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중국 비즈니스

테슬라는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공장을 건설한 외자 기업이다. 테슬라의 중국 진출은 중국 대외개방 과정 중 기념비적 의의를 지니며 중국의 신 에너지 자동차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지영 bnu0827@gmail.com | 2018-08-06 15: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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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거대한 시장 전망을 갖고 있다. 사진/ 시각중국

[기자/ 민제(閔杰)] 수년이 지난 뒤 실리콘 밸리의 아이언맨으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슈퍼 팩토리를 상하이에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상하이 황푸(黃浦)강 유역, 그리고 와이탄(外灘)과 닌징루(南京路) 접경 지역에는 유명한 평화호텔이 위치해 있다. 수십 년 동안 이곳에 다녀간 귀빈, 외국 정치인, 스타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7월 10일 테슬라의 회장 겸 최고 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짙은 회색 정장을 입고 이곳에 나타났다. 그의 곁에는 상하이시 잉융(應勇) 시장이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상하이 시 정부와 미국 테슬라의 합작이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이로써 연산 50만대 규모의 순수 전기차 공급 테슬라 슈퍼 공장이 상하이에 설립되었다. 브리핑을 통해 발표된 기사에는 “이는 상하이 사상 최대 규모의 외자 제조업 프로젝트”라고 되어 있었다. 

 

이는 테슬라가 미국 이외의 지역에 세운 첫 슈퍼 공장이자 최첨단 전기차 공장이다. 이 공장은 매우 멋진 이름이 붙여질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중국에 건설한 새 공장은 ‘드레드노트(Dreadnought)’로 명명할 것이며 이 공장에서는 자동차, 배터리, 동력 총 시스템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내의 테슬라 슈퍼 팩토리인 기가팩토리(Gigafactory)와 달리 이 공장은 같은 장소에서 배터리 생산과 자동차 조립을 할 수 있다. 

 

테슬라 공장이 상하이에 설립되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어려운 과정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 화런운통기술회사(華人運通技術公司)의 딩레이(丁磊) 회장을 들 수 있다. 4년 전인 2014년, 딩레이는 상하이 푸둥 신구 부구청장을 지냈으며 테슬라를 상하이 푸둥항에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당시 테슬라는 푸둥의 요청을 거절했다. 

 

딩레이는 테슬라의 결정에 아쉬움이 들었다. 그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이제야 중국에 온 것은 사실 좀 늦었습니다. 그 당시 신에너지 시장은 막 시작되는 단계였고 테슬라는 이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었습니다. 만약 그때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면 오늘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4년 뒤 자동차 산업에 뛰어’ 딩레이는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산업 판도에 미칠 테슬라의 영향에 대해 ‘늑대가 왔다’, “늑대와 함께 춤을 ’, ‘도전에 대한 정면적 응전’이라는 세 마디 말로 개괄했다.

 

‘국산화’ 과정의 추진 

 

테슬라를 놓고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 격전을 펼쳤다. 

 

테슬라는 2003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순 전기자동차 브랜드이다. 출시된 이래 조지 클루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구글 창업주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등 수많은 스타와 IT엘리트들의 찬사를 받았다. 2014년 테슬라는 정식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며 신랑(新浪)의 CEO인 차오궈워이(曹國偉), 자동차의 집(汽車之家) 사장인 리시앙(李想), 샤오미(小米)그룹 창시자인 레이쥔(雷軍) 등 IT과학기술 업계의 리더들이 테슬라의 첫 팬으로 부상하면서 그 마케팅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하지만 테슬라가 중국에서 주류 시장을 개척하지 못한 것은 가격이 비싼 탓이었다. 테슬라가 중국에 공장을 짓지 않았기에 모든 차량이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에 비해 중국은 관세율이 25%, 0~40%(배기량에 따라)의 소비세, 17%의 부가가치세가 붙으며 거기에 이윤 폭까지 더하면 중국 소비자들은 미국 소비자의 두 배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에너지 차량에 대한 중국의 왕성한 시장 수요에 맞춰 테슬라는 지속적으로 중국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실현 가능 방안을 타진해 왔다. 

