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헬멧’ 파일럿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그들은 중국 공군가운데 가장 젊은 ’황금헬멧’ 파일럿 팀으로 정교한 기술과 명석한 두뇌와 더불어 현대적인 공군의식까지 겸비한 중국공군의 전략변혁시기의 신흥세력이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02-23 16:09:10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기자/왕산(王珊) 특별기고/장리(张力)


버드 스캐러(bird scarer)의 날카로운 소리에도 왕덩둥(王登东)은 표정의 변화조차 없다. 터보 팬(Turbofan) 엔진 두 대가 내뿜는 뜨거운 배기가스에 그의 배와 손목이 떨린다. 그의 앞으로는 비행기 네 대가 시동을 걸고 있다. 


“출발!” 관제탑의 명령이 떨어졌다. 왕덩둥이 액셀레이터를 힘차게 밀자 강력한 추진력이 그의 등 뒤를 누른다. 5초후 그가 조종하는 Su-30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난다. 왕덩둥이 소속된 공군 항공병 모 사단은 Su-30 장비를 솔선 도입하고 동해방공식별구역의 순찰과 관제를 맡고 있다. 신(新)중국 건국초기 설립한지 1년도 되지 않는 이 부대가 조선전쟁으로 날아가 적군전투기 117대를 격추, 격상시키며 세계 공중전 역사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 2015 12 25 하루의 훈련이 끝난 직후 조정정비담당자들은 내일 훈련준비로 여전히 바쁘다. 촬영/탄차오()

 

한 달여 전 이 부대는 2015년 공군자유공중전 무력시합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부대의 파일럿들 평균연령은 28세밖에 되지 않았다. 이번 대항시험에서 왕덩둥과 그의 동료 천췐룽(陈权龙)과 왕솨이(王帅) 등 네 명은 새로운 ’황금헬멧’ 수상자가 되었다. ’황금헬멧’은 중국 공군 전투기파일럿의 최고 명예로 여겨지며 대항공중전 훈련의 최고수준을 대표하는 상이다. 2011년부터 중국 공군이 해마다 한 차례 개최하는 ’황금헬멧’ 공중전 시합에는 각 공군부대의 우수한 파일럿 100여명이 참가해 10개의 ‘황금헬멧’을 두고 각축을 벌인다. 따라서 파일럿의 마음속에 ’황금헬멧’은 실력과 명예, 책임의 상징이다. 

 

실전에 가까운 연습을 위해 이번 시합은 1:1 개인전이 2;2 팀 대항전으로 확대되고 우승팀을 ’독수리 컵(天鹰杯)’이라 부른다. ‘독수리’가 되기 위해 참가 팀들은 월드컵 순환경기처럼 다른 기종, 다른 상대와 돌아가며 기량을 겨룬다. 


미래 공중전에 가깝게


1,500시간 이상을 비행한 34세의 왕덩둥은 신입파일럿들의 눈에는 고참이다. 최근 그와 파트너의 2016년 첫 비행임무는 기본동작을 복습하는 것이다. 


“매우 쉽다”고 말은 하지만 왕덩둥은 첫 비행처럼 한 경기 한 경기마다 비행기의 장비와 연료, 무기를 점검한다. 비행 전날 밤 그는 손바닥 크기의 흰색 비행기모형을 들고 기내근무 건물 로비에서 이착륙 흉내를 반복한다. 그는 “‘생생하게 반복하는 것이 효과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액셀조정…하강…고도300…” 그는 입으로 외치면서 좌우를 둘러보고는 허리를 굽힌다. 비행기가 땅에 닿고 움직이고 로비의 타일 위에 멈춰 선다. <중국신문주간(中国新闻周刊)>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파일럿을 오래하다 보면 기본동작이 해이해질 때가 종종 있어요. 실전에서는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1초라도 방심했다가는 적의 표적이 돼버려요!” 라고 덧붙였다. 


얼마 전 끝난 2015년 ’황금헬멧’ 시합에서는 왕덩둥과 천췐룽 단장이 대장호위기를 몰아 사람들에게 ‘환상의 콤비’라 불렸다. 왕덩둥의 특기는 근거리격투로 비행기 두 대가 대치하다 공격의 기회만 생기면 매우 정확히 출격해 목표를 명중시킨다. 관장전투기를 조종하는 천췐룽은 풍부한 비행경험의 소유자로 공중자세에 대한 이해가 정확해 주로 공중지휘를 맡는다. 한 사람은 단장, 한 사람은 대대장을 지상에서의 업무는 각각 다르지만 하늘에서는 하나가 된다. 


공군부대에서 유행하는 말 중에 ‘하늘에서는 계급이 없다. 전우와 적이 존재할 뿐’ 이란 말이 있다. 한 연대의 훈련평가회의에서는 파일럿이 비행데이터를 분석할 때 자신의 리더파트너를 거침없이 지적한다. “그야말로 전쟁이죠. 전우가 언제든 살아있는 표적이 될 수 있으니까요.” 


36세 천췐룽은 ‘진격의 사나이’다. ‘공군은 타고난 공격부대다. 공격이 가장 좋은 수비다’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번은 시합에서 그가 모는 비행기가 상대와 대치를 벌이며 서로 기선을 제압해 미사일을 먼저 발사하려 노리고 있었다. 팽팽한 대치 속에 두 대의 비행기가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붙게 되었다. “그때 상대방 비행기의 속도가 시속700km가 넘었어요” 다시 말해 한 순간에 부딪힐 수 있었다는 얘기다.


