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신세가 된 영국 총리 캐머런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6-27 10:42:58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글/위하이양] 영국과 EU의 관계를 결혼생활로 비유한다면 두 지역은 아주 부자연스러운 조합이다. 그러나 남편의 사업이 한결 같이 순조로우면 아내는 불만이 많더라도 결국 풍요로운 소득을 기대하며 참을 수 있다.

 

 문제는 남편이 투자에 실패했는데 시어머니는 중흥을 꿈꾸고 시동생은 투자를 부추기고 있는 현실이다. 자신이 선견지명이 있다고 생각하는 아내가 집안에 박혀 상황이 자신이 가장 원치 않는 국면으로 발전하는 것을 지켜보아야 한다면 해어지기를 요구하는 것 역시 무리는 아닐 것이다.


공평하게 말하면 영국은 EU에 대해 한결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반세기 동안 큰 변화가 없다. 우선 영국은 유럽합중국의 이상을 인정하지 않는다. 아직 이상을 실행해 옮길 깨가 아니라 생각하는 것이다. 


유럽채무위기에 맞서 프랑스와 독일은 위기의 원인이 EU 단일화가 단호히 진행되지 못한 데에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처방으로 공동재정정책을 마련해 EU의 권위를 한층 더 강화하고 나아가 EU의 ‘공유지위기’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유럽채무위기의 원인을 EU의 지나친 발전에서 찾고 있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유로화출범을 강행해 각국이 탄력적인 통화정책으로 위기에 대응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였고, ‘솅겐협정’으로 각국을 개방해 각국의 사회보장정책부담이 가중되고 실업률이 악화되었다는 것이다. 


영국은 방만하고 부패한 EU위원회가 EU위기의 근원이라 확신하며 원래 EU회원국의 권리를 왜 이 ‘괴수’에게 바쳐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 2010년 유럽채무위기 발생 후 비(非)유로존 국가인 영국, 스웨덴, 덴마크 등의 회복속도가 빠르고 경제활력도 높아졌으며 화려한 경제지표를 기록하면서 영국은 자신의 관점에 대한 자신감이 깊어졌다. 


2011년 12월 EU조약수정문제에 대한 EU정상회담의 최종투표에서 영국은 당시 EU회원국 27개국가운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EU를 지지하는 국가들은 이를 영국이 기회를 틈타 권력을 잡으려는 비겁한 행위로 보나 영국은 혼란한 상태를 수습해 바로잡고자 하는 용감한 도전이라 여긴다. 

 

영국은 또한, 유럽채무위기로 자신의 관점의 맞다 라는 것이 증명되었으므로 영국이 앞으로 EU발전청사진에서 더욱 큰 지도권한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유럽채무위로 프랑스경제 역시 타격을 입었기에 프랑스 역시 한 때 영국이 더욱 큰 역할을 하는 것에 찬성했으나 캐머런정부의 정책수완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어 새로운 재정계약과 금융세, EU예산 등 문제에 있어서의 혁명적으로 강경한 태도는 정치적 교류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외부세계에 프랑스와 독일의 지도자지위를 뒤집을 수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영국과 EU의 말다툼이 날로 심해져 처음 캐머런에 친근했던 당시 프랑스 사르코지(Sarkozy) 대통령까지도 2011년 10월 EU정상회담에서 ‘닥치고’, ‘혐오스러운’ 등의 어휘를 사용해 캐머런에게 인사하는 등 영국과 EU와의 관계는 영국이 EU이야기만 하면 ‘예의 있는 무시’에서 일부러 무너뜨리는 상황으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


2011년 영국은 EU조약 수정을 거절하고 기타 26개 EU 회원국은 영국을 뛰어넘어 새로운 재정계약을 채결하였다. 2011년 EU는 ‘런던금융도시’계획을 관리·감독할 것을 제안했다. EU는 이 금융도시를 유럽금융질서의 ‘치외지역’으로 여겨 영국이 매년 260억 파운드의 세금을 지불하고 있다. 영국은 이에 반대했으나 EU 세무관 알지르다스 세메타(Algirdas Semeta)가 이를 무시하고 기각했다.


