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발견, 액체금속로봇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4-23 10: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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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징. 사진/취재원 제공

[기자/쳰웨이] 류징의 실험실에는 부종을 치료하는 ‘냉열칼’, 전자회로를 직접 인쇄할 수 있는 기계, 액체금속 CPU냉각기 등 각양각생의 발명품들이 놓여져 있다. 마지막의 액체금속 CPU냉각기가 바로 이번 연구성과의 발단이 되었다. 

 

 

2002년쯤 류징은 액체 갈린스탄(Galinstan)을 사용해 전통적인 팬(fan)냉각기를 대체할 컴퓨터 CPU냉각제를 만들었다. 이 액체합금은 매우 뚜렷한 특징이 있다. 10~2000℃에서는 액체로 체온계의 수은과 비슷하면서도 수은의 독성은 없다.

 

또한, 전도성이 물의 수 억 배에 달하고 전도율도 나노 복합소재 등 기타 각광받는 신경복원소재보다 훨씬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성질로 산성 또는 알칼리성용액과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류징은 자신이 10여년 전 박사학위 공부시절에 알게 된 한가지 명제를 떠올렸다. 인체의 뇌 신경은 산소가 부족하면 불가역적인 손상이 나타나기 쉽다. 또한, 온 몸의 신경망은 조금만 잘못해도 손상을 입거나 끊어지기 쉽다. 중국에서는 전국적으로 매년 10만명 이상의 신경손상환자가 발생하는데 의료기술로 어느 정도의 치료는 가능하지만 완치되는 경우는 적다.

 

따라서 신경에 이식할 적절한 대체물질을 찾는 것이 신경제생분야의 큰 도전과제였다. 그렇다면 눈 앞의 이러한 특수금속으로 파열된 신경을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는 셩레이와 박사과정의 장지에(张洁) 등과 함께 실험을 시작했다. 황소개구리 허벅지의좌골신경을 자른 다음 주사기로 액체금속을 주사해 잘린 신경을 연결하는 것이다. 실험결과 다시 연결된 신경이 자극신호를 잘 전달했고 그 효율 역시 손상되기 전의 신경과 거의 같았다. 

 

뿐만 아니라 갈린스탄은 X선으로 매우 잘 보이므로 신경이 복원된 후 주사기로 쉽게 빼낼 수 있어 복잡한 2차수술이 필요가 없다. 류징 연구팀의 논문은 2014년 4월 온라인잡지 ‘Physics Pre-print’ 사이트에 개제된 후 많은 국제저명과학잡지와 <New Scientist>,<MIT Technology Review> , < Fox News> 등 매스컴에 보도되면서 ‘센세이션한 의학발전’으로 평가되었다.


그는 신경전도가 전기신호로 이뤄진다는 것에 착안해 신경복원과정에서 액체금속의 전도성을 연구했다. 그래서 생리식염수에 전기장을 가했더니 놀랍게도 페트리샬레의 액체금속에서 회전의 움직임이 발견되었다.

 

전부터 이 같은 결과를 상상하며 이를 위해 팀을 이끌고 많은 실험을 진행한 끝에 액체금속이 다양한 형태와 틀에서 전환되는 유비쿼터스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2014년 1월 그의 팀은 ‘Physics Pre-print’ 사이트에 연구성과의 일부를 발표하였고 국제학계의 뜨거운 반향을 이끌며 많은 과학매스컴과 전문사이트에 특별 보도되었다. 같은 해 5월 는 커버스토리의 형식으로 연구성과 전부를 온라인에 발표해 지속적이고 넓은 영향력을 만들었다. 


의외의 수확


류징과 그의 동료들의 분석에 따르면 그간의 실험들은 모두 전기장을 가한 상태에서 이뤄졌으나 앞으로 액체금속이 실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자기장이 없는 환경에서 가능해야 하기에 오늘의 발견이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의 연구방향에 대해 류징은 전해질 없이 액체금속 활용하는 것이라 밝혔다


끊어진 신경을 연결하는 연구과정에서 전자통제를 바꿀 수 있는 액체금속의 특징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부수적인 연구처럼 보이지만 의외의 수확이었다. 

 

이에 대해 류징은 이런 게 바로 과학의 매력이라고 감탄했다. 10여년 전 그가 연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액체금속은 잘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분야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액체금속은 그 특수한 성능이 국제학계의 주목을 끌면서 인기연구분야가 되었다. 2014년 3월 호주의 과학자들 역시 PNA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전기적인 통제 하에 수산화나트륨용액에 가라앉는 액체금속 마이크로스페어의 회오리를 이용해 유동체를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액체금속을 이용한 신경연결 및 복원 연구에 대해 류징은 현실적으로 매우 의미 있으면서도 의학적으로도 필요한 과제라고 평가했다. 연구를 위해 그는 새로운 팀원을 영입해 더 많은 동물실험을 진행하였으며 현재는 임상의학과의 협력에 착수 중이다. 


2015년 1월 국제동료가  <Science>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새로운 형태의 연성전도체 소제를 이용해 쥐의 손상된 척추신경을 연결하는 데 성공해 쥐의 운동능력이 회복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너무나 훌륭한 성과이기에 연구의 수석과학자는 TED에서 강의까지 했다. 

 

이 연구성과는 스위스, 러시아, 미국, 이탈리아 등 4개국의 7개 대학과 연구기관이 힘을 모으고 소재학자, 물리학자, 신경학자, 물리치료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이룬 성과이다. 

 

셩레이는 중국 국내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학과의 심도 있는 협력이 이뤄지는 첨단연구를 진행하기 쉽지 않다며 부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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