“피해!” 지상지휘관이 명령했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천췐룽은 “모두가 달려드는 걸 볼 때 정말 아찔했죠”라고 당시를 묘사했다. 그는 2006년 A연대에 입대한 이후 지금까지 개인전 16개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공군 전체에 얼마 되지 않는 ’황금헬멧’과 ‘황금부메랑’의 2관왕에 올랐다. 


공군의 ’황금헬멧’ 자유공중전, ‘황금부메랑’ 방공돌파돌격, ‘붉은 검’시리즈 대항전의 3대 실전훈련은 숫돌과 부화기처럼 공군비행부대의 실전능력과 훈련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 사단 B연대사령부 공중발사주임 정핑(郑平)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전에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훈련이념과 방식 때문에 훈련이 재미없었다며 “비행시간이 늘어나고 나이를 먹었다는 것 말고는 전투기조종사가 가져야 할 자부심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중앙군사위원회 시진핑 주석은 2014년 4월 공군시찰에서 “우주와 항공이 결합되고 공격력과 방어력을 겸비한 강대한 공군건설에 박차를 가하자”라며 앞으로 중국 공군이 전략적부대의 자세에서 본격적인 전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공군의 한 최고간부 역시 2015년 9월 “공군이 개혁의 중요한 시기와 전환의 난관을 극복하는 시기에 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황금 헬멧’ 쟁탈전 역시 실전과 더욱 가까워져 160여명의 우수한 파일럿이 서부 고비사막에서 전자대항으로 20여일간의 대진을 펼친다. 대진은 전 과정아 팀 공중전으로 진행되며 상호직접교전방식으로 이뤄진다. 공개적이고 공정하며 공평한 성적을 위해 파일럿의 자평과 상호평가. 전문가의 평가를 결합한다. 다시 말해 ‘황금헬멧’을 받기 위해 천췐룽과 왕덩둥이 조종하는 Su-30 비행기는 시합에 참가한 비행기 세 대와 겨루어야 하는 것이다. 천췐룽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에서 같은 기종을 만나게 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다른 기종의 공중전을 연구하고 실전과 더욱 비슷한 환경과 적을 만들어 훈련한다”고 밝혔다. 


목숨을 건 전투


공중대항전이 시작되기 전 왕덩둥이 생각한 가장 큰 가상의 적은 신형 F-11 이었다. 그는 “설비도 첨단이고 상대도 강한 데다 대항해 본 경험도 많지 않았다”라며 한 형제부대가 시합에서 온 하늘을 쫓겨다녔다고 전했다. 


Su-30은 러시아가 만든 다용도 중형 전투폭격기이다. 왕덩둥은 F-7을 조종하다 2006년 당시 중국 최첨단 전투기 Su-30울 조종하게 되어 매우 감격했다.


조종기를 바꾸자 왕덩둥은 조금 버겁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2010년 실전과 가장 비슷한 홍남(红蓝)대항훈련에서 그는 전투기를 몰아 상대를 따라붙기도 전에 상대에게 잡혀 명중 당했다.


“그때 상대가 바로 신형 F-11였어요.” F-11의 장점은 첨단전자설비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왕덩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단검을 가졌다면 상대는 긴 창을 가진 것과 같아요. 시력도 상대는 1.5인데 저는 0.6 밖에 안 되고요. 미사일을 쏘기도 전에 끝나버리던데요”라고 회고했다. 


2011년 왕덩둥 소속사단의 파일럿 정핑(郑平)이 B연대 대표로 제1회 ‘황금헬멧’시합에 참가했다. 당시 그는 전우와 함께 전투기를 몰고 하늘로 올라가 급전, 추격, 공격을 펼치며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가 적을 추격하는 상황으로만 보였지만 실제로 그의 ‘맹렬한’ 공격은 면화에 막혔다. “상대가 전자로 신호를 교란하면 우리는 그림자도 안 보여요.” 


패배가 계속되자 그들은 각오를 다잡고 ‘목숨을 건 전투’를 시작했다!


왕덩둥은 “진정하고도 가장 무서운 차이는 관념의 차이에요. 흔히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己知彼,百战不殆)’이라 하는데, 평소 훈련에서 앞으로의 전쟁과 가지고 있는 장비, 상대의 상황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어야 실전에 가서 사명에 부끄럽지 않은 실력이 생기지요”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정핑은 가방에 <손자병법(孙子兵法)>을 항상 넣고 다녔다. 그는 <용간(用间)편>을 제일 좋아한다. “’용간(用间)’은 지금으로 말하면 ‘정보’에요. 정보를 가진 사람이 승패를 좌우합니다.” 


F-11의 파트너로 경쟁할 때 왕덩둥과 천췐룽의 부담도 적지 않았다. “의지가 강해 씹히지도 않고 삼켜도 삼키려 하는” 환상의 호흡이었다. 


“긴 창은 단거리격투에는 투입되려 하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연막탄’을 통한 교란으로 긴 창이 원거리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연막탄’이 바로 ‘전자파교란’이다. 전자교란설비로 상대를 미혹해 상대를 ‘밀착육박전’에 끌어들이는 것이다.


상대는 중거리위치에서 레이더로 나포를 시도한 적이 있다. 왕덩둥의 전투기는 신속하고 민첩하게 방향을 틀어 사정권을 벗어났다. 그러나 그 때 상대의 전투기 한 대가 선회하며 재빨리 공격을 재시도 했고, 낮은 고도에 있던 왕덩둥은 머리를 들어 전속력으로 고공까지 전진해 상대의 꼬리를 물어 단번에 명중시켰다.


......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보내기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daum
온라인팀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

많이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