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편집부] 5월 4일 중국의 3대 국유석유업체 CNPC, 시노펙(Sinopec), CNOOC에서 기존의 인재가 물러나거나 노장이 기존부서로 복귀하는 등 인사개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1인자’의 신구교체로 CNPC그룹 이사장 저우지핑(周吉平, 63)과 ‘초과복역’에 속하는 시노펙그룹 이사장 보청위(傅成玉, 63岁)가 함께 정년퇴직을 하고 ‘CNPC어른’ 왕위푸(王玉普, 58)가 시노펙그룹 이사장으로, CNOOC그룹 이사장 왕이린(王宜林, 58)이 CNPC 이사장으로 취임하였다. CNOOC의 ‘2인자’ 양화(杨华)사장은 53세의 젊은 나이에 왕이린을 이어 CNOOC의 이사장을 맡았다.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 기자가 후임자 세 명의 약력을 정리하다 보니 모두 1982년 석유학원을 졸업하고 기술자출신의 석유가스산업의 ‘동인’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세 명 중 두 명은 자신이 잘 아는 분야로 돌아왔다. 다칭(大庆)유전출신 왕위푸는 잠시 정계에 진출했다 시노펙으로, CNOOC이사장 왕이린은 부사장으로 있던 CNPC로 복귀했다.
규정에 따라 중앙기업의 1인자는 준공무원으로 정년퇴직이 63세인 경우가 많으나 왕위푸는 정규공무원이다. 이는 시노펙 ‘1인자’의 직급이 CNPC나 CNOOC보다 반 등급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매체들은 이러한 인사배치가 최근 불거져 나오는 석유기업 합병설에 대한 반증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CNPC그룹 라오용위안(廖永远)사장과 시노펙그룹 왕톈푸(王天普)사장이 40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줄줄이 낙마한 데 반해 CNOOC그룹의 양화는 이사장으로 진급되었다는 것이다. 이로서 3대 석유업체 모두 ‘2인자’ 자리가 비어 정말로 합병이 이뤄진다면 이번 인사변동은 업무개편의 물밑작업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참고보(经济参考报)> 보도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시스템개혁의 중점업무 중 하나로서 석유가스개혁방안이 제정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변동은 이를 시행하기 전 각자의 자리에 인원을 배치한 것이다.
‘합병설’을 퍼뜨리고 있는 중국 국내매체들과 반대로 <월스트리트(Wall Street)>는 이제까지 중국석유업체들의 합병계획이 전해진 것은 중국 국내 전문가들의 반대로 합병이 부결되었기 때문이며 인사변동으로 에너지업계 국유기업개혁의 불확실성이 증가되었다고 해석하였다.
합병여부를 떠나 CNPC의 새로운 최고경영자는 앞으로 당시보다 훨씬 무서운 짐을 떠안게 되었다. 부패척결에 따른 인원탈락, 국제유가급락, 중국 국내 석유시장의 수요부진 등 순탄치 않은 날들이 예상된다.
CNPC의 경우 그룹의 당 조직회원 9명 중 왕용춘(王永春), 리화린(李华林), 원칭산(温青山), 왕리신(王立新), 랴오용위안(廖永远) 등 절반 이상인 5명이 탈락하였다. 2015년 1분기 CNPC는 영업수익이 4,103억 위안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2% 감소하고 주주들의 순 이윤 역시 지난해 동기대비 82% 급감하는 등 8년 만에 가장 침울한 분기별성과를 기록하였다.
상황이 악화될지라도 중국 석유가스개혁은 시급하다. <안신증권연보(安信证券研报)>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10년간 고(高)소비, 고(高)오염 에너지소비구조가 개선되었으나 에너지이용효율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크게 낮다.
시노펙이 중국 원유수입량의 90%를 수입하는 등 원유수입권 독점으로 충분한 시장경쟁이 이뤄지지 않아 민간석유업이 발 붙이기 힘들고, 이에 따라 업체들이 너도나도 가격을 올리기만 해 유가가 하락했음에도 소비세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정부가 업계를 통합하는 것보다 시장에 의한 경쟁과 개혁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유리하다. 상류분야의 독점이 질서 있게 완화될 때 석유가스개혁의 효과가 중〮하류 분야까지 효율적으로 파급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개혁을 이어가기가 어렵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의 3대 국유석유업체는 석유가스업무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보다는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석유업계’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사고의 전환을 이끌어 수익을 창출하되 민영업체와 이윤경쟁을 하지 않는 인물을 기업최고경영자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
많이본 기사
- 경제
- 사회
-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