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룬(蜘蛛伦)’의 경이로운 방문
- 이전 세대의 은원을 다음 세대가 풀어내려면 양안의 젊은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양해해야 오랜 세월에 걸쳐 발생한 차이를 줄일 수 있다.
-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5-26 10:16:52
[본지 특별 기고/샤쪈] 주리룬(朱立伦) 국민당 주석이 3일간 대륙을 방문하여, 10년간 형식적으로 열렸던 국공경제무역문화포럼(国共经贸文化论坛)에 참가하여 행사를 빛냈고, 세간의 주목을 끌던 ‘시주회(习朱会: 국공 수뇌회담)’을 진행했으며, 푸단(复旦), 베이징대(北京大学)를 방문하여 젊은 학자들과 좌담회를 가졌다.
입국 당시에 귀빈 통로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여행가방을 들고 세관을 통과했다. 푸단대에서는 스스로를 ‘스파이더룬’이라 칭하며 연설을 하여 ‘당주석’이라는 무거운 이미지를 불식하며 젊은이들의 호감을 얻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주리룬 주석의 두 차례의 대학 강연은 렌잔(连战)의 베이징대 강연, 리아오(李敖)의 베이징대 강연, 천원시(陈文茜)의 청년 포럼과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 차이가 나지만, 작년에 타이완이 학생운동의 충격(学运震撼)을 겪은 후에, 주리룬은 ‘삼중일청(三中一青: 중소기업, 중하류층, 중남부 지역 주민, 청년)’으로 양안경제무역문화포럼의 중요성을 평가하며 젊은이들의 세대의 정의(世代正义: 타이완 선거 기간에 나온 구호), 빈부차에 대한 관심을 파악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것은 양안의 발전이 기나긴 과정으로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야 하며, 이전 세대의 은원을 다음 세대가 풀어내려면 양안의 젊은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양해해야 오랜 세월에 걸쳐 발생한 차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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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4일,
중국공산당중앙총서기 시진핑(习近平)주석은 베이징인민대회당에서 중국국민당 주석 주리룬(朱立伦)을 회견하였 다. 촬영/기자 성쟈펑 |
베이징 방문, 미래에 대한 기회
주리룬은 과거 국민당의 정치 엘리트와 달리 ‘명문가’출신이 아니고 외가 쪽도 타이완 부동산 분야와 관련이 있고, 장인이 오랫동안 지방정치에서 활동하며 성의회 의장을 역임한 가오위렌(高育仁)이다. 대학 전공도 정치법률이 아닌 회계금융이었고 외국 유학 역시 국민당(중산 장학금)과 관련 없지만, 귀국 후 학계에 머문 시간은 극히 짧았으며, 정치에 몸을 담기로 결정한 후에 ‘입법위원(立委)’, 타오위안(桃园)현장, ‘행정원(行政院)’부원장, 신베이시(新北市) 시장을 차례로 역임하면서 실패 없는 순탄한 길을 걸어왔다.
작년 타이완 지방선거(九合一: 아홉 가지 공직자 선출 선거를 한 번에 거행)후, 학생운동으로 인한 민의의 변화로 국민당이 기층 선거에서 대패하여 다수의 선거구가 민진당 쪽으로 넘어갔으나, 주리룬은 어렵사리 연임에 성공하면서 대도시에서 유일한 국민당 진영의 시장이 되었다.
이것이 마잉주(马英九)가 당주석에서 사임하고 당내 잡음 없이 주리룬이 주석직의 중임을 맡게 된 이유이다. 더욱 특이한 점은 타이완의 ‘중량급’ 정치 지도자 중에서 주리룬의 가장 젊다는 것이다. 올해 54세인 주리룬은 2016년 ‘대권’에 가장 가까운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주석보다도 다섯 살이나 어리다.
다섯 살이 어리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3년 후 주리룬이 신베이시장 임기를 마치고 2020년에 대권을 노려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리룬이 대권을 차지하는 것은 민진당 진영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대륙 방문 전에 주리룬이 과연 일행과 함께 포럼에 참석할 것인지, 참석 후에 수뇌회담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추측이 분분했다. 정치 현실상 타이완의 ‘현역 지도자’가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동석한다는 것은 국제무대를 포함해 불가능한 일이다.
렌잔 국민당 명예주석이 후진타오(胡锦涛)를 만났을 때 국민당은 야당이었고, 둘이 APEC에서 다시 만났을 때 렌잔은 이미 공직에서 물러난 시기였다. 우보슝(吴伯雄)이 후진타오와 베이징에서 만났을 때는 ‘현직 당주석’으로 만난 것이었으나, 정부 공직에서는 이미 물러난 상태였다. 마잉주가 타이베이시장(台北市长) 재임 시에는 대륙을 방문할 기회가 없었고, 대만 지도자가 된 후에는 더욱 불가능해졌다.
