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판결은 쌍방을 해방시켰지만 이 화해는 여전히 이상주의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원망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해피엔딩은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낸 레퍼토리에 불과하다.
![]() |
▲ ©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
[글/ 양스양(楊時旸)] ‘인설트’와 같은 소재의 영화는 태생적으로 화제를 몰고 올 영화이며 어떤 면에서 보면 일부러 창작할 필요 없이 현지 생활에서 임의로 소재를 골라 조금만 가공하면 이야기로 엮을 수 있는 영화이다. 한 사람은 레바논 출신의 기독교 신자이며 다른 한 명은 팔레스타인 난민으로 두 남자 다 성격이 괴팍하고 고집이 세다. 두 사람은 입구 건설 공사를 하다가 배관에 대한 사소한 충돌로 싸움을 벌인다. 논란이 조금씩 증폭되고 결국 법정 다툼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들의 배후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신앙심을 갖고 있고,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오랜 세월 축적된 원한과 대립이 크게 분출돼 결국 재앙을 불러온다. 이야기 구성에서 보면 ‘인설트’는 오늘날 사람들이 이미 친숙하게 느끼고 있는 뉴스 방식으로 구성되었으며 하나의 작은 해프닝이 큰 사건으로 번져 사회 구조와 기제를 엿볼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졌다. 객관적으로 이 영화의 기법은 매너리즘에 빠져 있고 특히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대규모 사회적 시위, 법정에서의 두 변호사의 대결, 그리고 각자의 사생활 속의 부득이한 상황과 당혹감이 뒤섞여 있는 것이 특징인데 기존 스토리 구성에 비해 새로운 부분은 없었다.
그러나 오래 된 서사방식 이외에 인심과 원한, 화해에 관한 도덕적 이슈들이 가치를 더해 준다.
![]() |
▲ ©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
![]() |
▲ ©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
‘인설트’ 중 다수의 장면은 법정 공방이며 대질 레퍼토리는 검증과 대결뿐만이 아니라 양측과 그 배후 진영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법정에서 방청객들과 법정 밖 거리와 도로를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이번 재판을 자신의 감정을 분출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로 삼았다. 물론 분노는 광란의 분위기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사실 토니와 야세르 두 사람 모두 복수의 피해자들이다. 그들의 생활은 무참하게 짓밟혔고 마을도 풍비박산이 났으며 내몰리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들의 운명은 갑자기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고, 두 사람은 대책 없이 이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들어갔다. 누구든지 빨려 들어갔고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걷잡을 수 없는 한 맺힌 감정을 품고 서로를 바라봤다. 이 원한을 어떻게 제거하고, 무엇에 의지해야 할지 누가 해석할 수 있겠는가? 그 곳은 재앙과 전쟁으로 가득 차 있었고 몇 년 동안 조용한 날이 없을 정도였다. 마치 텔레비전 속에 나오는 그 군 수뇌부의 말대로 전쟁이 끝났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끝나지 않은 모습과도 같았다. 복수심은 여전히 피어나고 마음 속의 원한은 소멸할 길이 없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모든 사람이 한시름 놓을 수 있을 만큼 무죄 재판으로 쌍방을 해방시켜 주었다. 그들은 피곤한 대치 과정을 거쳐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느꼈다. 그러나 이 화해는 여전히 이상주의적인 빛을 지니고 있으며, 현실 세계에서는 결코 쉽게 풀리지 않을 문제이다. 대단원의 끝은 결국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레퍼토리이다. 현실 세계에서의 이 원한은 얼마나 처절하게 몸부림쳐야만 소멸될까?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
많이본 기사
- 경제
- 사회
-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