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헬멧’ 파일럿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II

그들은 중국 공군가운데 가장 젊은 ’황금헬멧’ 파일럿 팀으로 정교한 기술과 명석한 두뇌와 더불어 현대적인 공군의식까지 겸비한 중국공군의 전략변혁시기의 신흥세력이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02-23 16: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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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끝나고 왕덩둥은 내려와 비행을 판독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방금 까지 전투를 벌인 상대가 뒤에 서 있었다. “이야~ 정말 대단하던걸. 며칠 동안 안보이더니 전자대항수준이 완벽해졌어.”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왕덩둥은 “그때는 그냥 웃어 넘겼지만 마음은 얼마나 힘들던지. 앞으로는 정보화 전쟁이니 머리가 빨리 잘 돌아가야 해요”라고 말했다. 


간발의 차이로 결정되는 승리


공중전의 승부는 대부분 간발의 차이로 결정된다. 


한 시합에서는 상대의 전투기가 15km 떨어진 곳에서 왕덩둥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을 피하려면 시간계산이 ms의 오차도 없이 정확해야 한다. 10초 안에 모든 동작을 끝내야 하며 모든 조건이 완벽히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천췐룽은 ’황금 헬멧’시합의 난이도와 강도가 전에 없이 높아져 큰 점수를 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정핑은 2015년 ‘독수리 컵’을 예로 들었다. 당시 시합에서 그가 소속된 공군사단 B연대는 18번의시합에서 근소한 차이로 이겨 ‘독수리 컵’을 차지했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승리였다. 엄밀히 말하면 겨우 이긴 것이다. 


관례에 따르면 가장 어려운 것은 서로간의 탐색전이다. 정핑과 파트너는 B연대의 전투기 두 대를 나란히 몰아 순식간에 맹렬히 공격했다. 그들은 상대의 공중상황 파악과 전술구상을 교란시키려 했으나 상대는 그들의 의도를 간파한 듯 같은 진형으로 대응해 공중에서 방향을 돌려 선회하다 갑자기 꼬리를 잡았다. 결국, 정핑과 그의 파트너는 패배했다. 


둘은 두 번째 시합에서 만회했다. 


B연대 비행1대대 두하오(杜浩)대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결승에는 약한 팀이 없어요. 상대의 의도를 파악해서 가장 빨리 전술을 조정해야 다음 시합에서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죠.”라며 세 번째 시합에서 B연대부대가 첫 번째 시합에서의 전법을 약간 조정해 또 한 번 이겼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담력과 힘으로 공중전을 치르던 시대는 끝났어요. 사람과 전투기의 일치와 합동작전이 더 중요해 졌습니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사단장 왕줘핑(王卓平)이 말했다. 


“비행 후 그날 비행에 대한 점검과 반성이 비행훈련의 진정한 시작이다!” 

 

▲ 2015 12 26 파일럿 최고명예의 상징인 황금헬멧 젊은 사나이들의 몸에 힘이 넘친다. 촬영/탄차오()

이러한 훈련이념에 따라 파일럿들은 군장을 내려놓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복기’를 통해 비행 중에 일어난 모든 전술의 움직임을 원인과 함께 기록한다. “이겼으면 무엇 때문에 이길 수 있었는지, 졌으면 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보아야 합니다.” 두하오 대장의 기록은 점점 더 자세해져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듯 한 장면 한 장면 넘어간다. 

 

훈련과목 가운데 자유공중전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B연대 참모장 뤼건장(吕根章)은 “전에는 우수대원들만 공중전에 참가했는데 지금은 참가대상이 전원으로 확대되었으며 전(全) 대원이 몇 십 번 이상 비행을 해야 한다”라며 훈련의 ‘실전감’을 더하기 위해서는 비행횟수와 함께 비행마다 실전에 대한 기여도까지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전과 가까운 훈련이념은 개정된 비행요강에서도 엿볼 수 있다—2016년부터 공군비행대학은 수업에 F-7, H-6 전투기를 대량으로 도입해 생도들이 최대한 빨리 실전감각과 전투기능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후 공군 역시 실전훈련을 강화하고 각 임무의 강도와 난이도, 빈도를 전에 없이 높이는 등 조용한 변화를 보여 공군병참보장능력에 새로운 도전을 가하고 있다. 