2014년 11월 EU는 회기 계획이 수정되었고 영국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므로 영국이 12월 1일까지 EU에 21억 유로의 예산비용을 추가로 지불하라 밝혔다. 이렇게 거액의 계산서와 짧은 기한은 영국을 난처하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이에 캐머런은 분노하며 이것이 ‘영국의 EU회원국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의회의 람스돌프(Lambsdorff) 부주석은 이를 되받아 영국이 ‘빚을 갚지 않아’, ‘전 EU가 진노할 것’이라 비난하였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캐머런에게 “규칙을 지키라”고 냉담히 말했다.
EU와 영국 모두 감정적인 말다툼에 지쳐있어 캐머런은 EU가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다며 더욱 분노하는 자국의 국민들을 설득하면서도 영국을 대해 점점 짜증스럽게 대하는 EU관원들을 대할 수밖에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EU와 영국 모두 이성적으로 서로의 필요를 인정하면서도 유럽의 향후 행로에 대해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가로서 캐머런은 영국과 독일·프랑스의 진정한 차이는 독일·프랑스가 EU의 새로운 조약을 위해 자금을 댔다면 영국은 아름다운 앞날을 그리는 것 외에 충분한 자금을 내 긴급한 형제들을 도우려는 성의를 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프랑스와 독일은 강력한 투자를 통해 EU 재정단일화 방안이 대부분 회원국들에게 받아들여지면서 EU가 점차 한 국가처럼 되었다. 이에 반해 영국은 여전히 배회하고 있다. 과거 ‘예외권’과 ‘자발적 비주류화’를 통해 얻은 자주권이 날로 축소되고 있으나 투자를 확대하기로 결심하자니 민심이 걸린다. 실제로 영국은 1976년부터 EU의 3대 분담국으로서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매 번 강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투자하다 보니 상응하는 영향력을 얻지 못했을 뿐이다. 


영국은 결정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의 길을 나설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EU의 외부파트너가 될 것인가? 캐머런은 이러한 결단을 내릴 능력이 없어 ‘대영제국 신민’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영국성명이 진정으로 노리는 것이다.


따라서 외부에서는 캐머런을 철저한 반(反)유럽파라 비판하나 이는 불공평한 것이다. 캐머런은 대처와 같은 반(反)EU주의자가 아닌 현실주의자로서 유럽이 영국의 규칙만을 따라가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을 뿐이다. 캐머런의 최종국민투표전략은 한 목소리만을 대표하며 현재까지 영국의 가장 이성적인 목소리로서 어떠한 결정이든 지금처럼 우유부단 한 것보다는 낫다. 


국민투표결과 영국이 EU를 탈퇴하세 되면 영국은 덴마크, 노르웨이 등 국가처럼 유럽경제공동체(ECC)에 남게 된다. 영국과 EU가 채결한 것은 일괄조약이 아니므로 영국은 그 중 공동시장과 관련된 부분을 선택해 이어갈 수고 있고 쇠퇴의 늪에 빠져있는 EU를 생각해서라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영국이 EU에 남게 된다면 캐머런은 독립당을 포함한 반(反)유럽주의소란을 피하고 올랑드(Hollande), 메르켈과 함께 진정으로 가치 있으면서도 정치철학과는 무관한 다양한 의제들을 논할 수 있다. 영국의 비주류화는 자처한 것이지 타국의 흉계에 따른 결과가 아님을 생각하면 영국이 태도만 바꾸면 캐머런은 더욱 영예로운 대우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각도에서 보면 모든 결혼생활의 결과가 비극이 아니듯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영국-EU관계가 참담하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투표를 통해 서로의 포부를 확실히 한다면 영국과 EU의 ‘결혼생활’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것이다. 


(작가: 지린(吉林)대학 행정학부 부교수, 국제정치과 부주임)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보내기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daum
온라인팀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

많이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