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잔쿠(张占库)는 밀을 수확하러 나가고 아내 왕리(王丽)는 집에 남아 컴퓨터의 등락표를 보며 자기집 가계와 대조한다. 잡동사니를 사러 오는 손님이 있으면 왕리는 옆의 작은 방에서 나와 인사를 하고는 바로 컴퓨터앞으로 돌아가 증권시세를 이어 본다. 서두르다 돈 받는 것을 잊은 적도 있다.
같은 마을 주민 류졘안이 왕리를 주식투자로 이끈 계몽선생이다. 2010년 처음 주식을 접했을 때 남편은 5천위안만 투자하도록 허락했다. 왕리의 말을 빌면 그때는 전혀 몰랐다. “등락표고 뭐고 무엇인지, 어떻게 보는 것인지 아무것도 몰랐죠.”
‘계몽선생’을 따라 주식을 사면서 선생님이 사는 종목을 살 줄만 알았지 언제 사고 팔아야 할지 전혀 몰라 처음 1년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왕리는 첫 해에 2천 위안을 손해 봤다. 그나마 투자액이 많지 않아 손실도 감당할 만한 수준이었다.
왕리에게 주식투자는 심심풀이 게임과 같았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 그 후 증시가 불황일 때에도 주식투자를 중단하지 않았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왕리는 언제나처럼 주식시장에서 등락을 계속하고 있었다. 왕리는 고등학교 졸업자로 마을의 고학력자로서 첫해에 손해 본 것에 승복하지 못해 주식투자에 분명히 규칙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집에 컴퓨터를 산 원래 목적은 담배가계를 경영하기 위해서였으나 담배회사가 물건을 들여오기 위한 온라인거래를 필요로 하면서 주식거래를 위한 조건과 편리까지 제공하게 되었다.
오전 11시 반 장이 마감된 후에도 왕리는 컴퓨터 앞에 않아 컴퓨터를 끄지 못한다. 오전에 ‘탕산강(唐山港)’ 주식을 샀는데 베이징〮상하이〮허베이(河北)지역통합과 ‘해상실크로드’사업이 앞으로 이 종목의 호재로 작용하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가끔 마을 서쪽 난둥량 서기 집의 안방에 앉아있는다. 주민들은 이곳을 ‘주식창구’라 부르며 이곳에서 시세도 확인하고 정보를 교환한다. ‘주식창구’는 2015년 1월에 설립 되어 많게는 십 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시세를 확인한다. 어떤 의미에서 정보가 모이고 전달되는 마을사찰의 기능을 이은 것이다.
왕리는 주식투자를 시작한 후 자신을 비롯한 주민들의 변화를 분명히 체감했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왕리는 “주식투자를 시작한 후 주민들은 모여도 농담을 하거나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것이 아니라 경제발전과 같은 국가대사를 이야기 한다.”고 전했다.
왕리와 주민간 대화의 주요화재는 ‘1대1로’,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통합’, ‘리커창(李克强)의 고속철도판매’ 등이다. 이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류졘안이 ‘O2O’, ‘리커창 경제학’, ‘CPI’, ‘PPI’ 등의 개념을 수시로 이야기한 것과 호응을 이룬다.
왕리는 주식투자로 벼락부자가 되거나 집안을 일으킬 생각이 없으며, 주식투자를 계속하는 것은 주식투자의 다른 면을 통해 국가대사와 경제발전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에 따라 쌓이는 지식과 만족감으로 마음이 즐겁기 때문이라며 “배우는 과정이니 시작 했으면 끝까지 해야죠.”라고 말했다.
더구나 그녀의 주식투자인생 중 첫 해에 아무것도 몰라 2천위안을 손해 본 것 외에는 그 후 몇 년 동안 거의 손해를 보지 않았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좀 더 버느냐 덜 버느냐의 문제일 뿐이죠.”라고 말했다.
왕리가 주식투자를 하겠다고 하자 남편은 단호히 반대지는 않았지만 절대 지지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그 자신도 주식투자에 관심이 생겼으며, 부끄러워 대외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뿐 등락표 보는 법도 배우고 있다.
다섯 시간 전인 새벽 6시, 장잔쿠는 집 현관에서 졸음 가득 게슴츠레한 눈으로 거리로 걸어가면서 <중국신문주간>기자에게 가족 중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한사코 부인했다.
올해 42세인 왕린은 취업을 한 큰아들과 대학생인 작은아들 두 형제가 주식투자 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 자신의 나이에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젊은이는 야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그녀가 볼 때 증시의 등락은 젊은이의 야심에 큰 좌절과 낭비임에 틀림 없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왕린은 “오름세에는 쉽게 돈을 벌 수 있어 하루에 수천 위안도 벌 수 있는데, 젊어서 쉽게 돈을 벌다 보면 야심이 없어진다.”며 “내림세가 되어 손해를 보았을 때 매일 백 위안을 벌기 위해 다른 일을 하며 고생하기를 원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왕린은 자신이 상향세를 평온하게 대하며 평온히 고생할 수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증시상황이 좋지 않으면 투자수익이 가계를 경영하고 농사를 짓는 수익을 합한 것보다 좋지 않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기자에게 “주식투자가 전문직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농민은 땅을 떠나서는 안 되요. 땅은 오름세건 내림세건 고정수익이 있잖아요.” 왕린의 말이다.해가 중천에 뜬 정오. 마을위원회 앞 땅에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지고 햇볕이 직접 내려와 밀들이 뙤약볕을 쪼이고 있다.
점심식사를 하고 널어놓은 밀을 둘러보러 온 주민 하나는 자신은 주식투자에 필요한 ‘돈과 시간, 배짱이’이 없어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몇 분 후 “주식이 도대체 뭔가요? 정말 돈을 벌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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