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뉴미디어를 만날 때
- ‘중앙기율위원회(纪委) 감찰부 홈페이지에 따르면’이란 문구가 새로운 출처문구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고위층이 TV와 인터넷동영상에 자주 출연해 부패척결 정책을 분석한다. 중기위의 주도로 촬영된 홍보교육영상 <기풍건설은 계속된다(作风建设永远在路上)>가 CCTV에서 방영된다… 한 순간에 중국 미디어의 새로운 ‘종파’가 일어났다.
-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4-24 10: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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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치산(王岐山). 사진/IC |
[기자/양디] 밤10시, 베이징(北京) 핑안리가(平安里大街)41호, 미회색 고층건물 두 동 중 거의 절반의 사무실에 불이 밝혀있다.
이곳은 최근 2년간 중국부패척결폭풍의 중심, 중국공산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이하, ‘중기위’)이다.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부패척결은 중국의 최우선과제가 되었다. 부패척결에 협조하기 위해 중기위는 일련의 개혁을 진행하고 뉴미디어시대에 공격의 목소리를 더욱 낭랑하게 하도록 시도하였다.
2013년 9월 중기위감찰부 홈페이지가 개통되고 2014년 3월 홍보부가 편성되었으며, 2015년 1월홈페이지 개편과 함께 모바일 버전이 출시되었다.
이와 더불어 중기위는 문자로 홍보하던 틀에 박힌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전파방식 역시 새롭게 바꾸었다.
이에 따라 고급공무원들이 적발된 소식을 신화사(新华社)나 <인민일보(人民日报)> 등의 전통매체가 아닌 중기위의 홈페이지를 통해 제일 먼저 발표하고, 중기위의 고위층이 TV와 인터넷동영상에 자주 출현해 부패척결정책을 분석하며, 홈페이지에 독자적인 칼럼을 운영해 부패척결에 관한 각계 인사들의 의견을 듣는 한편 CCTV를 통해 홍보교육 영상 <기풍건설은 계속된다>, 다큐멘터리 <역사를 통해 청렴을 묻다(鉴史问廉)>를 방영하였다.
이렇게 중기위 홈페이지는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부패척결문화를 알릴 뿐만 아니라 열정과 시청자의 충성도가 높고 가장 신속하면서도 권위 있는 부패척결 정보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저우용캉(周永康), 쉬차이허우(徐才厚)와 같은 최고급 대형사건들을 제외한 일반적인 사건의 소식들의 경우 <인민일보>, 신화사, CCTV의 3대 전통관영매체 역시 컴퓨터 앞에서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중기위 홈페이지를 기다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중위기가 한 순간에 중국 미디어의 새로운 ‘종파’로 일어난 것이다.
‘단순히 이름과 간판만 바뀐 것이 아니다’
중위기는 매우 빠르게 발전했다. 중국미디어대학 인터넷정보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 인터넷여론의 신생이슈매체(2014年网络舆情热点首曝媒体)>에서 중기위 홈페이지는 정당기관의 홈페이지로는 최초로 순위에 들며 9위를 차지했다. 2013년 9월 2일 왕치산(王岐山)이 스크린에 등장한 지 고작 1년 반 만의 일이다.
이렇게 ‘중앙기율위원회 감찰부 홈페이지에 따르면’이란 문구가 새로운 출처문구로 떠오르자 포털 사이트 신랑(新浪)은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기술적으로 중기위 홈페이지의 콘텐츠 업데이트를 자동으로 낚아챘다. 홈페이지에 독자적인 핫뉴스를 개재하는 한편 탐방취재, TV프로그램, 마이크로영화, 19부작 TV드라마 <일대의 청렴선비 위청룽(一代廉吏于成龙)>방영 등 홍보형식 역시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중기위 홍보부는 오래된 부서가 아니다.
2014년 3월 17일, 중국공산당의 18기 3중전회의 ‘당 기율 조사체제 개혁, 부패척결 지도 및 업무체제 개선’의 새로운 요구에 협조하기 위해 중기위 감찰부는 내부개혁을 진행하여 기율감찰감독실을 신설하는 한편 홍보교육실을 바탕으로 홍보부를 개편하였다.
홍보교육실의 주요 기능은 당의 정체성과 기풍, 기율 교육과 기율검사간부들의 업무연수 및 교육자료 편집, 출판에서 뉴스보도와 브리핑, 원고발송에 한한 문서발표로 점차 확대되었다.
