대하다가 자녀가 대학만 졸업하면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집까지 있는 배우자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떨어져 자신의 자녀와 연애하고 결혼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것은 빠링허우 작가 한한(韩寒)이 쓴 글의 한 단락이다. 이어지는 구절은 “생각은 참 좋다”이다. 

 

빠링허우가 감정적인 경험과 결혼교육이 부족한 세대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젊을 때 연애를 ‘금지’해놓고 취업하니 결혼하라 다그치니 말이다. 리춘링은 “빠링허우는 이전 세대에 비하면 개혁 후 1세대이고, 다음 세대에 비하면 개혁이 전면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초기에 자라난 세대”라며 “두 체제의 병존, 혼돈, 변화, 말과 행동의 모순과 괴리가 내부적으로 이 세대를 분열시켜 부자연스럽고 자기모순적인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35세의 베이징남자 왕보(汪波)는 첫사랑과 결혼했다——그의 마음에는 희미한 응어리가 남아있다.
아내가 그의 동료이자 친구와 사귀었던 사실을 결혼 후에야 알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 관계가 아니라 주장했지만 왕보는 깊은 배신감에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한동안 매일 아침 일어나 이 일만 생각하면 가슴이 돌로 누르는 것처럼 꽉 막혔다. 


이것이 결혼생활의 희미한 바탕색이 되어 몇 년을 티격태격 싸우며 지내다 아내의 외도로 두 사람은 결국 이혼했다.
요즘 왕보는 “그때 그렇게 마음에 두면 안 되는 거였는데.”라며 반성한다. 


그러나 그때는 그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부모님의 ‘연애금지령’ 중에 대학시절을 보내면서 애매한 관계의 여인과 비밀리에 펜팔을 한 것 외에는 연애경험이 거의 없다. 당시 대학에서는 대학생들의 연애와 동거가 ‘교칙위반’으로 인정되어 심한 경우 권고퇴학까지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의 어린 시절 부모님 역시 서로간의 애정표현이 거의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 ‘보건생리’수업시간에는 교재에 실린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그림 때문에 자습을 해야 했고, 고3 ‘사춘기교육’시간에는 선생님이 자세하게 가르쳐주지 않았다. 엄하기로 유명한 담임선생님은 하교 길에 남학생과 여학생이 나란히 걸어가는 것을 보면 일부러 두 사람 사이로 지나가 둘 사이를 갈라놓곤 했다.


이혼 후 왕보는 1990년대생 여성을 한 명 알게 되었는데, 이제까지 네 명의 남자를 사귀었다고 했다. 놀란 왕보와 달리 여성은 놀라지 않았다. 연애도 경험이 필요하며 “경험을 해 봐야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어울리는 지 조금씩 알게 된다.”


“우리 세대가 클 때 연애를 안 해보고 바로 결혼해서 시행착오를 겪는 거에요.” 왕보가 큰 충격인 듯 말했다.
중국 혼인가정상담서비스연구센터 부주임이자 이혼가정고급상담사 왕쥔(王军)은 20년 넘게 결혼관련 일에 종사하면서 특별한 부부 한 쌍을 만났다. 둘 다 첫사랑이면서도 결혼 후에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 아내는 유능한 직업여성으로 가정을 거의 돌보지 않았다. 훗날 남편이 외도를 했는데 이웃과 대화를 나눈 후에야 자신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왕쥔은 “첫사랑과 결혼한 부부들에게서 비슷한 상황이 쉽게 일어나요. 비교하고 선택할 여지가 적었던 것이 문제죠.”라고 말했다.


중국사회는 개혁개방을 거치면서 선택과 유혹이 너무나 많아졌다. ‘외도’와 ‘바람’이 빠링허우의 큰 이혼사유가 되었다. 류정 변호사가 맡았던 이혼소송 중 ‘제3자’는 대부분 부부 주변의 동료나 친구, 부하였다. “이 젊은 남녀들은 인터넷에서 자극적인 것을 찾는 나이는 지났기 때문에 생각과는 달리 인터넷연애, ‘원 나이트 엔조이’가 이혼의 불씨라고 만은 할 수 없다.” 


류정은 자주 전화하고 같이 식사하고,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흥분되고 가슴 뛰는 감정을 경험하면 거절할 사람은 없지만 알아서 스위치를 끊어버릴 사람도 없을 것이라 말한다. 실질적인 관계의 진전이 있어야만 도덕적인 죄책감을 느낄 뿐이다. 부부감정이 좋으면 누군가가 외도를 하더라도 가정으로 돌아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이혼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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