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금속로봇, ‘터미네이터’의 귀환?

중국 과학자가 최초로 발견한 ‘액체금속연체동물’이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물질은 인류가 화학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어 액체로봇 제조에 사용될 것이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4-23 10:53:54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기자/쳰웨이] <프린터고치기(打印机维修)>, <보청기(助听器)>, <금속과 광물의 정밀가공(金属及矿产品深加工)>…류징(刘静)사무실 책꽂이의 책들만 보아서는 그의 연구분야가 무엇인지 추축하기 어렵다.

 

그가 최근 발견한 자가운동이 가능한 액체금속은 그가 소속된 저온생물의학프로젝트실험실과 더욱 동떨어진 것처럼 들린다. 이에 대해 영국 지는 연구결과가 영화 <터미네이터2>의 액체로봇 ‘T1000’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평가했다.


류징은 “’터미네이터’와 함께 매스컴이 보도가 다소 과장되었을 수도 있어요. 그러한 방향으로 내 딛은 첫 걸음에 불과하죠. 하지만 정말 의외의 발견이었어요. 국가의 연구경비를 지원받은 프로젝트가 아니었거든요. 

 

과학기술의 본질적인 특징은 계획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죠.”고 말한다. 칭화(清华)대학 의과대학과 중국과학원 물리화학기술연구소의 겸임교수인 그는 엔지니어링 열물리와 생명과학 두 분야를 넘나든다. 

 

학부 때는 열에너지엔지니어링과 현대응용물리를 복수전공하였으며 박사 때는 생물의학엔지니어링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이번 발견이 있을 수 있었던 전공적 기초이기도 하다. 


▲ (효과 드로잉) 류징(刘静) 팀이 연구하는 액체금속연체동물’. 사진/취재원 제공


액체금속연체동물 

 


류징의 박사후연구원 셩레이(盛磊)가 실험에 대해 다시 설명했다. 실험과정은 매우 간단했다. 원형 페트리샬레에 수산화나트륨용액을 넣고 주사기로 액체상태의 합금을 조금씩 용액에 넣어주면 액체금속이 용액에서 은색의 작은 구형을 띄는 것을 볼 수 있다. 

 

얇은 알루미늄조각을 작게 접어서 구형의 금속 위에 올리면 금속구가 알루미늄조각을 서서히 ‘삼키면서’ 구 표면에 작은 기포가 많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 금속구가 페트리샬레 안쪽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는데, 이러한 액체금속은 음식(연료)를 ‘먹을 수’있고 스스로 움직이거나 변형될 수 있으며, 일정 대사기능(화학반응)까지 갖추고 있어 이를 형상화하여 ‘액체금속연체동물’이라 이름 붙였다. 


이것은 과학자로서 액체금속이 외부의 전기장 없이 소량의 물질을 삼킨 후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한 최초의 사례이다. 류징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의 원리는 먼저 화학반응으로 액체금속 내부에 자기장을 형성시켜 표면장력의 균형을 깬 후 변형이 쉬운 액체금속에 강력한 추진력을 주는 것이다. 화학반응 중에 생기는 수소 역시 추진력이 될 수 있다.


그는 크기가 큰 액체금속대상의 경우 전위차에 따른 추진력이 더 주요하지 질소의 추진력만으로는 고밀도의 큰 액체금속이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고 강조하였다. 시험 중에 이러한 화학반응으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액체금속의 크기는 최대 6~7cm였다.


“알루미늄을 삼킨 액체금속 구를 화학전지로 볼 수도 있어요. 알칼리성용액뿐만 아니라 산성용액과 생리식염수에서도 같은 현상을 관찰했거든요.” 셩레이가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잡지 < Advanced Materials> 2015년 3월호의 속표지보도 형식으로 등재되었다. 

 

논문에 언급된 실험 중 5mm 크기의 액체금속은 알루미늄조각을 삼킨 후 초당 5cm의 속도로 1시간 이상을 움직였다. 


액체금속로봇은 응용전망이 넓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세수은은 약액, 진열식 미세유동체운송 등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비용이 낮아 앞으로 혈관이나 캐비티로봇, 나아가 자가조립이 가능한 스마트로봇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본 도쿄대학의 과학자 Taro Toyota는 화학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며 미래의 액체로봇을 만드는 데 활용될 것이라 평가하면서 이것은 터미네이터 로봇이라기 보다 판타지영화 <날으는 법보(飞天法宝)>에 나오는 비행물체에 가깝다고 설명하였다.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보내기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daum
온라인팀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

많이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