사단 B연대장 참모차장 궈웨이웨이(郭魏巍)는 밤11시에 전(全)연대가 8시간 내에 출동준비를 마쳐 18시간 내에 연대에서 600km 떨어진 비행장에 집결하라는 임무지령을 받고 새벽0시에 이동을 시작했다. 


자재, 부품, 예비부품, 탄약 등을 수백 대 트럭에 실었다. 궈웨이웨이 차장은 “그때는 적응이 안 됐지만 지금은 한밤중에 일어나 신속히 전투태세를 갖추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국가의 영공을 절대 침략당할 수 없다”


12월 13일 오후4시. A연대 입구의 구장에 많은 사람이 둘러싸고 농구경기를 보고 있다. 파일럿의 고정훈련에는 조깅과 고정트랙 등이 포함되는데,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 농구다. 


가장 앞에 있는 사람이 천췐룽이다. 그는 부대에서 으뜸가는 날렵한 몸놀림으로 공만 잡았다하면 상대편이 따라잡을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상대편 진영까지 드리블로 돌진하며 빈틈을 정확히 찾아 백발백중 슛을 성공시킨다. 그는 6살 된 딸을 둔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가 집에 있을 때면 딸은 “아빠는 비행기 운전하니까 안 어지러워요”라며 안고 돌아 달라고 조른다. 


왕덩둥은 현장에서 내려다볼 수밖에 없다. 노장 파일럿의 고질병으로 무릎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비행을 할 때마다 무릎보호대를 낀다. “비행기에 앉아있으면 밑에서 바람이 들어와서 무릎이 아파요” 더 빨리 걷고 싶을 때면 그는 빠른 템포의 음악을 들으며 45분 이상을 걷는다. 


그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평소에 스트레스가 너무 큰데 운동을 하면서 소리도 지르고 웃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2012년 댜오위다오(钓鱼岛)갈등이 심각해지자 왕덩둥이 소속된 사단의 전쟁대비 임무가 더욱 막중해졌다. 중국은 2013년 11월 23일 발표한 ‘동해방공식별구역’ 설치계획에 따르면, 동해방곡식별구역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동해방공식별구의 관리기구나 권한을 위임 받은 부처의 지령에 따라야 하며, 식별에 협조하지 않거나 지령에 따르지 않는 항공기에 대해서는 중국 당국이 무력으로 긴급방어조치를 취한다. 


왕덩둥에 따르면 “동해방공식별구역은 중국의 동쪽 대문이자 공군이 지켜야 할 곳”이다.


어떤 나라의 전투기와의 동반비행경험이 있는 두하오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각자 자국의 국경선을 따라 나란히 비행하는데, 그 때 마음에 중국의 영공을 절대 침범 당하지 않으리라는 강렬한 사명감이 솟구쳤다”고 회고했다. 


요즘 그는 매일 임무수행준비를 철저히 한다. 아내에게는 비행을 나갈 때 ‘비행 나가’, 임무를 마치고 돌아와서도 ‘왔어’ 라는 말이 전부고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전화를 걸어 알린다. “밤에 자면서도 비행기소리가 들린다는데 갑자기 안 들리면 걱정될 거에요.” 


25세의 리더


비행 사이 한 연대의 전술연구실은 빈자리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사단장을 포함한 사단 전체의 3급 파일럿 전원이 연단에 조용히 앉아 연설을 들으며 필기를 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연단에 서서 당당하고 차분히 연설을 하고 있는 사람이 젊은 3급 파일럿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순텅(孙腾)이다. ‘정밀유도폭탄’ 전공훈련프로젝트를 관리하는 팀장인 그는 1988년생으로 이런 탄형 전공훈련의 제4대 리더이다. 팀장이 되고 두 달도 되지 않아 그는 한 폭탄의 복잡한 전자파환경을 극복하고 신속한 발견, 안정적인 나포 등의 문제를 해결하며 ‘3각돌파훈련법’을 개발해 순식간에 명중률을 30%나 높였다. 