3월 28일 당시 중기위의 우위량(吴玉良) 비서차장의 중기위 홈페이지 온라인 탐방취재 시 인터뷰에 따르면 홍보부를 개설한 첫 번째 목적은 청렴한 당의 기풍건설과 부패척결에 대한 중국공산당 중앙의 중대정책 구성과 성과를 알리고 태도개선과 부패엄벌에 대한 굳은 결심과 국민의 요구와 관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공무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따라 중기위의 업무 투명도를 높여 국민들이 중기위와 기율검사감찰업무를 더욱 잘 이해하고 감독하도록 하는 것이다.
홍보부는 사무실, 뉴스처, 홍보처, 문화처, 여론처의 5개 부처로 구성된다. 중기위 홈페이지를 제외한 기율검사감찰신문사, 감찰잡지사는 모두 홍보부에서 관리한다. “홈페이지, 신문, 간행물, 출판 각각의 강점을 살려 홍보부의 조직과 협조로 홍보계획을 제정하고 하나의 끈으로 엮어 상호보완을 실현하며 전반적인 효능을 높이는 것이다.”
많은 부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중기위 혁명의 목표는 주요업무와 직책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홍보가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다. 2015년 초에 진행된 중기위 공채에서 29명의 지원자 중 절반가량인 13명이 홍보부에 지원하였으며, 그 중 6명이 네트워크센터, 5명이 신문사, 2명이 잡지업무에 지원하였다.
이는 중기위의 ‘조타수’ 왕치산이 매체에 대한 높은 인식과 매개체적 소양과도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
그는 매체 앞에서의 경력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SARS가 유행하던 2003년, 그는 대리시장으로 취임한지 15일만에 뉴스브리핑을 열고 CCTV <직접대화(面对面)>의 특별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침착하고 차분하게 의료부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의료진의 전문성 부족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밝히면서 “방호복을 몇 겹이나 입어야 좋을지 모른다”고까지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였다. 또한, “우리(정부)는 매체들의 반응과 의견이 필요하다.
당 중앙, 시위원회 시 정부와 우리 여러 간부들은 매체를 통해 시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라며 매체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밝혔다. 그의 주도하에 정부는 지난 수개월 간의 함구하던 태도를 바꿔 국민들에게 매일 SARS의 상황을 알렸고, 점차 대중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게 되었다.
왕치산의 이러한 모습은 이전의 업무에서도 볼 수 있다. 1998년 아시아금융위기가 발발하자 왕치산은 광둥(广东)성 상무부성장으로 위임되었다.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영향을 없애기 위해 그는 <재경(财经)>과의 특별인터뷰에서 ‘창구회사’의 역사적 사명이 끝났다고 설명하면서 ‘제 자식 간수’의 시장논리를 강조하였다.
하이난(海南)성위원회 서기 시절에는 홍수림 생태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환경보호 특집프로그램을 촬영하였으며, 2006년 설에는 시민들에게 ‘폭죽놀이 안전에 유의하세요.’라는 새해인사 단체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번 역시 왕치산의 제안으로 중기위는 과거의 5가지 매체를 통합한 중앙기율위원회 감찰부 홈페이지로 편성한 것이다.
홈페이지 개통 시 그는 “당의 청렴한 기풍을 알리는 것은 홍보의 중요한 부분으로 시대의 변화를 잘 반영해야 하며 홍보개념과 방식, 방법 혁신으로 높은 음, 중간 음, 낮은 음, 화음을 이루어 정확성과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 홈페이지의 시효성을 중시하고 즉시 업데이트해야 하며, 의미 없는 강론을 피하고 변증적인 홍보를 유지하며, 스토리텔링에 능하고 사실과 데이터에 입각한 홍보로 대중을 감동시켜 호소력과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중기위 홍보부 개설에 대해 우위량은 “단순히 이름과 간판을 바꾼 것이 아니라 기능이 명확해지고 책임이 커졌으며 짐이 더 무거워진 것”이라 강조했다.
현재 중기위 홍보부는 내부조직도, 기관파견 분포도와 각지 기율검사위원회의 연락처를 공개하고 중기위 부서기 6명을 순서대로 홈페이지에 초대해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신비주의’를 탈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기위 속으로’활동을 여러 차례 진행해 2013년에만 아시아, 유럽, 미국 등 20개국의 정치계인사 31명과 고문단학자, 오랜 경력의 미디어관계자들이 중기위를 시찰하였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특집프로그램 <기풍건설은 계속된다>에서도 사무실 내부의 모습이 많이 공개 되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중기위의 직원들도 대다수의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판자로 나눠진 칸에 앉아 일하고, 컴퓨터와 전화기도 한 대씩 있으며, 사람들이 문서를 들고 바쁘게 복도를 지나다니는 모습 역시 다를 것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사천어(学思浅语)’라는 ID의 SNS사용자는 ‘예전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출근해 밥을 먹는 사람이 20~30명에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식당 절반의 자리가 찬다’라며 개혁 이후 중기위 직원들의 야근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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