 

상하이는 테슬라에 러브콜을 보낸 최초의 행동자였고 딩레이는 전체 과정을 직접 추진하고 조정해온 핵심인물이었다. 

 

그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푸둥에서 부구청장을 지내던 시절에 저는 테슬라와 인연을 맺은 적이 있습니다. 2014년 5월경 테슬라는 푸둥 지역에 해외 최대 규모의 슈퍼 충전소를 준공했고 머스크가 직접 현장에 와 기념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저는 푸둥을 대표해 테슬라와 향후의 협력과 생산에 대해 논의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세계 거의 모든 테슬라의 업무상 책임자들과 깊은 교류를 했으며 이들의 공장, 기술 센터와 핵심 업체들을 벤치마킹해 상하이에 공장을 건설해 중국 현지화 생산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당시 중국 진출을 서두르지 않았고 독자(獨自) 투자를 고집하고 제품을 자동차 제품이 아닌 전자 소비 제품으로 등록하고 싶다는 등의 높은 조건을 내걸었다.

 

“저희는 그들에게 일괄적인 방안과 단계적인 방안 그리고 좋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그때 당시엔 그렇게 엄격하게 생산 자질에 대한 구속이 없었습니다. 그때 신재생에너지는 새로운 영역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뒤에 딩레이는 테슬라로부터 거절을 당했다. “2014년 말 테슬라는 고민 후 북미 생산 물량이 아직 충분치 않기 때문에 잠시 중국에서의 생산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딩레이는 이 결정은 이 회사가 당시까지만 해도 글로벌 시장 구도를 가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테슬라는 꾸준히 고찰 행보를 이어 갔고 동시에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접촉을 시도하면서 가장 유리한 혜택을 얻으려는 노력을 해왔다. 

 

이는 미국에서와 비슷한 방식이다. 몇 년 전 머스크는 미국에 테슬라 슈퍼 배터리 공장(Gi-gafactory)을 세우기 위해 이 방법을 활용해 왔는데 일자리 창출과 재정 세입 등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 내에서 적어도 일곱 개 주가 테슬라 유치를 위한 경쟁에 동참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네바다 주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토지와 엄청난 재정 혜택을 받았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신에너지 자동차 사업에 대한 열정을 보이고 있는 점도 테슬라가 여러 면에서 검토하고 결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테슬라의 중국 공장 설립’은 마치 몇 년의 시간을 들여 공연한 ‘서스펜스 드라마’처럼 간간이 소식이 흘러나왔지만 곧바로 이 소식을 반박하는 말들도 나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소식이 또 나오는 등 번복의 과정을 거쳤다. 

 

2016년 온라인에는 쑤저우(蘇州)시 정부 문서가 돌아다녔다. 그 내용은 ‘쑤저우시 주제 회의 소집’, ‘테슬라 자동차 프로젝트를 쑤저우에 유치할 데 관한 사항’이었고 “테슬라 경영진들이 3월 17일부터 18일까지 쑤저우에 와서 현지 시찰을 할 것”이라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좀 지나 ‘스캔들 대상’이 또 광둥(廣東)성으로 바뀌었다. 2017년 4월 광둥성 언론은 미국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가 광둥성에서 독자기업의 방식으로 공장을 지을 계획을 세워 놓고 있으며, 현재 부지 선정이 완료했고 사업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이에 “우리 회사는 중국 시장 개발에 꾸준히 노력해왔지만 광둥성에 공장을 짓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돌고 돌아 테슬라는 또 다시 상하이에 주의를 돌렸다. 어쨌든 상하이 지역은 자동차 산업 사슬이 완비되어 있고, 인재 확보가 잘돼 있기 때문에 이는 어떤 자동차 업체에도 큰 흡인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대목이다. 

