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위안루] 가수의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점은 완벽히 채운다. <나는 가수다(我是歌手)>의 가장 큰 특징은 출연하는 가수들이 점수가 매겨지고 재발견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무대의 질은 총감독의 관용과 아량에 따라 결정된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시즌3 스튜디오. 현란한 색색조명이 천장에서 무대위로 쏟아진다. 화려한 무대 맞은편에 훙타오(洪涛)PD가 어두운 방청석 멘 뒷줄 구석에 조용히 앉아 한훙(韩红)의 리허설을 지켜보고 있다.
1,200m2의 스튜디오에 한훙의 노래가 음파를 타고 귓가에 울리며 구석구석 퍼진다. 훙타오 PD는 음향효과가 가장 좋은 곳에 꼿꼿이 앉아 가수들의 반복되는 리허설을 듣고 또 듣는다. 가수 한 명 당 한 시간 정도의 걸리는 리허설을 끝까지 열심히 듣는다. 한훙의 리허설이 끝나자 훙타오는 곧바로 관중석 멘 앞줄로 가 다음 리허설을 기다리고 있는 가수 리졘(李健)과 대화를 나눈다.
천장의 흰 조명 빛 줄기가 훙타오의 검은 후드티로 떨어지자 목의 체크무늬 셔츠 칼라와 바짓단을 접어 올린 짙은 색 청바지의 구멍이 선명하게 보인다. 쟁쟁한 가수들이 모이게 될 이 무대에서 가장 힘 있는 총감독 훙타오의 점수는 언제나 짜다.
시즌3가 방송 중인 나가수의 훙타오 PD는 가수들뿐만 아니라 방청객들 사이에도 인기스타다. 사람들은 안경을 끼고 말투가 느린 이 총감독을 기억한다.
“일에 선택 당하다”
라디오를 진행하기 전 훙타오는 주저우(株洲) 무선 라디오 2방송국에서 8년 동안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는 ‘무미건조’라는 말로 당시 8년의 생활을 정리했다.
재미 없고 단조로웠던 8년의 엔지니어시절 훙타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에 힘을 쏟기 시작해 300여 장 가까이 되는 테이프를 사 모았다. 이렇게 음악에 대한 직감과 판단력이 길러졌고 그의 독특한 음성까지 더해져 1991년 후난경제라디오에 입사해 <골드송 차트(金曲排行)>를 진행한다.
과거 테이프를 들은 것과는 달리 현재 훙타오는 가수들의 콘서트를 통해 시야를 넓히고 있다. 비욘세, 레이디가가, 빅뱅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가수들을 포함한 국내외 가수들의 수많은 콘서트를 관람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대세인 콘서트에 직접 가서 들어보아야 수준 높다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알죠. 나가수는 국내 최고수준일 뿐 아니라 국제적인 수준으로 발전했어요. 나가수가 음악방송이니까 음악 최전선의 것들도 눈 여겨 봐야죠.” (훙타오)
라디오를 진행했지만 훙타오는 TV프로그램 MC로 전향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MC로서의 소질이 없다고 말한다. “TV는 라디오와 달라요. 라디오는 목소리뿐이지만 TV는 더 많은 것을 전달해야 하거든요.”
1998년 훙타오는 후난위성TV에 입사해 <인웨부돤(音乐不断)>과 <인웨부돤팬클럽( 音乐不断歌友会> 연출으로 TV의 첫 발을 내디뎠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2005년부터는 <슈퍼디바(超级女声)> 제작을 시작해 오늘날까지도 넘어서기 어려운 사회적 영향력을 끼쳤다.
