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을 꿈꾸며”
쩡하이뤄 감독은 CCTV <기사(纪事)> 칼럼 팀에서 일했었다. 2003년 당시 건설 중인 칭짱철도 촬영을 위해 반년 동안 가가서리(可可西里, Mountain Patrol)에 머물며 철도건설과정을 촬영한 그것이 그가 티베트를 정식으로 촬영한 첫 경험이었다.
일상적인 촬영이 없을 때면 쩡하이뤄 감독은 철도 외의 다른 것에도 관심을 갖고 일도 할 겸 동료들과 함께 가가서리 근처의 쒀난다지에(索南达杰, Bsod nams dar rgyas)보호구를 둘러 보곤 했다. 티베트영양(藏羚羊), 야생 나귀, 티베트 가젤을 카메라에 담았다.
티베트를 처음 찾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쩡하이뤄 감독 역시 트베트의 자연풍경에 매료되었다. 때마침 그 해에는 루촨(陆川)감독이 티베트에서 영화 <가가서리> 를 촬영하고 있었다. 루촨 감독은 이 영화로 상을 휩쓸었고 이를 계기로 가가서리는 더 많은 사람들의 동경을 사기 시작했다.
십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 쩡하이뤄 감독의 기억 속에 가장 인상 깊게 남아있는 부분은 티베트 현지인들이다. 그들은 매우 편하게 행동하고 손님이라고 조심스럽게 행동하지도 않으며 지나치게 친절하지도 않다. ‘마치 어린 시절의 이웃 같았다’.
쩡하이뤄 감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멀리서 온 손님은 어떻다라는 것도 없었다”고 회생했다. 목축지의 망망한 대초원에서는 단 사람을 만나도 매우 반갑다. 전까지 티베트인들은 모두 TV나 노래 속에 등장하는 모습일거라 생각했겠는데 그때는 그렇게 낯설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티베트 촬영을 맡은 후 쩡하이뤄 감독은 보능적으로 ‘이번 작품은 대박을 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티베트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처럼 신비스럽고 신기했다. 그러나 그 곳에 도착한 후 관심을 끈 것은 교과서에 실리거나 사람들이 여행후기에 쓴 멀리 신기한 느낌이 아니라 어린 시절 함께하던 이웃과 같은 친숙함이었다.
2003년 칭짱철도를 촬영하며 느꼈던 바로 그 기분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나치게 친절하지도 않으면서도 일부러 거리감을 두지도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소박하고 예의 바르며 가정관계를 중시한다. 또한, 자연을 존중하며 산과 강을 아끼고 사랑했다.
촬영감독 쑨사오광(孙少光)은 티베트에서 2년간 살아 본 적이 있어 티베트를 잘 안다. 그와 쩡하이뤄 감독은 티베트의 풍경을 아름답게 찍도록 최선을 다하되 환경을 최대한 파괴하지 않도록 하자고 합의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 있을 경우 이를 위해 먼 곳까지 직접 갈 것이 아니라 환경을 명확히 교대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대신 그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사람은 반드시 잘 표현해야 해요.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한 사람. 이것이 바로 이번 작품의 정체성입니다.”
쩡하이뤄와 쑨사오광은 물론 아쉬운 점도 많다. 사람과 자연을 찍을 때는 동물이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예산과 일정의 제약으로 동물을 많이 촬영하지 못했다.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쉽게 뛰어 넘지 못하는 BBC의 경쟁력이다.
알고 보니 동물을 찍으려는 제작진의 의지가 매우 강했다. 쑨사오광 감독은 동물촬영경험도 매우 풍부하다. 제작팀은 십 수만RMB 짜리 800mm카메라를 임대해 가지고 다니며 ‘동물이 나타나면 바로 찍기로 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티베트 영양이 새끼 양을 낳는 과정을 촬영하는 것이 그랬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어떡해서든 찍어야 했다. 가가서리에서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겠지만 이 곳은 사람도 거의 없고 테마가 사람과 자연의 관계이다 보니 가가서리에서 촬영하는 것도 적합하지 않았다. 결국 촬영팀은 선자현(申扎县)으로 갔다.
해발이 높은 산지에서 목축민의 양과 티베트 영양이 함께 살고 있었다. 출산기간의 기간의 티베트 영양은 매우 예민하다. 쑨사오광 감독은 그 곳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며 매일 산으로 올라가서 티베트영양에게 조금씩 다가갔으나 결국 아무 소득도 없었다.
눈 표범과 곰도 찍지 못했다. 곰은 종종 민가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등 주민들과 매주 친밀했다. 그러나 그날따라 ‘죽었다 깨어나도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동물 촬영은 요령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결국 첫 회의 눈 표범 화면은 BBC의 저작권을 구매해 사용했다.
작년 9월말 90분짜리 <제삼극> 극장판의 편집이 완료되었다. 2개월 후 캐나다에서 열린 티베트문화주간 행사에서의 홍보효과가 ‘예상외로 좋았다’. 홍보영화는 예전처럼 대사관 무료입장권 방식이 아닌 상업적 상영방식을 이용했다.
매 회 상영마다 자리가 꽉 찼다. 관객들은 거의 외국인이었다. 이에 제작진은 큰 자신감을 얻었다. 제작자 옌짠링(颜占领)은 이번에 시도한 새로운 서술과 편집법이 “성공적인 시도였다고 할 수 있으며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제삼극>는 방송 후 이틀 동안 중국 동영상사이트 여우쿠(优酷)에서의 조회수가 1,200만건을 돌파하며 평점 9.5점을 받았고 CCTV4의 동 시간대 시청률이 전보다 100% 높아졌다.
<제삼극> 극장판은 베이징국제영화제에서 공개적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 <제삼극>는 국가지리채널 등과 방영계약을 맺었으며 해외 다큐멘터리 채널에서도 방송될 예정이다.
<제삼극>의 집행제작자 두싱(杜兴)이 “중국의 이야기를 세계적적인 언어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이 작품이 처음 기대했던 효과다.
(수습기자 린샤오란(林晓岚)이 기사에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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