 

상하이 린강(上海臨港)이 최종 어떤 조건으로 테슬라와 계약을 체결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양측 모두 별다른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텐센트 ‘렁징(棱鏡)’은 테슬라 유치를 위해 상하이 시의 진챠오(金橋)와 린강이 경쟁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상하이 진챠오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테슬라의 착지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상하이시 정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린강이 승리를 거둔 이유를 설명하면서, 진챠오 정부가 제기한 방안은 미래에 건설할 합자회사 지분 중 국유 산업 자본 지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 점에 대해 머스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린강의 경우 단순히 재정 투자자의 신분으로만 참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역정부와의 협상과정에 테슬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였고 기술적으로는 철저한 보안 유지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지방 정부가 막대한 규모의 토지 비축과 자금 지원 및 비과세 혜택을 줄 것을 요구했다.
많은 도시들이 한걸음 물러나게 된 이유는 테슬라가 꾸준히 독자회사 설립을 고집해 왔던 부분인데 이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최저선’에 위배된 부분이었다. 

 

1994년 중국은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산업 정책’을 내놓았으며 자동차 생산, 오토바이 완성차, 엔진 제품의 중외 합자, 협력 업체의 중국 내 지분 비율을 50% 이하로 낮출 수 없다는 규정을 정했다.
한 관계자는 테슬라와 상하이 사이의 협상 중에도 독자회사 설립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거듭해 왔었다고 전했다. 

 

생사 존망의 고비 

 

매번 기회를 놓친 테슬라는 2018년 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테슬라는 줄곧 생산 능력, 기술, 임원 이직, 지속적인 적자 등의 부담감에 시달려 왔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테슬라는 빠른 시간 내에 생사존망의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다. 테슬라의 회사 발전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단계에 진입할 것이며 모델 3의 생산능력을 업그레이드하지 않는다면 심한 재정문제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반년 동안 모델 3의 생산 능력은 테슬라 창립 이래 최대의 복병이 됐다. 모델 3은 테슬라가 출시한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미국에서는 3만5,0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7월 캘리포니아 주에서 30대의 모델3 자동차 전달식을 가졌다. 이후 전 세계에서 대량의 주문이 밀려들면서 수주량은 50만대를 넘었다. 

 

▲ © 테슬라 창시자인 CEO 일론 머스크. 사진/ 시각중국

머스크는 2017년이 끝나기 전까지 월 2만대를 양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모델 3 생산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7년 8월까지 무려 6만 대의 주문이 취소되었다. 2018년 1분기가 끝날 때까지 테슬라 공장이 내놓은 생산 능력은 1,542대에 불과했다. 

 

생산능력 부족으로 곤경에 처했던 무렵 머스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달간 지옥에 갇혀 있었던 기분이었고 3개월 동안 간간이 밖에 나가는 외에는 거의 공장에서 시간을 보냈으며 옷 한 벌을 5일 동안 입을 정도로 긴장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 

 

7월 1일 머스크는 마침내 안도의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대외에 “6월 마지막 주 테슬라는 주 5천 대 모델 3 생산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올 1분기 테슬라는 3만4,494대의 생산량을 달성하였고 교부량 2만9,980대를 실현했다. 2분기에는 총 생산량이 5만3,339대로 늘어났고 교부량 4만740대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들의 수주 잔량은 50만대에 이르는 테슬라 주문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생산 차질 주요원인으로 자동화 공장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며, 머스크는 로봇을 사용해 인건비를 줄이려고 했지만 결과는 이상적이지 않았고 생산 차질을 빚었다고 분석했다. 수십 년간 운영된 전통 완성차 업체들보다 테슬라의 공급 사슬의 열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생산 능력 부족으로 세계적인 스타들이 선호하는 자동차 업체로 손꼽히는 테슬라는 재정 적자에 시달려 왔다.
2월 8일 테슬라는 2017회계년도 4분기 및 재무 실적을 발표했다. 재무 보고에 따르면 4분기 매출은 32억8,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하였으며 순 적자 7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18억 달러였으나 적자 규모는 19억6,000만 달러로 이는 2016년 6억7,500만 달러 적자의 3배에 달했다. 이는 2010년 IPO가 출시된 이래 7년 연속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에 공장을 짓는 것이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 사업이 본격적으로 흑자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생산 능력에 대한 통증이 크게 완화될 것이다. 상하이는 건전한 자동차 공급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상하이 주변에는 보쉬와 체칠루, 델파이 등 최고급 부품 공급 업체가 포진해 있어 자동차 산업라인이 완비되어 있다. 자동차 공업 기반이 부족한 실리콘 밸리에 비해 상하이는 강력한 공급망이 갖춰져 있어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또 중국에 독자적으로 신에너지 차 공장을 설립함으로써 테슬라의 관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독자적인 시장 배당도 가능해졌다. 중국은 이미 테슬라의 글로벌 성장세가 가장 빠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7년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20억2,700만 달러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90%이상 증가했으며 미국 이외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현지화 생산에 따른 가격 프리미엄도 테슬라의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 

