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방중, 중국과 말레이시아 관계발전에 확실성 심어줘
- 마하티르의 방중은 쌍방 지도자들이 보다 견고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김지영 bnu0827@gmail.com | 2018-08-23 17: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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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
[기자/ 리징(李靜)] 92세의 마하티르가 말레이시아 총리로 취임한 지 석 달 만에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은 그의 집권 후 아세안 이외의 첫 공식 방문국이 되었다.
일각에서는 마하티르의 8월 17일부터 21일까지의 중국 행보는 말레이시아와 중국 사이의 합작에 더 많은 확실성을 심어줄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보름 전 마하티르는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 부장인 왕이(王毅)부장을 만났다. 반 시간으로 예정돼 있던 접견은 한 시간 반으로 연장되었다. 왕이 부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말레이시아 방문목적은 마하티르 총리의 방중과 관련된 사전 협의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해협 타임스’는 회견 시 마하티르 총리가 중국 방문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며 말레이시아 정부가 양국의 관계발전을 추진할 데 대한 뜻을 보였다고 전했다.
올해 5월 말레이시아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진 뒤 새 정부는 외교정책 면에서 직전의 나기브 정부와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고 기존의 ‘친중국’ 정책에 큰 ‘전이’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왕이 외교부장의 말레이시아 방문과 잇따른 마하티르 총리의 중국 방문 등의 행보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양국 관계에 대한 이 같은 비관적 전망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대변인은 중국을 아세안 이외의 첫 공식 방문국으로 삼고 있는 마하티르 총리의 중국 중시와 우호적인 우의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아시아 정책과 리더십 연구원 국제업무 고위 관계자이며 전 총리의 정치비서를 지냈던 후이산(胡逸山) 박사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마하티르 총리의 이번 방중은 양국간 경제관계 증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최대 교역국이며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중국의 최대 수입국으로 양국 모두 자유무역 대국인 동시에 수혜국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자유무역 발전이 ‘폐쇄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양국은 경제무역 방면에서 더 ‘세분화된 이슈’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민족주의자’들은 자국 산업의 이익을 더욱 중시한다
20여 년간 총리를 지낸 마하티르는 ‘모질지년(耄耋之年, 80~90년)에 반평생 심혈을 기울여 몸담고 있었던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을 ‘버리고’ 야권연합 희망연대를 창당했다. 이는 말레이시아 정계에 커다란 충격을 준 것은 물론 근래에 와서 열기가 하늘을 찌르는 중국-말레이시아 경제협력 방식의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말레이시아 대선 기간 중 나기브 전 총리의 대중 협력 정책 방향이 이슈화되자 마하티르는 말레이시아에서의 중국의 투자를 놓고 “현지인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말레이시아는 “중국과의 투자에서 어떠한 이익도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 취임 후 말레이시아는 230억 달러 규모의 중국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했는데 주목 받는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를 잇는 철도 건설과 동해안 철도 건설도 포함했다.