2005년말 훙타오는 중국 위성TV 최초로 송년음악회를 개최해 송년음악회 붐을 일으킨 후 <댄싱 위드 더 스타(舞动奇迹)>, <도전, 마이크(挑战麦克风)>, < '콰이러난성(快乐男声)> 등을 설립, 연출했다. “프로그램 하나하나에서의 혁신이 모험적인 시도였죠. 저는 안전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고 안정적일 때 일이 더 잘되는 타입이라 자신 없는 일에 모험을 하지 않거든요. 이 일을 모험한 것은 용기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훙타오)
이공계 출신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그렇게 몇 년을 음악관련 프로그램을 해왔다. “기술학도라 그런지 훙타오는 시각적인 기술을 프로그램에 도입하기를 좋아해요. 프로그램에 대해 최고를 추구하죠.” (탕지안)
2011년 후난TV 송년콘서트 당시 훙타오는 처음으로 프로그램에 오버크로스기술을 도입해 가수가 공간을 초월해 고인이 된 옛날 가수 등리쥔(邓丽君)과 듀엣을 하는 등 첨단기술을 프로그램에 응용하였다. 중국 최초의 시도다. “당시 나오기만 하면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 흥분했죠. 이러한 디테일에서 훙타오와 제작진이 시각적으로도 최고를 추구함을 알 수 있어요. 지금 와서 당시 음악회를 봐도 세계최고에요. CCTV등 10개의 위성TV에서 송년음악회를 했는데 같은 시간대에 후난위성TV의 송년음악회만 시청률 10%를 넘었어요. (탕지안)
음악프로그램 제작인생 20여년인 훙타오는 프로그램의 방향을 정확히 판단하기에 충분하다. 2013년 그는 한국의 <슈퍼스타K>에서 영감을 얻어 중국판 나가수를 연출하였다. “일을 찾아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제가 했던 프로그램들 모두 다른 사람들이 맡긴 거든요. 슈퍼디바도 송년음악회도 그 작품들의 성과가 좋다 보니 다음에 비슷한 작품이 생기면 저한테 오더라고요.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성과가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 같아요.” (훙타오)
나가수 시즌1의 경우 모집마감에서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까지 1~2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10여명으로 구성된 편집팀이 편집실에서 먹고 자며 매주 120시간 이상을 일했다. 시즌2와 3에서는 제작진 전원이 이러한 긴박한 템포에 적응되었다. “성숙한 팀이라 말 없이 서로 도와줘요. 스태프 전원이 상당한 제작수준과 요구를 가지고 각자의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훙타오)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작품 중에서 훙타오 본인은 나가수는 제일 좋아한다. “음악이 좋고 나가수를 보시는 모든 분들이 음악의 강한 매력과 음악과 하나되는 감동을 느끼고 예술의 연마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셨으면 좋겠어요.”
카메라의 테이프상자도 열 줄 모르던 시기에서 정확한 혁신능력으로 관중의 심리까지 꿰뚫는 감독이 되기까지 훙타오가 연출한 작품 하나하나는 업계에서 경이로운 프로그램으로 정의되고 있다. “너무 마음대로 살았어요. 원대한 포부나 이상도 없이 책임감 있게 주어지는 일을 하고 내 손을 거치는 일을 잘 했을 뿐이에요.
개인적으로 어떤 큰 프로그램을 맡든 상관없지만 분명한 건 작품 하나를 잘 만든 후의 성취감이 제가 이제까지 계속해서 열심히 할 수 있는 강한 원동력이라는 점이에요. 그 뿐이에요. 사실 모든 상황들이 제 인생을 여기로 몰고 온 거에요.
대부분의 선택은 제가 한 게 아니라 당시의 상황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그는 “제 평생 가장 큰 행운은 전부터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거에요. 그래서 열정은 있지만 부담이 되진 않아요. 피곤할 때도 있지만 즐겁게 해야죠. 일이 끝나고 성취감을 보면 기쁨과 위안이 되고 기운도 생기잖아요. 그래서 끊임 없이 반복할 수 있는 거죠.
작품이 많아지면서 여가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예전 같으면 수영으로 스트레스를 풀었겠지만 지금은 잠시의 휴식도 사치다.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아요. 아직 끝나지도 않았고요. 다른 프로그램을 보거나 영화를 보면서 배우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훙타오)
나가수 시즌3 7회 리허설은 새벽3시까지 이어졌다. 훙타오와 제작진은 점심과 저녁식사를 모두 리허설 현장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이젠 이것도 익숙하다. 피곤해 보이는 표정과 함께 손에 쥔 휴대폰의 SNS 메시지 수신 알람음이 계속해서 울리지만 확인 할 시간이 없다. 훙타오는 계속해서 무대 만을 바라본다.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훙타오는 카메라 20여대와 현장의 전 스태프들뿐만 아니라 수 억 시청자의 주목을 받는다. 언제나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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