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족기업, 독일에게 배워야 할 것들
- ‘군자는 기본에 충실하니, 기본이 바로 서면 자연히 도에 이르느니라(君子务本。本立而道生。)’ 중국 가족기업의 ‘기본(本)’은 무엇일까? ‘재벌2세 양성 반’에서는 효를 가르치며 암송시킨다. 중국 전통문화의 ‘무기’는 많으니 사용 여부에 달렸다.
-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8-28 09: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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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년 역사를
가진 ‘연필의 귀족’ 파버카스텔(Faber
Castell) |
‘중국 판 인더스트리4.0’ 계획으로 불리는 <중국제조2025(中国制造2025)>가 발표된 후 ‘인더스트리4.0’이라는 미래 세계공업계의 가장 근사한 꼬리표가 중국의 유행어가 되었다. 진정한 ‘인더스트리4.0’은 어떤 것일가?
보도에 따르면 난징(南京)의 한 공장은 독일의 최첨단 공업설비로 독일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 내지 못했는데, 그 ‘비결’은 바로 사람의 문제였다. 독일의 생산제조과정에는 숙련된 기술자인 ‘장인’들이 있어 하드웨어의 정밀도와 사이즈조합, 연마공구의 온도 및 습도를 정밀하게 통제해 질 좋고 비싸며 전 세계적으로 팔리는 제품을 생산한다.
이에 반해 중국은 과거 ‘8급사부(八级老师傅)’가 몇 명 남지 않았는데, 설비만 있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인더스트리4.0은 하루 새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기능의 축적(소위 말하는 ‘know-how’)가 중국과 독일 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성적으로 질문해 보면 공업수준이 2.0, 3.0을 넘어 4.0으로 향상되기까지는 조작된 면도 없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이러한 개념의 조작 역시 ‘실물경제에 대한 확정지원’이라는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많은 중국기업이 인터넷 사고에 빠져 속도와 규모만을 추구하며 ‘빠른 성장’만을 최우선으로 삼는데반해 인더스트리4.0의 창시국 독일은 ‘장인정신’을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으며, 제품의 정밀함과 완벽추구, 최상의 품질로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다.
독일기업이 인터넷 사고방식을 이슈화하지 않는 이유
7월 8일 유럽 동방상업학원과 독일-중국통찰이 ‘2015년 통찰한 독일에게 길을 묻다’를 주최한 후기자들은 독일의 프랭크퍼트, 슈투트가르트, 뉘른베르크, 베를린 등 지역의 8개 가족기업을 방문했다. 그 중 포르쉐(Porsche), 리터스포트(Ritter Sport)초콜릿, 최고의 연필브랜드 파버카스텔(Faber Castell) 등의 제조업과 하니엘(Haniel)그룹, 윌로그룹(wilo se), Klüh multiservices 등 물류서비스기업은 수 백 년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 중 ‘젊은’ 가족기업 축에 속하는 포르쉐는 1936년 설립되어 3대째 슈투트가르트를 연구·개발 및 생산센터로 계승되고 있으며 현대화된 공장 역시 붉은 벽돌의 옛날 건물이 남아있다. 직원의 소개에 따르면 벽돌건물은 포르쉐 전통의 상징이며 가족기업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한다.
관찰결과 포르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째, 품질정신. 포르쉐 공장에서는 자동차 한 대를 조립하는 데 아홉 시간 밖에 걸리지 않지만 후속 테스트 및 조절에는 5일, 출고하기까지는 수 개월이 걸린다. 차를 주문하면 빨라야 3개월 후에 받을 수 있으며 고(高)사양의 경우 1년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왕성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포르쉐는 생산라인 확장을 서두르지 않는다.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포르쉐는 유리와 엔진 외의 모든 부품을 수공으로 조립한다. 바람막이유리(windscreen)는 너무 무거워 로봇을 조종해 더욱 정확하고 빈틈 없이 끼우고, 엔진은 나사를 조이는 작업이 단조롭고 힘들어 로봇으로 대신하고 있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공정은 모두 수공으로 조립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우수한 노동자가 로봇보다 더욱 정확하고 융통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제품’과 ‘예술품’의 차이이기도 하다.
