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삼극>, 티베트에 대한 색다른 표현
- 자연풍경이든 인문학적 지리든 칭짱(靑藏)고원은 모든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꿈꾸는 주제다. 하지만 이 곳의 혹독한 자연환경과 문화와 관습 등의 제약으로 이 곳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조명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러한 의미에서<제삼극(第三极)>은 파격적인 시도이며, 세계적이고, 비(非)홍보적인 수단으로 티베트의 신비함을 재해석한 프로그램이다.
-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4-24 11:29:23
[기자/우쯔루] 라마교의 한 고승이 나무통을 들고 사막 위를 천천히 걸어간다. 그는 언덕을 지나 사람들 앞으로 다가간다. 이 다큐멘터리는 4K고화질 영상으로 촬영해 화면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느리면서도 엄숙한 음악이 평온하고 엄숙한 의식 같다.
다큐멘터리 <제삼극>의 한 장면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CCTV4를 시작으로 CCTV의 다른 채널에서도 방영되고 있다.
라마교의 고승은 탄청(坛城)모래그림(티베트어로 dul-tson-kyil-khor)제작에 참여한다. 이 작업은 정교하면서도 세밀한 종교예술로 그 제작과정을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 <천지일단성(天地一坛城)> <일사일세계(一沙一世界)>는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수많은 모래알로 수 개월에 거쳐 신기하고도 다양한 불국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은 한 순간에 다 지워져 연기와 같이 사라진다.
<제삼극>은 ‘화면이 아름답고 내용이 재미있다’ 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기존의 딱딱한 티베트홍보영상과 달리 소박한 언어에 편집도 더 세련되다.
지금까지 제작된 티베트 관련 프로그램에서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장 높은 난이도의 소재
‘제삼극’은 칭짱고원의 별칭이다.
칭짱고원은 남극과 북국에 비해 해발고도가 높아 ‘제삼극’, ‘세계의 지붕’이라고도 한다. 중국에서 가장 넒은 고원으로 행정구역으로는 티베트자치구(西藏自治区), 쓰촨(四川), 윈난(云南), 칭하이(青海), 신장(新疆), 간쑤(甘肃)가 포함된다.
티베트의 지리환경, 자연생태, 다양문화는 전 세계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가장 매력을 느끼면서도 가장 정복하기 어려운 ‘제한구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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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
2013년 6월, 베이징 오성전기문화유한공사(五星传奇文化有限公司)의 총감독 쩡하이뤄(曾海若)는 티베트 주제의 대형다큐멘터리 제작이라는 임무를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티베트를 소개하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티베트 관련 이야기를 세계 다큐멘터리시장에 진출시킨다는 야심 찬 목표가 있었다.
이는 매우 도전적인 미션이었다. 티베트는 꿈에 그리던 소재이고 국제적인 다큐멘터리는 중국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의 한결 같은 목표이다.
그러나 고유의 방식으로 눈 앞의 문제들은 매우 복잡하다. 종교, 문화, 생태, 풍부한 촬영소재가 있지만 촬영시각 설정에 있어 여러 제약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오싱전기 회의실 벽 한 면의 16칸짜리가 책꽂이는 다양한 상장과 트로피들로 채워져 있다. 쩡하이뤄 감독의 전작은 추이융위안(崔永元) 아나운서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나의 항전(我的抗战)> 시리즈다.
1970년대생 쩡하이뤄 감독은 항일전쟁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고 역사를 반성하는 이 작품으로 많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쩡하이뤄 감독은 늘씬한 몸매에 느릿느릿 낮은 목소리의 소유자로 웃는 모습이 편안하다. 그는 수년간 CCTV에서 일하며 다큐멘터리 <영화전기(电影传奇)>, <나의 조국(我的祖国)>, <나의 항일전쟁(我的抗战)> 등을 연출하면서 작품의 핵심내용과 시장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법을 배웠다.
인터뷰에서 쩡하이뤄 감독은 “<제삼극>의 난이도는 <항일전쟁(抗战)>과 차원이 다르다”고 밝혔다. 안경 넘어 그의 눈빛이 빛난다.
최초의 작업은 회의를 통해 주제를 정하는 작업이었다.
그는 먼저 관련 전문가와 학자들을 찾아가 의견을 구하고 사회과학원 칭짱고원연구소, 티베트민족연구센터, 중국과학원 고원연구소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을 초대해 4~5차례의 대형 세미나를 열었다.
더불어 티베트를 직접 방문해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사회과학원 티베트캠퍼스, 티베트문학예술계연합, 티베트 PD협회 등을 방문하였다.
그는 관련 지도자들과 티베트 소재의 촬영에 대한 논의를 통해 이데올로기가 너무 강하게 드러나서는 안 된다는데 합의하였다. 있는 그대로 티베트를 소개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결론이었다.
티베트에 대한 국가의 기여와 성과를 보이기 원한다면 원하는 대로 담으면 된다. “자신 있고 과감하게 표현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요?”
제작팀이 조사과정에서 많은 관련 서적과 잡지를 찾아봤지만 대부분은 ‘옛날의 티베트’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현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티베트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
또한, 대부분의 글은 단순한 여행기나 에세이로 티베트가 얼마나 신성한 곳이며 영혼을 정화해주는지 감탄하는 내용이 많았다.
쩡하이뤄 감독은 관련 부처의 지원 없이는 다큐멘터리 제작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탄청 모래그림 촬영만 해도 겉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촬영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처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편 <제삼극> 제작진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말 띠 해 산 돌기(马年转山, 티베트족의 종교행사로 말 띠 해에 신성한 산을 한 바퀴 돌면 평생의 죄를 씻을 수 있다고 여긴다)’의 촬영을 정식으로 허가 받았다.
다른 조건은 제쳐두고 촬영여건만 보더라도 <제삼극>은 쩡하이뤄 감독의 역대 작품 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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