 

“테슬라의 모델 S와 모델 X는 프리미엄 전기 차 시장에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중저가 모델인 모델 3은 생산능력 문제가 있지만 가격과 사양 면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쉬하이둥(徐海東) 사무 총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국산화를 통해 중국 시장을 더욱 활짝 열고 있는 데다 50만대의 예상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며 중국 전기 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 비율에 대한 해제 

 

중미 간 무역 마찰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은 테슬라의 중국 ‘국산화’ 발걸음에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미국이 먼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과세를 선언한 데 이어 7월 6일 낮 12시부터 중국은 미국의 수입 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세금 부과 후 미국에서 수입한 자동차 관세는 현재 40%까지 올랐고,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자동차 관세는 15%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테슬라는 예약 판매를 중단하였고 이후 차량 가격이 13.9만 위안~25.7만 위안에 달했으며 이는 시장 판매에 엄중한 차질을 빚었다. 

 

중미무역 마찰의 환경에서 테슬라 중국 공장 설립이 실현될지 하는 문제가 이 무역마찰을 피할 수 있는 중요한 돌파구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개방적인 행보를 보였으며 테슬라 유치라는 궁극적인 성과를 이끌어 냈다. 올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리우허(劉鶴) 중앙 재경 영도소조 사무실장은 중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거나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4월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보아오포럼 2018년 연례 총회 개막식에서 “외국인 주식 비율을 제한하던 규제를 완화하며 특히 자동차 분야의 외국자본 투자 규제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일주일 뒤 브리핑을 통해 자동차업계에서의 외국계 주식비율제한제도를 점진적으로 철폐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2018년에는 전용버스, 신에너지 자동차 외국인 주식 제한 한도를 없애고 2020년에는 승용차 외국인 주식 규제 한도를 폐지하고, 2022년까지 상용차 외국자본 제한 한도를 없애고 합자 기업수를 두 개 이상으로 늘이면 안되던 제도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를 비롯한 신에너지 자동차의 외국인 완성차 공장은 개방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됐다. 머스크의 고집과 기다림으로 결국 그가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머스크는 5월 2일 온라인 기자 회견을 통해 “중국 정부가 외자기업의 생산시설의 완전한 소유를 선언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20여 년간 이어져 온 산업 정책의 한계가 2018년에 실질적인 돌파구를 열었다. 이런 의미에서 테슬라는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공장을 건설한 첫 외자기업으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중국의 합자 자동차회사의 시작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최초의 자동차 회사인 독일 폭스바겐은 상하이자동차공장과 합작하여 상하이폭스바겐자동차회사를 설립하였다. 

 

합자 공장 설립을 통해 해외 완성차 ‘국산화’ 과정을 거쳤으며 이는 중국 현대자동차 공업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딩레이는 이 과정을 경험한 가장 중요한 경험자 중 한 명이다. 

 

1988년 푸단대 대학원을 졸업한 딩레이는 곧바로 상하이 폭스바겐에 입사해 자동차 국산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 후 딩레이는 중미간 최대 규모의 합자 프로젝트인 ‘상치퉁융’(上汽通用, 상하이자동차-폭스바겐)에 참여했다. 2005년부터는 딩레이는 상하이퉁융(현 상치퉁융)의 CEO로 재직했으며 20여 년 간 이 분야에서 일했다.