비록 작년에 ‘국공 수뇌회담(习马会: 시진핑, 마잉주 간의 회담)’에 관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으나, 가능성이 낮은말뿐이었다. 상술한 내용을 분석해봤을 때에 주리룬이 자신의 베이징행을 얼마나 고심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주리룬에게 대륙은 낯선 곳이 아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베이징대의 석좌교수를 역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 입문 후에는 과거 시장 신분으로 해협포럼(海峡论坛)에 참석한 것 외에 베이징 당국과 직접 접촉한 기록은 없다. 타이완에서 정치 지도자와 베이징간의 관계는 매우 민감하며 신중해야 할 문제이다. 너무 소원하면 대륙의 믿음을 얻지 못하고, 너무 가까우면 일부 타이완인들이 꺼리기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주리룬이 대륙을 방문해 ‘시주회’을 열기로 결정했을 때, 대선 전에 ‘대륙을 방문해 표심을 얻으려 한다’는 반대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성급히 2016년 대선에 나서지 않을 것을 결심한 것 같다. 결국에 대륙을 방문한 이유는, 첫째 타이완 정국이 어떻게 변하든 국민당과 대륙의 교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국민당이 집권하든 야당이 되든 입장 변화 없이 계속해서 교류를 이어 나갈 것이고, 양안 발전에서 국민당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남을 것이다. 둘째, 주리룬은 자신의 향후 정치 인생을 멀리 보고 3년이 되든 5년이 되든 대륙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2016년 ‘대권’을 노리지 않고 대륙을 방문한 것은 향후 실보다 득이 크기에 망설이지 않고 베이징행을 결정한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고 그의 베이징행에 반대 압력이 없던 것은 아니다. 상해에서 열린 양안경제무역포럼에서 “집권여당으로서 국민당은 거리낄 것이 없다.”고 말했듯이, 어느 정도 압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출발 전에 타이완 독립파인 타이렌당(台联党)은 ‘연례적’으로 공항에 나와 ‘주리룬이 공산당에 투항하려 한다(朱立伦投共)’는 피켓을 들고 ‘주리룬이 타이완을 팔아넘기려 한다(朱立伦卖台)’는 구호를 외치고, 그 후에 국민당 중앙당부로 가서 붉은색 페인트를 뿌리고 주리룬이 돌아올 때 공항에 ‘영접’ 나가겠다고 외쳤다.
국공포럼이 시작된 지 10년이 흘렀고, 타이렌당의 이러한 열정도 10년을 이어왔다. 국공 양당이 ‘92컨센서스 (九二共识)를 이룬 지 10년이 되었고, 타이완 독립 지지단체가 ‘타이완 매각’이라고 욕한 지 10년이 흘렀다.
지난 10년간, 국민당은 야당으로 전락했다가 다시 집권했으나,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주리룬이 베이징 대학 좌담회에서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해외로 많이 나가고, 나가면 기회가 생길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그가 대륙을 방문하면서 미래에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주리룬의 대담함, 총알아 날아라
국민당 주석이 대륙을 방문한 것은 본래 형식적인 것으로 특별한 것이 없으나, 회계사 출신인 주리룬의 의중은 정치법률을 전공한 다른 정치가와 달라서 상하이에서 베이징까지 그가 한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포럼에서 연설 전 “국민당은 거리낄 것이 없다!”고 밝혔는데, 출발 전에 2016년 ‘대선’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양안과 관련해서 한 모든 발언은 정부 직무상으로는 신베이시 시장으로서 한 것으로 정부의 양안 정책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향후 1년 이내에 국민당의 여당으로써의 지위에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 집권당 주석의 신분이기에 커다란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은 ‘현 상황 유지’가 양안 정책의 기조라고 밝히며 ‘92컨센서스’를 결연히 거부했는데, 과연 6월에 미국을 방문해서 ‘현 상황 어떻게 유지’할건지 어떻게 설명할까?
반면에 주리룬이 당주석 신분으로 베이징을 방문하여 ‘92컨센서스’, 양안공동운명체’ 심화에 대해 의논한 것은 국민당이 모호하거나 애매하지 않은 분명한 당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 것이며, 2016년 ‘대선’에서 민진당이 양안 관련 의제를 피하고 타이완 정치 문제에만 집중하려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집권당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차이잉원이 쉽게 통과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비평도 두렵지 않다’던 주리룬도 자신이 발언이 얼마나 큰 리스크를 가져올지 정확히 계산하지는 못했고, 자신이 대륙에서 한 발언의 핵심이 타이완에서는 완전히 다르게 해석될 것이란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수뇌회담’ 준비부터 베이징은 ‘92컨센서스’ 견지를, 국민당은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 사용(一中各表)’의 입장을 내놓았다. 이는 주리룬 자신의 본심에서 나온 행동으로, 중요한 점은 타이완이 ‘92컨센서스’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다.
시진핑이 앞서 ‘92컨센서스’를 강조하고 주리룬이 나중에 말했는데, 양안 교류가 ‘92컨센서스’를 기초로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일대일로(一带一路),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같은 역내 경제 발전과 환경 보호 시스템, 그리고 NGO기구까지 포함하는 국제무대에서의 활동에서 대만이 적극적인 활약을 해서 양안이 평화적 발전에서 협력 상생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주리룬의 이번 노력은 앞서 전임 ‘부총통’인 샤오완창(萧万长)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랬기에 2008년 이전에 ‘양안공동시장(两岸共同市场)’을 제안할 수 있었고, 기금회를 조성하고 보아오 포럼(博鳌论坛)에 참석하고, 대륙을 설득해서 타이완이 기후협약, 국제민간항공기구에 참여할 수 있었다. 공동시장은 경제 분야로 시진핑의 ‘아시아공동운명체’를 주리룬이 ‘양안공동시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리덩후이(李登辉) 전임 총통이 타이완공동운명체를 제기한 것에서 시작하여 타이완에서 공동운명체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집단과 정치적 주장을 구분하지 않고 타이완 사람이라면 같이 울고 웃으며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운명공동체’는 해석할 필요도 없는 정치적 함의를 가지며, 경제적으로 양안에 호혜공영을 가져다준다. 민족적으로 타이완 주민에게도 중화민족의 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양안이 서로 갈라선 후에 정치적으로 서로 다르게 발전해 왔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양안간 교류는 필연적인 것이며, 양안 경제는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것으로 모두가 긍정적으로 여기지만 양안이란 공동운명체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러면 최종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 베이징의 태도는 변함이 없으니 타이완이 어느 방향으로 나가느냐에 달린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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