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오시(辽西) 탑 답사기(1)

지도에서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도 없는 오래된 불탑들은 산 꼭대기든 가파른 절벽이든 속세를 떠나 홀로 천 년을 돌아보며 역사 속 깊은 곳의 불도를 전하고 있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5-26 13: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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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겅서우] 청명절. 우리는 베이징(北京)에서 출발해 청더(承德)를 거쳐 링위안(凌源)까지 링허(凌河)를 따라 내려가는 랴오시(辽西)대지를 향해 탑 탐방을 떠났다. 


중국 고대건축사상 랴오시의 탑은 화려한 악장으로 요(辽)나라 건축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BC10세기 거란사람들이 북쪽의 오늘날 지린(吉林), 네이멍구(内蒙古)동부에서 남쪽으로 허난(河北)과 산시(山西)북부에 이르는 요 제국을 세워 불교를 받아들이고 보급하기 시작하고 국교로까지 세우면서 많은 사원과 불탑을 지었다.

 

세월의 풍파와 강산의 변화 속에 웅장하고 화려하던 사원의 전당들은 대부분 사라졌으나 다행히도 높이 솟은 불탑은 보존되어 있는 것이 많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불탑은 백여 개 이상으로 랴오닝(辽宁)지역에 가장 많다. 그 중 북쪽으로 5개 경성 중 상경(上京), 중경(中京)과 맞닿은 서부지역은 요나라의 중심지로 불탑이 특별히 집중되어 있다.

 

랴오시의 많은 불탑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차오양(朝阳)북탑’이다. 북탑은 차오양고도 정신의 상징으로 이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멀리 같은 풍의 남탑이 바라다 보인다. 


북탑은 차오양시 중심의 북탑광장에 자리잡고 있다. 불교신도들이 시계방향으로 탑을 돌며 복을 비는데 한 바퀴를 돌 때마다 공덕이 하나씩 쌓인다고 한다. 탑의 남쪽에서는 사람들이 절을 하며 피우는 향 연기가 피어 올랐다 흩어진다. 


4월 하늘아래 북탑은 거대한 불교의 벽돌조각예술품 같다. 벽돌을 쌓아 만든 42.6m 높이의 이 오래된 탑은 정사각형 모양의 수려한 자태를 뽐내며 서있다. 탑의 가장 아래층은 거대하면서도 소박한 대좌이며 윗부분은 대량의 벽돌조각그림이 있는 수미단(须弥座)이다. 

 

그림에는 엄숙히 서있는 장사도 있고 가녀린 비천(飞天)도 있다. 수미단의 남쪽에는 권문(券门)을, 나머지 세 면에는 가문(假门)이 나있다. 수미단 윗부분은 탑체로 불탑 주체부분의 첫 번째 층이라 볼 수 있다. 매우 높고 크며 커다란 벽돌조각으로 채워진 4면에는 각 면의 중앙에 좌불이 있다.

 

좌불은 밀교의 금강세사방여래불(金刚界四方如来佛)로 동쪽의 아촉불(阿閦佛), 남쪽의 보생불(宝生佛), 남쪽의 아미타불(阿弥陀佛), 북쪽의 불공성취불(不空成就佛)로 모두 머리에 5불보관(五佛宝冠)을 쓰고 몸에는 가사(袈裟)를 걸쳐 묶고 연꽃자리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불상의 양쪽으로는 보살과 8대보탑(宝塔)의 하나를 함께 두고 위쪽으로 날씬하고 아름다운 자태의 비천이 있다. 탑체 위로는 13층으로 탑첨(塔檐)을 빼곡히 올렸는데, 층층이 연이어 쌓고 위층으로 갈수록 안으로 모여 우아한 윤곽을 형성한다. 그 위는 탑찰(塔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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