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푸야오(장자커우(张家口)에서)] 최초의 스키장이 건설되고 올림픽개최를 신청하기까지 17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현 전역이 올림픽개회 신청에 만전을 기하고 있을 때 거우징과 ‘사이베이’스키장은 결전의 날 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완룽’, ‘윈딩’과 같이 풍부한 자금과 첨단설비를 보유한 스키장이 속속 출현하면서 실력이 미약한 ‘사이베이’는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점점 세력을 잃어갔다. 외자를 도입했지만 관리, 경영 등의 여러 원인으로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충리 주민들은 “‘사이베이’는 끝났지. 자금력도 달리고 (시장)반응도 느리고”라고 탄식하며 ‘사이베이’를 재평가하고 있다. 한 젊은이는 이 남모르는 상실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는 당시 스키장 운영을 위해 고액연봉의 직장을 그만두고 생활관념의 차이로 아내와 아들까지 미국으로 보냈다. 싼자오졘의 말을 빌면 그는 ‘사이베이’를 위해 주머니에 남은 마지막 한 푼까지 탈탈 털었다.
거우징과 싼자오졘 뿐만 아니라 은퇴한 코치와 선수, 심판 10명이 2~3만 위안, 7~8만 위안씩 모아둔 사비를 털어 ‘사이베이’를 지원하고 돈을 벌어 다시 투자했다. 중국 스키산업 시장화 최초의 시험자 들이다. “철저히 스키사업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스키에 대한 애정 때문이죠.” 싼자오졘의 말이다.
현재 시취에량 북쪽은 당시의 모습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리프트는 녹슬고 슬로프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충리의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설빙경제’가 더 큰 관광시장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 전망하는 젊은 개척자들이 자신의 사업을 시도하기 시장했다.
올해 25세인 샤오런(小任). 3년전 인터넷이 유일한 친구였던 그가 선전(深圳)에서 충리로 돌아왔다. 그는 나이와 경력이 비슷한 동업자 5명과 함께 여행사이트 ‘충리여행망’(崇礼旅游网, www.chonglilvyou.com)’을 창업했다.
다른 여행사이트와 마찬가지로 스키, 숙박, 온천, 렌터카 등의 예약서비스를 제공한다. 차이점은 원스톱 가사도우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작년 겨울 운영을 시작한 후 벌써 이윤이 창출되고 있다. 이제 막 정상궤도에 오른 이 업체는 한 스키시즌에 스키장 입장권만 20여만장을 판매했다.
올해 7월 31일 IOC의 투표로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가 선정된다. 지역주민들은 기대화 함께 각자의 희망과 우려를 가지고 있다.
충리의 한 젊은 여성은 작년부터 가족과 친구들이 스키여향사업을 시작했다며 올림픽개최가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녀는 사람이 많아지면 쓰레기와 차와 매연이 많아지고, 건물이 늘어나면서 땅이 줄어들고 마을이 작아질까 우려하며 “충리의 파란 하늘이 정말 꼭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샤오런은 팀의 실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표하며 동계올림픽으로 더 많은 기회가 생기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현재 그의 가장 큰 바람은 부모님께 집을 사드리는 것이다.
읍내에서 여러 해 생활하고 있지만 식구들 모두 호적상으로는 아직 농민이라 정부에서 제공하는 저소득임대주택을 신청할 자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림픽개최 신청이 시작된 후부터 집값이 계속 올라 집을 사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베이징이 하계올림픽 개최 후 동계올림픽 개최까지 신청한 원인에 대한 질문에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신청위원회 사무차장이자 뉴스대변인 왕후이(王惠)는 “장자커우는 베이징에 비해 경제성장, 재정수입이 크게 낙후되어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신청을 계기로 장자커우의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설빙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주민들이 신속히 부유해지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인프라건설 촉진, 도시경영 정밀화, 스포츠의 생활화 등도 국민들에게 유익하며 그 영향이 몇 대에 이어질 수 있다.”고 대답했다.
충리로서는 올림픽을 개최하게 되는 경우 올림픽개최 후 ‘설빙경제’의 번영을 어떻게 이어가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더욱 미래전망적인 발전구상과 현실적인 거시계획 및 공정한 시장환경이 있어야 한다.
스키시즌이 끝나고 휴일도 아닌 3월말. 상업무역개발지구의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거리는 사람과 차로 가득하고 호텔 객실이 없었는데 몇 달 만에 이렇게 변하다니. 그야말로 ‘여름 한 철 무성한 초원’이네!” 시계탑광장 옆 매점 여주인의 말이다.
주변의 가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매점도 작년에 문을 열었다. 집과 땅을 부동산개발업체에 징용당한 후 중심지의 점포로 보상받은 것이다. 안방에는 그녀와 남편, 아들이 살고, 바깥채에 매점을 차린 것이다.
“작년 임대료가 1년에 1만 4천 위안이었는데 올해는 2만 위안으로도 엄두도 못 내요.”
정각이 되자 광장 유럽풍시계탑의 정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온 마을에 울린다. 길가의 광고판에 크게 적힌 ‘새로운 기회, 새로운 꿈, 새로운 동력, 새로운 충리(新机遇、新梦想、新动力、新崇礼)’표어가 햇볕에 반짝이며 촐리주민 각 사람의 얼굴에 강하게 반사된다.
(기사에 도움을 주신 중국신문사(中新社) 장자커우 지부장 탄디(谭地)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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