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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에게 해커는 두려운 존재일까? 정말이지 단언할 수 없다. 15일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동영상사이트 ‘유투브(YouTube)’에 IS에 대한 선전포고를 했다. ‘두고 보라’는 한 마디에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 전쟁이 눈길을 끌고 있다.
동영상에서는 ‘어나니머스’ 대변인이 상징적인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가면을 쓰고 불어로 자신들은 인류 단결의 편이며 IS의 행위를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대변인은 “세계의 ‘어나미머스’들이 너희를 잡아낼 것이다. 우리가 너희를 찾아낼 것이며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라며 “너희의 전투적인 행동에 대해 역사상 가장 큰 네트워크전쟁으로 응수해 주겠다! 두고 보라”라고 경고했다.
IS에 대한 ‘어나니머스’의 협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월 초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 잡지사 테러 당시에도 이 집단은 트위터(Twitter)에 동영상을 올려 IS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전 세계 해커들에게 IS의 네트워크홍보 억제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당시 ‘어나니머스’ 대변인은 동영상에서 “너희를 추격해 홈페이지, 계좌, 메일을 해킹하고 너희가 누군지 밝히겠다”고 경고했다.
그 후 어나니머스는 IS와 수차례 맞붙었으나 많은 누리꾼이 ‘이번에도 관심끌기 아니냐’ 라며 큰 관심을 갖지 않고 해커들이 파리의 테러공격을 빌미로 자신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난해 성과는 크지 않은 듯하다.
‘어나니머스’가 과연 만만한 조직일까? 영국 BBC는 그들을 “세계에서 가장 큰 해커집단으로 시스템은 느슨하지만 규모가 방대하며 ‘반(半)무정부주의’의 해커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빛나는 업적’을 보면 이 민간해커집단은 진정한 재능과 학식을 갖춘 사람들이다. 2010년 12월 Visa, Master 카드 홈페이지와 결제사이트 Paypal을 공격해 위키(Wiki) 암호해독 사이트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북한정부의 홈페이지를 해킹해 김정은 패러디사진을 올리고, 지하 소아성애자 사이트 ‘로리타(Lolita)’를 치고 회원정보를 공개한 것 등이 모두 그들의 ‘작품’이다.
미국 ZDNet 홈페이지 보도에 따르면 요르단 비행사가 ‘화형’되는 동영상이 공개된 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 YouTube에서 사라졌는데, 그 이유는 ‘어나니시스’가 IS와 관계된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 수백 개를 폐쇄하고 의심 대상 12명을 ‘지속적으로 감시’ 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접속했는데 귀여운 이슬람 만화 캐릭터가 오이를 먹고 있는 화면이 뜬다면 IS의 선전수단에 대한 해커단체의 반대선전일 가능성이 있다. ‘어노니머스’는 다양한 만화, 심지어 실제 인물사진을 IS의 키워드와 연관시켜 검색하는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지 못하도록 한다.
7월 21일 공격 후 ‘어노니머스’는 그들이 IS와 관련된 사이트 149개와 트위터 계정 10만 개 이상을 폐쇄하고 IS 홍보동영상 5,900개 가량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어노니머스’가 어떤 대가도 아끼지 않고 네트워크에 있는 IS의 흔적을 소멸하겠다고 선포하긴 했지만 IS의 해커집단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2012년 버밍엄의 통통한 소년 하나가 ‘해킹으로 반(反)테러 핫라인과 영국 블레어(Blair) 전(前) 총리의 개인주소록을 공격했다’는 혐의로 고소당했다. 당시 소년의 변호사는 ‘부끄럼이 많고 내성적인 아이’의 못된 장난이었을 뿐이라며 “어떻게 보아도 소년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고 변호했다. ‘주나이드 후세인(Junaid Hussain)’이라는 이름의 이 영국 소년은 석방된 지 2년이 되지 않아 시리아에 나타났고 IS에 가입해 해커엘리트가 되었다.
올해 4월 IS에 충성하는 해커조직 ‘네트워크 칼리파(Khalifa)’가 프랑스 제5채널과 홈페이지를 해킹해 그 위에 반(反)테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프랑스 사병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같은 날 호주 호바트국제공항이 해킹을 당해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경찰당국은 홈페이지에 갑자기 IS를 지지하는 정보가 나타났으나 공항과 항공편에 대한 협박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네트워크 홍보에 대한 IS의 열정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의 지상전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은 컴퓨터와 네트워크, 그리고 후세인 같은 해커만 있으면 먼 곳의 적에게 성을 공격하고 땅을 약탈하는 사병 못지않은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IS 조직원들은 대부분 소극적이지 않다. 그들은 SNS에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거나 끔찍한 동영상 또는 사진을 올려 누리꾼들의 주의를 끌어 회원으로 끌어들인다. 따라서 ‘어노니머스’는 그들의 네트워크 트레이스(IS 조직원이 대담하게 실제 주소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한다)를 추적하고 특별구역 공개주소를 설정해 그들을 공격한다.
’어노니머스’가 전과를 확대하는 것을 제약하는 주된 요소는 그들이 경찰 또는 군대와의 협력을 거부하는 태도이다. 해커들은 언론의 자유를 장려하고 정부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독점과 독재에 반대하는 등 비슷한 정치이념을 가지고 있다. 2009년부터 수천 명이 ‘어노니머스’의 네트워크공격에 연루되어 체포되었고 많은 국가의 정부가 이들 젊은 무정무주의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IS를 공격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떠나 IS에 선전포고를 하고 동영상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어노니머스’의 용기 자체가 매우 큰 긍정적인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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