양국 관계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여기서 비롯됐다. 하지만 일부 중국기업 프로젝트 책임자와 학자들은 마하티르 취임 3개월여 만에 말레이시아에서의 중국 자본 프로젝트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새 정부 출범 후 일부 대외합작 프로젝트에 대해 재검토와 판단을 진행했을 뿐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다만 몇 개의 중국 자본 투자 프로젝트 규모가 비교적 커 주목을 받았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화교대학 말레이시아 연구센터 중다룽(鐘大榮) 센터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잠정적으로 중단이 되었던 중국 투자 기업 프로젝트에 대해 분석하면서 마하티르는 말레이시아 측이 중국 기업들과 협의하는 과정에 일부 비용을 전 정부가 중간에서 사적으로 가로챈 것이 아닌지 검토했을 뿐 결코 중국 기업 자체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북부 만에 위치한 쿠안탄 산업단지의 중국 자본 프로젝트 책임자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익명을 요구하며 “(프로젝트) 모든 것이 제대로 굴러가고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하면서 일부 서류 발급과 토지 사용 등 절차에서 속도가 좀 느려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제가 여기서 20여 년간 겪은 경험으로 볼 때 비준 속도 면에서 영향을 받은 것은 정권교체와 연관되며 이는 정상적인 현상으로 어느 누구를 겨냥한 것은 절 때 아닙니다.” 말레이시아-중국 기업인 연합회 총회장이며 광성(廣升)그룹 회장을 지내고 있는 리중핑(李中平)은 이렇게 말했다. 말레이시아 새 정부 역시 중국 기업들의 투자를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말레이시아의 과거 집권여당이 61년이나 집정했고 지금은 지도부 교체가 이루어진 시점에서 많은 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5월 말 언론에 “모든 계약을 재검토할 것을 분명히 밝혔지만 모든 협의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후이산은 마하티르 정부가 일부 중국 자본 프로젝트에 대해 재검토를 진행한 주요 원인은 대규모의 국가 채무와 더불어 프로젝트 비용이 견적보다 두 배로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장수 지도자인 마하티르와 그 세대의 지도자들은 돈을 빌려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들은 착실하게 자신의 힘으로 돈을 투자하기를 원하는 편이지만 현 말레이시아의 경제 실정으로 이는 불가능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한 중국 투자 기업은 속도와 규모를 따지기에 급급하고 한 중국 기업이 전체 공정을 통째로 수주하는 방식으로 중국인 근로자를 많이 채용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후이산은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서로의 협력에 실질적인 이익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앞으로 양측의 접점을 찾는데 중요한 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말레이시아는 기술 노동자와 전문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2016년 영국 헤이스(HAYS)조사회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해외에 나가 일자리를 구하려는 시도가 93%나 됐다. 2018년 1월 학술지 ‘대외 경제 무역 실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노동 법령에 따라 월급이 1,500마리 미만인 근로자의 경우 하루 8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할 수 없으며 또 주당 48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할 수 없게 되어 있어 노동집약형 기업의 생산 원가를 늘렸다.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영사관에 따르면 현재 말레이시아에 투자하고 있는 중국 국영기업과 사기업은 100곳이 넘고, 이들 기업 중 현지 노동자 채용 비율이 70%를 넘었으며 일부 기업의 경우 현지 근로자의 비율이 80%에서 90%에 달한다.
후이산은 마하티르 총리의 기존 재임시절 미국, 한국, 일본, 유럽 국가를 비롯한 외국 자본 투자의 경우 대부분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세우고 현지 인력을 고용하는 패턴을 유지했는데 이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 많은 취업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또 말레이시아를 빠른 시간 내에 농업국에서 공업국가로 성장시켰다고 분석했다. 후이산은 “마하티르는 이런 투자 패턴에 익숙해 있다”고 전했다.
마하티르는 현지화 공업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으며 일부 학자들은 마하티르를 ‘경제적 민족주의자’로 규정하고 대외협력에서도 말레이시아의 산업적 이익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하티르 총리도 취임 후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말레이시아의 발전을 위한 외자 유치라면 우리는 언제든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6월 18일 알리바바닷컴 말레이시아 사무실이 공식 가동에 들어갔으며 마하티르는 개점식에 앞서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1시간 동안 비공식적인 회담을 가졌다. 말레이시아 주류 매체인 ‘말레이 포스트’는 1면 톱 기사로 말레이시아가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환영하고 있으며 특히 알리바바와 같이 현지 중소기업의 발전을 도울 수 있는 중국 투자 기업을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양국 간 전략이 서로 부합되다
