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힘든 결정이다. 나는 반년 동안 이혼을 생각했다. 나는 건설적인 방법으로 우리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지 고민했다. 아내를 친정으로 보내고 오랜 기간 별거를 하면 명의상의 ‘온전한’가정을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이 이혼과 무엇이 다르냐며 반대했다. 이혼을 하건 안 하건 나에게는 부끄럽거나 좀 더 부끄러운 선택이었다. 중년으로서는 더 좋은 선택이 없는 것 같다.
지난 번 아이를 만난 게 5·1근로자의날 이었다. 그녀의 집은 타이후(太湖) 근처로 잘 사는 곳이다. 오랜만이었지만 아이는 나를 알아보고는 아장아장 걸어와 팔을 벌려 안아달라 했다. 너무 슬펐다. 그녀가 아이를 키웠기에 나는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나에게는 가장 큰 벌이었다.
그렇다고 아이 때문에 그녀를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아이는 우리가 싸워도 웃는 아무것도 모르는 돌쟁이였다. 너무나 잔인한 짓이었다. 아이가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보며 자라는 것보다는 행복한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게 낫다.
그녀에게 재산을 줄 테니 아이를 달라고 제안했다. 그녀는 아이만큼은 못 준다고 했다——그녀의 목숨이라며.
소송으로 아이를 뺏어 올 수는 없었다. 법원에서 정말로 그녀의 양육권을 인정하면 나는 그야말로 어쩔 방도가 없어지고, 소송하지 않고 아이를 스스로 포기하자니 앞으로 후회될까 걱정되고 그녀가 그녀 아버지의 성격을 닮았듯이 아이가 그녀의 성격을 닮을까 걱정됐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싫어하며 아버지의 난폭하고 비꼬는 교육방식에 반대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매에서 효자 난다(棍棒出孝子)’라는 신조를 실천하는 사람이라 그녀가 지금처럼 된 것이다. 아이가 그녀의 좋지 않은 성격의 25%만 닮아도 끔찍하다. 생각건대 그녀의 부모님이 지금껏 같이 살 수 있는 것은 그 세대 사람들에게는 참고 사는 것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부모님들 세대와 다르다. 이 나이 되도록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이건 내 돈이고 이건 당신 돈’ 이라며 따진다. 궁지에 물린 어머니는 “지금 당신과 이혼하면 반 줄게.” 라고 맞서며 이야기가 끝난다. 그녀가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도 그 아버지와 비슷하다.
얼마 남지 않은 잔고를 그녀에게 모두 주고 이런저런 구실로 이전에 함께 돈을 내 샀던 물건들까지 돈으로 환산해 그녀에게 주었다——왠지 모를 죄책감에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더 주고 싶었다.
별거 후 그녀를 보러 장인으로 갔다. 그녀는 부모님 집에 살고 있었고 방 안은 엉망이었다. 돈을 줄 테니 아이와 방을 얻어 나와 살라 했다.
나는 그녀에게 남김없이 주었는데 그녀는 여전히 보상이 적다고 느꼈다. 너무 슬펐다. 우리의 결혼생활이 여기까지 온 것이 나 혼자의 잘못도 아니고 이렇게 오랜 세월 경제적인 부분을 감당해 왔는데 이제와 이렇게 조건을 따지다니. 이혼하면 다시는 안 볼 사람이란 말인가?
모르겠다. 그때 그녀와 결혼하지 않았으면 모든 것이 지금보다 나았을까? 그때 우리의 인지수준이 그 정도였으니 겪지 않으면 영원히 모를 일이다. 이제 결혼생활이라는게 어떤 것인지, 부부가 서로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조금씩 알겠다. 두 집안의 조건이 다르고 여자 쪽이 좀더 좋으면 여자는 결혼을 남자에 대해 일종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이를 전재로 이야기한다. 그녀도 언젠가 “이런 너와 결혼해줬는데 뭘 더 바래?” 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내 자신의 결혼생활을 반성해보았다. 내게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그녀의 산후우울증을 적시에 발견하여 치료하지 못한 것이다. 그녀의 우울증을 좀 더 일찍 의식했더라면, 우울증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일찍 알아 그녀가 자신을 직면하고 인정하며 개선의 의지를 갖도록 도울 수 있었다면, 우리는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결혼생활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최선을 다했으나 두서 없는 글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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