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이유 (3)

빠링허우(80后)결혼생활, 부모님과 지나치게 가까워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6-29 10: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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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970년대생이다. 필자의 기억에 우리세대 부모님들은 대부분 자녀에 대해 그토록 지나친 관심은 없었다. 그때의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혼자 등·하교를 했기 때문에 교문에서 기다리는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도 없었다.


내가 본 빠링허우의 많은 이들이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부모님과 매우 가깝다. 많은 부부가 결혼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두 사람의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만이 아니라 서로의 부모님과, 나아가 서로의 부모님들간의 갈등 때문에 파혼하거나 결혼생활이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핑계를, 자녀는 부모의 핑계를 대며 누구도 스스로 책임지지 않으려는 현상이 나타난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중국에서 결혼생활은 사춘기를 마무리하는 장소가 되었다.


많은 청년남녀들이 오랫동안 공부의 세계에 갇혀있다 보니 성인물 심지어 성관계에 대해서는 잘 알면서도 사춘기의 가장 중요한 ‘개체분리화’는 완성하지 못했다. 개체분리화란, 자신의 개인적인 세상을 만들려는 시도로서 상대적으로 독립된 가치관과 문화를 수립해 부모님의 세상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많은 부부들이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결혼하다 보니 결혼 후에는 강력한 동기도 없고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체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여기에 역시 독촉으로 아이까지 낳은 후에야 결혼생활이 무엇인지 비로소 진정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이때 그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 자아를 유지하자니 부모님께 상처가 될 수 있다. 부모님은 나를 위해 평생을 바치셨는데 내가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은 부모로서는 나에게 걸었던 희망을 잃어버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데, 내가 없으면 부모님은 무엇으로 버틸까?


나를 망쳐 부모님을 보호할 것인가, 부모님을 망쳐 나를 보호할 것인가? 상담실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질문이다.
이는 중국문화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개인문화와 단체문화가 만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부모의 명령과 중매쟁이의 말로 세워진 효(孝)문화와 자아해방, 개인성장을 추구하는 자유주의문화는 대립관계일까, 수용관계일까?


원래 사춘기에 완성되었어야 할 분리개체화 과정이 결혼생활, 심지어 아이를 낳은 후까지 이어지면서 자아를 가지고자 하는 부부들은 전 세대 부모님의 갈등에 대응한 충분한 경험 없다. 이제 막 날개가 올라 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생태에서 ‘나를 위해 살아야 하는가, 아이를 위해 살아야 하는가?’, ‘이 세 가지 관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어야 하는가?’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판진롄(潘金莲)과 시먼칭(西门庆)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듯, 현재 중국의 문화환경 하에서 결혼생활에서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세대에게 부모가 걸었던 길을 걸으라고 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해졌다. 부모세대는 문화와 시스템의 지원으로 참고 억누르며 결혼생활을 할 수 있었으나 현재 젊은 세대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펑룬(冯仑)의 저서 <잔악한 성장(野蛮生长)>를 통해 우리시대의 특징을 요약해볼 수 있다. 법칙이 바뀐 세상에서 모든 것이 다시 해체되고 잔혹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것은 조직이나 틀이 없는 성장으로 모든 것이 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도 해본 적이 없기에 우리는 매번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정한 길을 찾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필자는 중국사회가 앞으로 50년간 안정적인 발전을 이어갈 것이며 성숙된 문화시스템이 반드시 다시 세워지리라 믿는다. 


(베이징 ‘마음도우미(心之助)’심리상담센터 수석감정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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