순텅은 그 공을 ‘사색을 즐기는’ 것으로 돌렸다. 그는 테크닉적인 종목에 뛰어나 모든 체력훈련과목 중에 제일 어려운 줄사다리를 1분에 앞뒤로 20바퀴나 돌 수 있다. 그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은 한 바퀴를 다섯 번에 돌지만 저는 세 번이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 특히 총격전을 벌이며 각종 혼란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목표를 찾아내는 개임을 좋아한다. “학습력이 곧 전투력이죠. 이런 경험들을 훈련대항에 적용하면 효과가 좋아요.” 그가 웃으며 말했다.


전공훈련팀은 이 사단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학습, 연구, 실습, 재학습, 재연구, 재실습은 전투력을 형성하는 선순환이다. 현재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팀장이 무기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으면 사람을 뽑고 훈련방식을 제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순텅이 속한 팀에는 특급 파일럿도 두 명이나 있다.


왕덩둥은 이런 종류 탼형의 제2대 리더였다. 그는 신입들을 훈련시킬 때 대원들을 자세히 살피며 각자의 습관과 장점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순텅의 이 분야에서의 특기를 발견했다. 


사단 전체에 이런 전공훈련 팀이 10여개 있다. 왕덩둥은 “파일럿 한 명의 1년 비행시간이 100시간정도 밖에 되지 않아 무기와 탄약을 연구할 시간이 한계가 있다”며 전공훈련팀 방식으로 연대에서 대대, 파일럿까지 이르는 기존의 오랜 전통이 팀장과 파일럿이 직접 연결되는 방식으로 바뀌어 팀원이 무기의 모델만 숙지하면 다른 팀으로 옮겨 새로운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췐룽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상호교환훈련방식을 통해 모든 대원들의 실력을빨리 향상시켜 부대 내에 우수한 인재도 생기고 전문가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이 전공훈련에 들어간 것은 몇 년 전 경험 때문이다. 당시 A연대의 파일럿 한 명이 미사일실전에서 명중에 실패하고 기상조건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그 후의 동료는 백발백중이었다. 


왜 남보다 못할까? 이 일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일 뿐 그 배후에는 훈련방법과 생각이 문제라는 것이 천췐룽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는 중대임무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릴 인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요즘 기내근무건물 정면에는 ‘이것이 목표다(这就是目标)’라고 새겨진 조각이 하나 결려있다. 천췐룽의 소개에 따르면 상대가 목표를 맞추는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칼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긴장감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법이다. 


실제로 학습력을 통해 전투력을 평가하는 이런 방법은 젊은 파일럿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무대를 제공했다. 2016년 첫 비행 후 천신하오(陈鑫浩)는 비행기에서 내리자 약간 괴로웠다—동작 하나를 또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투기가 고도 3,000m에서 5,000미터로 선회하며 올라갈 때 규정에 따르면 5,000m에 도달하면 180도 턴을 성공한 것이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천신하오는 “기름을 늦게 받는 바람에 100m를 더 올라가 앞에 가던 교관님께 끌려왔다”고 밝혔다. 


천신하오는 1989년생으로 비행시간이 500시간이 되지 않는다. 선배들의 눈에는 아직 애송이다. 그러나 연대는 2015년 방공돌파돌격과 실전사격 등 중요임무에 그를 참가시켰다. 임무를 통해 연단시키고 성장시키고자 함이었다.


왕덩둥은 “우리도 신입시절을 지났으니까 그들이 마음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요. 빨리 늘었으면 좋겠고, 빨리 인정받고 싶겠죠”라며 파일럿의 가장 큰 특징이 뚜렷한 개성과 넓은 생각인 만큼 용감히 손을 놓고 잘 이끌기만 하면 젊은 파일럿들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황금 헬멧’ 시합 이후 천췐룽은 오히려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는 “이기기만 하는 장군은 없잖아요. 오늘의 성적은 내일의 경고에요. 앞으로 만날 강력한 상대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멀었어요”라며 “그래서 우리는 한 순간도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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