마하티르는 1981년 처음 총리로 취임한 후 2003년까지 역임했다. 재임 기간 중 말레이시아 경제가 급성장하고 종족 간의 평화적 공존이 이루어졌으며 농업국에서 공업 기반 국가로 변모하면서 ‘아시아의 4대 호랑이’로 거듭났다. 탁월한 치국 정책 덕에 마하티르는 ‘말레이시아 현대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와 함께 마하티르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등과 함께 ‘아시아의 가치관’을 선도하였으며 아시아의 독특한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강조하고 동남아와 동아시아 통합 건설에 앞장서 왔다. 그는 또 아세안 동맹을 가장 영향력이 있는 지역 국제조직으로 발전시켰고 아세안 지역 가장 걸출한 정치인이자 외교관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으며 ‘선견지명의 있는 지도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중국 정책에서도 마하티르는 전략가로서의 안목과 역량을 보여 줬다. 그는 1차 집권 내내 ‘중국 위협론’을 자주 반박하며 지역 정치, 경제, 안보 방면에서의 중국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카오 주재 외교부 사무소 소속이며 전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 대사를 지냈던 후정야오(胡正躍)는 마하티르가 종종 여러 장소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긍정하면서 중국은 역사상 아시아의 인접국들에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중국의 궐기는 동아시아의 번영과 역내 협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퇴임 후 마하티르는 중국을 예리하고 독특한 시각으로 관찰했으며 여러 차례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에 중국의 부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바라볼 것을 강조하면서 미·일 주도의 ‘환 태평양 전략과 경제동반자 관계 협정(TPP)’ 중 중국의 역할 분량을 제대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 취임 선서를 하자마자 그는 ‘일대일로’ 제창을 지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였다.
반면 서방 언론은 ‘동남아 최후의 독재자’로 마하티르를 평가하며, 마하티르는 서구의 ‘민주’, ‘인권’이라는 이름을 빌어 타국을 압박하는 데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마하티르는 2014년 야당 자격으로 홍콩을 방문해 강연을 했고 당시 ‘중환점령’ 불법집회에 대해 한 도시에서 거리로 나가는 사람은 소수였을 뿐이며 소수가 다수에게 복종할 것을 요구한다면 이는 민주적이지 않다는 대답을 했다.
그는 1995년 유엔 총회에서 강대국들에 의해 움직이는 유엔의 문제점을 여지없이 비판하면서 유엔이 50년 전 설립 시에 정한 원칙과 목표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할말을 시원히 하는 편’인 그는 당시 유엔사무총장을 지냈던 코피 아난의 사퇴를 강조하고 나섰다.
마하티르는 아시아를 중시하고 중국의 사상적 기반을 중시하는 탁월한 식견을 갖고 있어 중국과의 간극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리중핑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마하티르는 탁월한 정치가로 이번 방중을 통해 양국 정부가 보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받고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성공적인 합작을 기약하며 동남아시아 전역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하티르 대통령이 5월 취임한 직후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는 마하티르를 만나 말레이시아와 중국 양국의 공동 번영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제창한 인류 운명의 공동체 이념 건설 요구에도 부합되며 마하티르가 일관되게 주창한 아시아적 가치관과 외교적 이념과 무관하지 않다. 이에 마하티르는 중국과의 정치, 경제, 무역 분야의 전방위적 협력 강화를 위해 중국의 발전 경험과 과학 기술에 대해 배우고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중국 기업의 말레이시아 투자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화교대학 말레이시아연구센터 중다룽 센터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마하티르 총리의 중국방문은 세 가지 목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중국과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공고히 하고 전 방위적인 실무 합작을 추진하며 특히 중국과의 첨단 협력 증진, 특히 중국 첨단기술과 하이테크 기업을 유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두 번째로 말레이시아의 경제조건과 실지 수요에 부합되는 영역과 관련해 중국과의 프로젝트 협정을 체결할 것을 추진하려는 데 있다. 세 번째로는 지역 안보와 관련돼 깊이 있는 의견을 교류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국무위원이며 외교부장인 왕이는 8월 초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중국과 말레이시아 양국의 전략적 공감대와 상호 협력의 단단한 정치적 토대를 높이 평가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공동이익이 개별적인 이익 추구보다 더 큰 의미가 있으며 양국 관계 발전 중요성은 두 나라의 범위를 넘어 더 중요한 전략적인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방중기간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 정계인사들과 두터운 신뢰를 쌓았으며 양국 상호협력에 대한 새로운 설계도를 그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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