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저우펑팅] 황이의 은사는 그에게 예술가란 “불법으로 도구를 사용하는”사람이며 창조성은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도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황이와 쿠카>에서 매우 적절한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황이는 자신의 ‘콜라보데이션’공연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을 받게 될 줄 몰랐다.
황이는 대회가 끝나면 쿠카와 작별을 고하리라 생각했다. 당시 쿠카는 한 회사에 예약이 되어있어 생산라인의 ‘노동자’로 돌아갈 날을 앞두고 있었다. 로봇에도 ‘운명’이 있다면 타이완 Quanta Arts Foundation의 양중헝(杨忠衡) 실장이 쿠카의 운명을 바꾸어놓았다. 대회가 끝난 후 양실장이 무대 뒤에서 황이에게 “Quanta Arts Foundation이 쿠카를 사려면 얼마면 됩니까? 함께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라고 제안했다.
황이는 꿈을 이루긴커녕 꿈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20분짜리 출전작품을 바탕으로 황이는 새로운 단락을 발전시켜 나갔다. 더 많은 시간을 쿠카와 함께한 후에야 쿠카의 세부동작을 늘리고 실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었다.
결국 황이는 공업용로봇 쿠카를 길들여 부드럽고 인격화된 존재로 길들이는데 성공했다. 황이는 그의 파트너 쿠카와 함께 2013년 오스트리아 린즈 과학기술예술제 개막일 밤 하이라이트공연에 참가했다. 베이징무대에 오르기 전 60분짜리의 온전한 작품이 뉴욕 3LD 예술 및 과학기술센터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쿠카는 극장에 새로운 생각을 가져오기도 했다.
쿠카의 연기는 매번 똑같지만 황이와 기타 무용수 두 명의 몸은 언제나 조금씩 달라 세부동작이 서로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매번 한치의 오차도 없다면 ‘매 회 한번뿐인’ 공연을 위해 극장을 찾는 의미도 없어질 것이다.
황이는 쿠카를 ‘입체적인 음악’으로 비유한다. “반드시 일어나야 할 일 같아요. 음 자리가 맞으려면 반드시 그 위치에 있어야 하잖아요. 제가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다면 좀 더 빨리나 늦게 제 위치로 가면 되죠.” 관객들은 무용수와 리듬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보기 어렵지만 음악이 입체가 되면 관찰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황이와 쿠카>의 베이징공연은 4개 단락으로 나뉜다. 제2단락에서 황이는 쿠카에 카메라를 달아 눈을 대신하고 벽의 카메라로 영상을 쏘아 로봇이 바라보는 무대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관찰한다. 투영하는 카메라의 줌과 위치이동에서 미스터리영화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지만 무대 위의 무용수는 몸의 유연함을 사용해 자아가 미심쩍고 초조한 시기를 표현한다. 연극과 영화가 한 공간에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작품은 끊임 없이 발전하고 개선되고 있다. 6월 타이완에서 다시 시작될 초연 역시 수장을 거쳐 전혀 새로운 버전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황이는 5년정도의 시간을 더 투자해 좋은 작품을 만들기를 희망한다.
매년 열리는 양안(两岸)소극장축제는 Quanta Arts Foundationd가 중국 대륙에 내 건 간판이나 과학기술예술공연을 추진하는 것은 두 지역의 문화교류를 촉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배경을 가진 Quanta Arts Foundationd의 중점업무가 되어 버렸다.
Quanta Arts Foundationd 베이징사무실 프로젝트매니저 시에산산(谢珊珊)은 미디어예술에 종사하는 베이징의 여러 전위예술가들과 ‘과학기술예술공연’에 대해 교류하였으나 그들 역시 아는 바가 매우 적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예술가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올해 살 특집방송 무대를 베낀 ‘4명의 리위춘(李宇春)’정도였다고 회고했다.
사실 과학기술은 공연을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연의 주인공도 될 수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예술공연이 무대에 오르기 위한 전제는 업계의 완벽한 협조와 지원이다. 과학기술예술공연은 전통적인 극장공연에 비해 높은 수준의 기술규격을 요하며 창작자가 추구하는 바를 만족시키기 위해 더욱 우수한 기술팀이 요구된다. 왕성한 극장창작능력과 업계의 우수한 서비스체인, 완벽한 인력 풀을 갖춘 타이완에서 이러한 공연이 실현된 것이다.
사실 이번 <황이와 쿠카>가 베이징 무대에 오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황이가 아닌 구즈(谷子) 기술총감독이다. 평가를 마친 극장규격을 보고 그가 가능하다 판단해야 팀 전체가 다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는 팀 내에 서로의 전문성에 대한 믿음이 기반된 것이다.
시에산산은 공연 하나가 아닌 과학기술예술축제를 베이징에 도입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시기와 장소, 기술적인 한계로 올해는 성사되지 못했다. <황이와 쿠카>의 경우 공연을 위해서는 지반적재하중이 1000kg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는 원래 도입예정이던 3개의 과학기술공연 중 가장 가벼운 수준이다.
<황이와 쿠카> 마지막 단락에서 황이는 로봇의 생각으로 사람의 동작을 나누어 보았다. 포옹 한동작도 팔다리를 열 번 이상 움직여야 완성할 수 있다. 모차르트 클래식음악을 배경으로 사물화 된 무용수 후졘과 린러우원(林柔雯)이 연기하는 연인감정의 분리는 영화 <2046>의 춥고 고독한, 기억을 찾는 열차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쿠카의 레이저 ‘통제’에 따라 황이는 미덕으로 가슴 아픈 남녀의 듀엣안무로 자신이 새로운 과학기술을 이용해 인기몰이나 하는 안무가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 황이의 공연에 대한 반응을 통해 그의 팀은 베이징 관객들이 재미있게 보았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공감했음에 자신감이 생겼다. 얼마나 유행하는 기술과 수단을 도입하든 극장의 영원한 핵심은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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