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춘위안(李春元), 환경보호국장의 소설 속 ‘절규’ (1)
- 허베이(河北) 랑팡(廊坊)시 환경보호국 부국장 리춘위안(李春元)이 소설 <스모그가 온다(霾来了)>를 발표해 화제다.
그의 픽션소설은 환경오염 정화에 대한 대중들의 공감대와 더불어 현직 지방공무원들의 반성을 불러 일으켰다.그는 공무원으로서 끝까지 언행을 조심하며 소설을 쓴 것은 ‘절규’라 할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이야기’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 -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4-27 09:23:55
[기자/글·천타오 사진·전홍거(랑팡)] 수화기를 내려놓기 무섭게 다시 휴대폰이 울린다. 업무상의 전화를 제외하면 모두 지역 매스컴 기자들의 전화다.
허베이 랑팡시 환경보호국 부국장인 리춘위안이 최근 발표한 소설 <스모가 온다>로 화제다. 인터넷에서 그의 소설에 관한 글의 조회수가 6천만 건을 넘는다.
리춘위안은 ‘무침국장(拌菜局长)’, “랑팡의 스모그정화를 위해 볶음을 적게 먹고 무침을 많이 먹으라 대중에게 호소한다.”등 대중의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가 혼자 사무실에 혼자 앉아 웃으며 말한다. “오해에요. 제가한 말이 아니에요. 네티즌들이 제가 이야기 했다고 퍼뜨린 거죠.” 추이용위안(崔永元)역시 ‘볶음과 무침’발언을 비난했다.
그러나 올해 2월 그는 리춘위안을 게스트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그의 책 <스모그가 온다>를 추천하였다.
<스모그가 온다>에 쓴 것처럼 리춘위안은 지방 일선에서 환경보호 업무를 하며 여러 ‘힘겨루기’를 겪었다. 그는 이를 ‘위로부터의 압력(上顶下压)’이란 말로 정리했다.
한번은 시의 한 지도자가 랑팡에서 방사능 오염의 위험이 있는 사업에 투자하고자 했다. 부지까지 허가 받고 6개월을 씨름했으나 그는 결국 사업허가를 따내지 못했다.
소설은 환경국장이 오염유발을 이유로 사업허가를 내주지 않아 군수의 비난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말을 마치자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랑팡에 투자하려는 기업인데 생산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것이 문제다. “저를 찾아오지 말고 정규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하시라고 했어요.”
리춘위안이 말했다. 또 다른 전화 한 통은 한 소기업이 오염물질 배출로 벌금을 물게 되었다며 통사정하는 전화였다. 이에 그는 “정확히 벌금을 내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때로는 현실이 소설보다 더 복잡한 법. 그는 자신의 소설이 문학성 보다는 실용성이 더 강하다고인정하면서 “솔직히 아직 전문작가 수준은 아니죠.
그냥 (대중들에게) 스모그를 정화하자 홍보하고 싶었고 이 책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중국신문주간>에게 전했다.
‘정치이야기 먼저 보장 되야’
리춘위안이 사무실에 앉아 “춘위안, 자네 소설이 대박 나면서 랑팡까지 뜨긴 했는데 말이야, 문제를 정확히 캐치해 선의의 비판을 해주는 것도 정부와 공무원에게 도움이 되네”라며 시장이 그에게 했던 말을 따라 했다.
환경보호 시스템에서 정부기관까지 모두가 리춘위안이 <스모그가 온다>를 쓴 사실을 알고 있으며 랑팡 환경보호국 동료들과 현지 지도자들 역시 그를 응원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네티즌들은 ‘본업에나 충실해라’ ‘스모그정화는 안하고 뭔 눔의 소설이냐?’며 비난한다. 리춘위안은 인터넷을 거의 하지 않고 반응도 하지 않는다.
그는 “환경보호국이 홍보를 담당하고 있거든요. 소설을 통해 스모그정화를 홍보하는 것도 업무라 볼 수 있죠.”라고 해명한다.
리춘위안의 사무실은 6층짜리 건물의 3층이다. 업무에 따라 세분된 부서 중 홍보`교육센터 사무실 안의 단독사무실이 부국장 리춘위안의 자리이다.
요즘 주변의 친구나 동료들은 그와 이야기할 때 소설에 대해 묻고, 몇 년 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친구까지 전화를 해 <스모그가 온다>를 찾는다.
“효과가 아주 좋아요. 시작할 때는 생각도 못했죠. 특히 스모그 정화를 추진하는 데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어요.” 말투가 작가가 아닌 전형적인 공무원이다.
랑팡은 베이징에서 제일 가까운 도시 중 하나이자 현재 화베이(华北)지역에서 유일한 환경보호 모범도시로 최근 환경문제가 꾸준한 이슈다.
“아니면 소책자를 보내든가. 어쨌든 오늘은 안 오는 걸로 알고 있을게.” 리춘위안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길에서 환경보호정보를 알리는 전단지를 나눠줄 때는 반응이 시원치 않다가 신문에 <이사간 까치(喜鹊搬家)>, <더형의 꿈(的哥一梦)>, <늙은 고양이(一只老猫)>등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단편소설을 발표하니 바로 전화가 걸려온 경험이 그가 소설을 쓰게 된 동기이다.
소설의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세계환경보호의 날인 6월 5일 <스모그가 온다>가 출판되어 리춘위안은 그의 동료와 다시 한 번 시내의 광장을 찾았다.
사람들은 소설로 스모그와 스모그정화를 홍보한다는 것에 새로워했다. 그의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은 책이 출판된 첫 날 저녁 그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 광장에서 책을 나눠주는 지를 자세히 물은 후 꼭 받으러 가겠다고 약속했다.
리춘위안은 “인물과 줄거리의 대부분은 허구지만 스모그에 대한 지식, 환경보호법률지식, 일부 수치들은 진짜에요. 저의 안내로 국민들이 정부의 스모그정화에 동참하게 되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지명을 C시, B구, E현 등으로 대체해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방공무원들은 이를 맞춰보며 ‘소설에 나온 얘기가 우리지역 얘기 아니냐?’ ‘전에 해준 이야기를 쓰면 어떡하냐?’고 따지기도 한다. 무의식 중에 미움을 사게 되었다.
이에 대해 그는 “제 자신도 환경보호에 몸담은 지방공무원으로서 정치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죠. 국민들이 정부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해면 안되잖아요. 소설을 쓴 것도 어느 정도 홍보효과를 노린 거고요.”라며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최근 몇 년 주류매스컴의 스모그관련 보도들이 소설에서 표현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가 기대하는 효과는 독자들이 그의 소설을 읽고 ‘(공기가)약간 탁한 것 같다’, ‘답답하다’, ‘스모그가 오면 어쩌지?’, ‘스모그를 방지하고 정화해야겠다’ 등의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소설의 가장 주된 주인공은 분명히 스모그 자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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