 

딩레이는 정부의 배치에 따라 기업가라는 포지션에서 정치에 입문했으며 2011년 상하이 장쟝(張江)그룹유한회사 당서기, 총경리를 거쳐 상하이시 푸둥신구 부구청장을 역임했고 첫 국가 자유무역구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상하이폭스바겐에 들어가 저의 자동차 직업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산타나(桑塔納)의 국산화 과정을 직접 겪었습니다” 딩레이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산타나를 중국 내에 들여와 생산하였으며 국산화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품질 보증 업무를 담당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당시 국내 선진화와 국제 선진 수준의 격차를 절감했습니다. 예컨대 중국 내에서 핸들에 대한 표준화 기준은 10여 개에 불과했지만 폭스바겐의 경우 그 기준이 70여건에 이르렀습니다.” 

 

딩레이는 상하이폭스바겐 발전 초기에 국산화는 최우선 과제였다고 전하면서 “당시 독일인들은 강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저희들은 중국 부품이 독일 폭스바겐의 엄격한 요구를 통과해 가능한 한 빨리 국산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상하이폭스바겐 국내 부품 공급업체들은 독일 폭스바겐 부품 공급업체의 수준에 도달했고 이로써 40%의 국산화율을 달성했으며 그 뒤로 꾸준히 업그레이드 되었다. 딩레이는 상하이폭스바겐 초기의 발전은 중국의 부품 산업이 국제 선진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는 데 큰 공헌을 했고 합자회사가 중국 현대자동차 산업의 초기 도약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딩레이는 자동차 개발, 생산 제조, 품질 통제에 대한 인지와 경험을 쌓았다. 1995년 딩레이는 상하이자동차공업(그룹)본사인 푸둥승용차 사업팀에 합류했고 이 프로젝트 팀은 상치퉁융 자동차의 전신이었다. 

 

딩레이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로부터 상치퉁융 프로젝트 허가를 받은 2년 뒤 판야(泛亞)자동차기술센터유한회사와 중미 최대의 합작 사업인 상치퉁융자동차유한회사가 동시에 설립되었다고 했다. 

 

딩레이는 상치퉁융과 판야기술센터는 나중에 ‘합자 도입 기술’의 주축이 돼 상하이 자동차 공업을 글로벌 선진수준의 ‘제조’와 ‘개발’ 파워를 지닌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상치퉁융의 CEO를 지내던 시절 딩레이는 상치퉁융을 하나의 브랜드에서 출발해 세 개의 브랜드를 갖춘 회사로 성장시켰다. 딩레이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그 해 미국 GE가 파산 보호 과정을 거쳤지만 중국의 상치퉁융은 오히려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고 전했다. 

 

합자 공장 건설에서 기술 인수 및 자주 브랜드의 발전에 이르기까지 중국 자동차산업은 독자적인 고속 성장의 길을 걸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딩레이로서는 외자 비율을 완화한 정책은 중국의 저력을 보여 준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딩레이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승용차 시장 정보 연석회(聯席會) 수치에 따르면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1%로 성장했으며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미국, 독일, 일본, 영국 등 몇 개의 큰 시장을 합한 규모로 세계 최대의 시장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공업은 고속 성장한 지 20년 가까이 되며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외국인 자본을 완화한 것은 그 기초가 튼튼하기 때문이고 특히 자주 브랜드의 고속성장이 중국 자동차의 세계적인 위상을 높여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외국자본 규제완화에 대한 충분한 감당능력을 갖췄다. 

