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다큐멘터리를 통해 티베트의 사람과 자연, 문화보호, 주민들의 생활 등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전통적인 구상이다. 그러나 관련 부처는 더 큰 욕심이 있었다.
당시에는 <혀끝의 중국(舌尖上的中国)>이 방송되며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화제였고 CCTV 다큐멘터리 채널의 <인류의 별(人类星球)>, <생명(生命)> 등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회의에서는 ‘티베트를 소재로도 이런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가 논의되었다.
작품의 목표는 기존의 전달방식을 바꿔 평이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방식으로 티베트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자연, 문화, 주민생활 등의 주제로 나누어 기획하는 것은 전통적인 사고방식이다.
마침내 사람과 자연이 작품의 방향으로 확정되었다. 쩡하이뤄 감독과 제작진은 이번 작품에서 고원으로서의 ‘제삼극’을 기본 컨셉트로 티베트의 설산, 초원, 강, 산천을 비롯한 다양한 지형과 이로 인한 다양한 사람들과 생활방식을 담고자 했다.
자연과 사람을 통해 둘의 관계를 밝히고 이야기하듯 엮어 내용 없는 설교 식의 소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마지막으로 결정된 테마이다.
제작팀은 유용한 자료를 골라 100여 개의 이야기를 선택했다. 6개의 연구팀이 티베트 각지를 답사하며 이야기의 진실성을 확인하고 적합한 인물을 섭외했다.
3개월만에 연구가 마무리 되었다. 제작진은 100여 개의 이야기 중 40여 개를 추려 각본을 썼다. 모든 이야기는 사람을 핵심으로 하며 조사과정에서 촬영해야 할 인물도 기본적으로 결정되다.
하는 일을 통해 지역의 특징을 드러나는 것이 인물선정의 기준이었다. 물론 표현력도 좋고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으며 어느 정도 매력도 있어야 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은 수시로 변했다. 정식 촬영만 1년이걸렸고 목축민들이 이동하며 생활해 원래 정했던 주인공이 떠나기도 하고 병에 걸리기도 하는 등 별의 별 일이 다 있었다.
2013년 9월 말, 쩡하이뤄 감독은 제작진과 함께 촬영에 들어갔다. 12월까지는 “먼저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지를 익히고 길에서 마주칠 수 있는 문제, 통역, 물자보급 등 촬영환경에 적응했다.”
그렇게 3개월간 촬영을 한 후 이듬해 2월부터는 4개의 팀으로 나누어 촬영을 진행했다. 쩡하이뤄 감독이 속한 팀은 티베트를, 다른 팀은 각각 칭하이, 쓰촨 등 지역을 촬영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칭짱고원이 너무 크고 지리환경이 매우 복잡했던 것이다. 항공편이 없어 차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예전 어떤 작업보다 체력소모가 컸다.
2월 말, 쩡하이뤄 감독은 제작진과 함께 해발 5000여m의 마을에서 주민들이 양떼를 몰고 빙판길을 건너가 모습을 촬영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이다.
주민들은 대체로 설이 지난 며칠 후에 빙판길을 건너는데 그 시기가 날씨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쩡하이뤄 감독은 촬영시기를 놓칠까 설 직후 20여 명의 팀을 이끌고 출발해 라싸(拉萨)에 도착 후 다음날부터 마을에서 기다렸다.
그곳에서 일년 중 가장 추울 때였고 공기도 가장 희박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고산병을 앓았다. 헬리캠 촬영비서는 밤을 세워 라싸로 돌아왔고 다음날에는 헬리캠 기사까지 쓰러졌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주민들이 양떼를 몰고 빙판길을 건너가는 장면을 촬영한 뒤 쩡하이뤄 감독 자신도 병원에 입원했다.
<제삼극>의 마지막 방송 분에서는 다양한 각도로 이동하는 완벽에 가까운 신으로 사람들이 양떼를 몰고 빙판길을 건너가는 장면을 비장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연출했다. 열악한 환경과 강인한 생명의 뚜렷한 대조로 최고의 경지를 선보였다.
작품은 60여 명의 제작진이 매우 긴 시간을 촬영하였다. 쩡하이뤄 감독의 팀만 해도 이동시간과 기다리는 시간을 제외한 촬영시간만 200여 일이 걸렸다. “육적으로 심적으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사람과 자연을 담는 데 물은 반드시 신경 써서 표현해야 하는 요소이다. 쩡하이뤄 감독은 제작진몇 명과 함께 티베트의 유명한 활영직가인 처강(车刚) 찾았다가 독수리가 날개 부러진 독수리 한 마리가 어떤 온천에 몸을 며칠 동안 목욕을 하고는 날개가 나아 날아간 이야기를 들었다.
주민들은 ‘독수리 온천(老鹰泉)’이라고 부르는 이 온천은 병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목욕을 하러 간다. 당시 쩡하이뤄 감독은 “그럴 리가. 그냥 전설이겠지?”라고 생각했다.
반신반의로 제작진은 연구에 나섰다. 믿거나 말거나 이와 비슷한 전설이 너무 많았다.
결국 독수리 온천을 촬영했다. 카메라로 병이 완치 된 사람들이 버렸다는 지팡이 무더기를 훑고지나갔다.
지팡이는 모두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것이었는데 지팡이는 현지의 풍속에 따라 불길한 의미를 담고 있어 나무로 만든 지팡이는 태워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삼극>은 일목요연한 제목은 아니다. 쩡하이뤄 감독과 제작진은 제목에 ‘티베트’가들어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이라 생각했다.
지리적으로 티베트는 절대적으로 독특한 지대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며 칭하이, 쓰촨, 간쑤, 윈난과 함께 최종적으로 칭짱고원으로 주제가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에 처음에는 ‘칭짱고원(青藏高原)’으로 제목을 붙였지만 자세히 따져보니 ‘정치적 성향이 다소 강해 보였다”.
결국 최종적으로 <제삼극>으로 제목을 고치고 이에 맞춰 ‘세계의 지붕’이라는 영어제목을 붙였다. “그런 의미라고 볼 수 있죠.” 오성전기문화회사의 이사이자 <제삼극> 총 제작자가 후샤오루(胡小鹿) 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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