7,500명의 조립노동자와 6,500명의 연구·개발 및 서비스직원의 수에서 알 수 있듯이 포르쉐는 연구·개발 및 서비스를 매우 중시한다.
견학 중에 공장책임자가 바닥의 검은색 테이프를 밟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로봇의 작업트랙이었다. 인더스트리4.0의 강점은 주문처리와 자동화 생산에서 나타난다. 포르쉐 공장에서 조립은 사람이, 반은 로봇이 담당하며, 공장 어디서나 WIFI를 통해 질서정연하게 원격조정, 연결할 수 있다.
둘째, 맹목적으로 확장하지 않는다. 포르쉐는 ‘사소하면서도 오래 지속되는(细水长流)’ 생산리듬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소위 말하는 ‘비수기’를 한번도 겪지 않았으며, 금융위기 때에도 불황이 없었다. 안내직원의 해석에 따르면 포르쉐의 수요가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비싼 가격을 문제삼지 않기 때문이다.
작업장의 좁고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포르쉐는 매일 200대의 차랑 밖에 생산하지 못하며 연간 생산량 역시 6만대로 생산액이 200~300억 위안 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자동차기업들의 생산액이 다반사로 수천억 위안을 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함부로 급속히 확장하지 않고 초과근무를 하지 않은 것은 독일 가족기업의 특징이라기 보다는 독일기업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셋째, 완벽을 추구한다. 포르쉐 자동차의 판매가격은 최저 12만 유로로 자동차 중에서도 사치품에 속한다. 고객은 보통 두 번째나 세 번째 차로 포르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구매하는 것은 단순한 차 한대가 아니라 완벽을 추구하는 포르쉐의 철학이며, 예술품이나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운전하는 것이다.
소개에 따르면 포르쉐의 기술자들은 최소 3년 이상의 훈련을 받아야 하며, 업무에 투입되기 전에 2~3개월의 합숙훈련을 받아야 한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어려 작업들 중에서 이동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술자들이 모든 작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두루 갖춘 ‘멀티플레이어’여야 한다.
기자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포르쉐 공장에는 나이든 숙련된 노동자들이 많다. 이들은 보통 늙어서까지 일한다(60~65세에 퇴직, 현재는 67세까지 연장). 담당자 Pierre Schippert가 놀라운 사실 한가지를 이야기 해 주었다. 독일의 다른 지역에도 포르쉐의 생산공장이 있지만 기술수준이 가장 높은 엔진과 차체조립은 모두 슈투트가르트 공장에서 완성되는데. 이곳의 연배 높은 기술자들의 기술(know-how)이 포르쉐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독일 제작이 우수한 품질의 상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인들의 뛰어난 손재주와 완벽을 추구하는 정신 외에도 기술교육이 핵심이다. 독일은 ‘쌍방향교육’을 통해 중학교 때부터 반을 나눠 대부분의 학생들이 직업기술학교에 진학한다. 독일에서는 숙련된 기술자가 매우 인기이다 보니 부족한 경우 남유럽에서 기술자를 수입해오기도 하고 고급 생산직근로자의 수입이 일반 사무직근로자의 임금보다 높으며, 기업의 지도자가 생산직근로자 중에서 뽑히는 경우도 자주 있다.
포르쉐와 같은 독일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은 늙은이들이 젊은이들을 이끌고 세대간에 밀어주고 끌어주는 사제제도를 통해 기술(know-how)이 계승되는 것이다. 또한, 가족기업이 오랜 기간 안정되어 기업의 철학과 문화가 전승된다. ‘Made in Germany’은 장인정신, 가족전승, 현대과학기술로 형성된 ‘철의 삼각형으로 승승장구를 이어가며 인터넷에 있는 바람막이가 흔들린 적이 없다.
소위 ‘인터넷사고’는 수단일 뿐, 최종적인 목적은 제품이 세계시장에 팔고 기업의 기반사업을 길이 빛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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