 

딩레이는 2017년 자주 브랜드 승용차 시장 점유율이 43%를 차지했고, 자주 브랜드의 경제적 효과도 최근 수년 간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규제완화 정책은 주식시장을 놓고 자율적인 기업의 기술 혁신과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시장 개방을 추진하는 것, 나아가 자주 브랜드 기업이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고 기술적으로는 글로벌 표준에 부합되며 국제적인 자원을 활용해 자체적인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쉬하이둥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비서실장은 자동차산업의 외국인 주식 소유 제한을 풀어 주는 것은 개혁 개방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개혁 개방이 현재의 단계로 발전하였고 전체적인 전략적 차원에서 새로운 포석이 이뤄졌고 개방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구체적인 산업 정책에서는 규제가 줄어들 것이고 개방 분야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주식이 풀리거나 관세를 낮추는 정책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쉬하이둥은 자동차산업 자체로서도 아직 합자 주식보다는 관세 장벽을 보호하기를 원한다고 토로했다. 

 

“자주브랜드는 하위권인 A급 자동차에서는 이미 잘 진행되고 있지만 20만 위안 이상인 B급과 C급 차에서는 격차가 큽니다. 브랜드 홍보도 약하고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쉬하이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산업은 국가 전체의 개혁 개방에 맞춰 반드시 필요합니다”라며 “앞으로 더 큰 경쟁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늑대와 함께 춤을 

 

테슬라가 상하이에 입주하면서 ‘국산화’의 길을 열게 되었다. 이는 중국 전기 자동차산업에 있어서는 ‘늑대가 왔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테슬라 국산화의 메기 효과(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과 충격이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도태되는 국면에 처하게 되었다. 

 

현재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분야의 ‘자동차 제조 신생 세력’으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 중 초창기 팀들은 창업 전 대부분 테슬라 전기차의 영향을 받았으며 중국판 테슬라를 만들고자 했었다. 이들 신 자동차 제조 기업의 자동차는 제품 성능에서부터 체험형 인터렉션에 이르기까지 테슬라의 ‘추종자’들이었다. 

 

딩레이는 테슬라의 상하이 진출에 대해 <중국신문주간> 기자에게 “잘된 일입니다. 특히 몇 년 전 테슬라 유치를 위해 교류했던 인연이 있기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테슬라와 함께 경쟁함으로써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산업을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딩레이는 테슬라가 중국에 공장을 설립한 것을 두고 ‘확실히 늑대가 왔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앞으로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딩레이는 <중국신문주간>에 통계데이터를 제공해줬다. 2017년 국내용 승용차 판매 대수는 2,480만대로 2.7% 성장하였고 그 중 신재생에너지 지동차 판매량은 78만6,000대에 이르렀다. 그 중 신재생에너지 승용차 판매는 58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8.1% 증가했으며 이 중 순수 전기자동차 비율은 80.5%로 47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딩레이의 경험으로 볼 때 일류의 제품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기까지 최소 1년에 100만대의 기반이 필요하다. 이 추세대로라면 중국의 순 전기자동차는 약 2년이라는 시간이 있어야만 100만대가 넘는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 이 말은 자동차 시장이 2020년 이후에야 비로소 좋은 시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2020년 테슬라의 생산 능력이 50만대에 이르면 이는 시장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딩레이는 가격 단계로 살펴보면 테슬라의 국산 차종 가격이 20만~30만 위안 대로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격은 호화 브랜드와 비 럭셔리 브랜드 사이 제품의 전략적 중국시장 확보이며 적잖은 자주 브랜드들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늑대’의 진출과 더불어 딩레이는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업체들은 ‘늑대와 함께 춤을 추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시간과의 경주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 자동차 업체이건 새로운 자동차 업체이건 모두 테슬라와 경주를 시작해야 하며 기술, 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중국에 공장을 설립함으로써 중국과 전 세계의 전기차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쉬하이둥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사무 총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산 신에너지 자동차들은 테슬라처럼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테슬라와의 경쟁을 통해 국내 신에너지 브랜드가 빠른 시간 내에 테슬라의 ‘표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기타 브랜드들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반드시 제품의 성능이나 가성비, 사용자 경험 등 면에서 테슬라와의 경쟁을 이어가야 합니다.” 

 

딩레이는 또 테슬라 프리미엄 공장의 설립은 중국 국내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체인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하며 다른 차 업체들의 구색 맞추기를 간접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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