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샤오펑, 원숭이가 초빙한 지원군(3)

“하는 사람마다 망한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8-31 10: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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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대성의 귀환(圣归来)> 캐릭터 사진/CFP

톈샤오펑는 자신이 ‘롤러코스터’를 탄 후 침체기가 4년이 이어지리라 생각도 못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는 ‘이상주의적인 도박’ 이었다. 

 

4년동안 톈샤오펑은 매일 날이 밝는 대로 동쪽 3번 순환도로에 위치한 산위안챠오(三元桥)에서 출발해 8시면 서쪽 3번 외선순환도로에 있는 회사로 출근해 저녁 10시에야 집에 돌아왔다. 


다른 창립멤버들이 볼 때 톈샤오펑은 요구치가 매우 높다. 캐릭터를 디자인 할 때부터 그는 ‘그저 그렇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미술디자이너가 여러 작품을 그에게 보여주면 그는 보는 작품마다 ‘그저 그렇다’라고 말 하지만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한 직원은 컴퓨터에 톈샤오펑을 그려놓고 옆에 ‘그저 그래’라고 적어 놓았다. 


뒤늦게 애니메이션제작에 들어선 만큼 톈샤오펑은 더욱 ‘필사적’으로 임했다. 진다융 감독은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톈샤오펑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진다융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고치는 건 문제가 아닌데 아래서 일 하는 직원들이 견디지를 못해요——같은 카메라로 5개월째 촬영 중인데 왜 아직도 고치고 있니라고 생각하죠.”라고 밝히면서 “열 번 이상 고치는 것도 다반사에요.”라고 덧붙였다. 


톈샤오펑의 요구치는 점점 높아졌다. 그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혼자서는 건너갈 수 없죠.”라며 “사실 500만 위안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그런 작품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요괴가 쟝류얼를 따라가는 게임의 경우 완전히 이어지는 긴 장면이기 때문에 조금만 고치려 해도 모든 부분을 다 조정해야 한다. 이 장면은 네 팀이 찍고 있다. 

 

첫 번째 팀이 못하게 되면 두 번째 팀으로 교대해 ‘일을 하는 사람은 무너진다’. 이 ‘게임’이 끝나면 애니메이션 제작자 4~5명은 회사를 그만 둔다. 


미술디자어너 장여우둥은 2012년 3월 입사했다. <대성의 귀환>의 타이틀 형식을 잡아가던 때로 그의 업무는 본편 스토리보드의 장면과 소품, 분위기를 기획하는 일 이었다. 

 

그때 그는 3~4명과함께 업무를 담당했는데 1년이 지나자 모두 “흩어져” 혼자 업무를 담당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장여우둥은 남아있는 초창기멤버 중 한 명이다. 그는 “저를 남겨두신 이유는 싸기 때문이죠.”라고 농담을 했다. 주위에 있던 동료가 왔다가 다시 가고 영화 한 편이 마무리 되기까지 100여명의 직원이 그만둔다. 사전디자인작업부터 현재까지 톈샤오펑과 함께 한 사람은 두 명뿐이다.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 보니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 일하자고 직원들을 설득할 수도 없어요,”


일을 그만두는 이유 중에는 ‘회사의 비용절감’도 있고 ‘자신에 대해 희망이 없어서’인 사람도 있다. 진다융은 “몇몇 직원은 항상 남보다 뒤쳐지니까요.”라고 설명했다. 모형을 만들던 직원 하나는 처음에는 자신만만하다가 한달 여 만에 사직서를 냈다. 그는 진다융에게 “이 일을 너무 하고 싶은데 안되겠어요. 정말이지 따라가지를 못하겠어요.”라고 토로했다. 


2013년초에는 <대성의 귀환>의 제작진 전원이 슬럼프에 빠졌다. 만든 작품들이 나쁘다고 할 수도 없으면서 그렇게 확신도 없었다. “그 시기에는 저도 ‘맨붕’이었죠…갈피도 안 잡히고요.” 진다융의 고백이다. 

 

톈샤오펑은 평소와 다를 것 없어 보였지만 진다융은 톈샤오펑이 표현을 안 할뿐 마음은 많이 조급함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 후 톈샤오펑은 직원 두 명을 새로 영입해 다시 수정한 후에야 모든 직원들이 자신감이 되찾았다.


제작과정 중에 톈샤오펑 역시 타협을 한다. 그는 더 격렬하고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 미술총감독 훠퉁(获铜)은 매우 멋진 작품을 좋아한다. 그가 디자인한 손오공은 꼽추에 키가 작고 정정하며 고딕적이면서 사납고 거친 캐릭터다. 

 

그러나 중국애니메이션은 모두 어린이들을 시청자로 한다. 진다융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자신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타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톈샤오펑은 상업에 대해서는 “전혀 예민하지 않다”. 양잉거는 “제작자나 투자자는 골치가 아프다.”고 말한다. 영화는 2015년 설에 개봉해 여름방학기간까지 이어졌는데 그 이유는 첫째,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Big Hero)>와의 정면승부가 두려웠기 때문이고 둘째, 톈샤오펑이 영화가 스크린에 투영되면 많은 3D 장면들을 볼 때 어지러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다시 한 번 수정했기 때문이다. 배경음악 역시 각 배역의 사운드트랙을 다시 녹음하느라 상영 전까지 분주한 작업 끝에 깔 수 있었다.


영화의 원래 결말은 선장법사 쟝류얼이 죽어 갇혀 있던 손오공이 진정한 자아를 되찾고 마음의 어둠과 아픔이 드러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제작자가 “온 식구가 보는 영화인데 아이를 죽일 수는 없어요! 나중에 홍보는 어쩌고요!”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이후 톈샤오펑은 영화 끝에 쟝류얼이 붕대를 감고 등장하는 장면을 추가해 죽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타협하였다.


상영 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성의 귀환>이 흥행하리라 낙관하지 않았다——내용과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중국애니메이션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배급사가 영화를 본 후 “많아야 6천만” 흥행수입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는 처음에 <대성의 귀환>이 <곰 출몰(熊出没, Boonie Bears)>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톈샤오펑은 영화가 얼마나 흥행할 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흥행신기록을 세운 후 그는 매체 앞에서 엄살을 떨거나 ‘혁명의 가정사’를 하소연하거나 그간의 고생을 이야기하며 동정심을 유발하지 않았지만 사실 <대성의 귀환>은 빠듯한 자금사정으로 톈샤오펑의 부모님과 장인장모의 돈까지 끌어 써 만든 “자신의 밥그릇에서 쌀 몇 톨을 판” 작품이다. 

 

작년 가을 양잉거는 톈샤오펑과 시나리오를 상의하러 옥토버디지털을 찾았다. 회사의 복사기가 고장 난지 오래도록 수리할 돈이 없어 아래층에서 자료를 복사하고 있었다. 건전지 예산이 없어 TV리모컨의 건전지가 다 되면 직원들이 자비로 사다 넣어 사용하고 있었다. 인터뷰 중 젊은 창립멤버 몇 명이 컵라면을 먹거나 간식으로 떄워가며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애니메이션제작은 고되고 힘들지만 톈샤오펑을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서 고생한다”고 한다.
“사실 톈샤오펑은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양잉거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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