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발전의 관건은 체제 조건에 달려 있다

-왕이밍 전국정치협상위원회 위원,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임 특별 인터뷰-
김지영 bnu0827@gmail.com | 2018-03-19 15:24:23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기자 / 허빈(賀斌)] “질 높은 성장으로 변화하려면 고속성장단계에 적응한 체제에서 고품질 발전체제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그래서 미래의 가장 큰 도전은 질 높은 발전에 적응하는 제도 환경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관한 문제이다.” 

  

고품질 발전은 중국 경제발전에 대해 무엇을 의미하는가? 질 높은 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어떤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인가?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 왕이밍(王一鳴) 사진/ 본지기자 두양(杜洋)

이 질문에 대해 <중국신문주간>은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전국정협 위원이며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왕이밍 부주임을 인터뷰했다. 그는 “‘차이나 스피드’가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고 볼 때 고품질의 발전이 중국 경제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려 ‘중국의 질적 성장’을 세계에 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나 스피드’에서 ‘차이나 질적 성장’으로 향하는 것은 ‘세계 대국’에서 ‘세계 강대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이다.

왕이밍은 “이 역사 과정 중 고속성장단계에서는 직면하지 않았던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도전에 대비해 질적 성장 요구에 부합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적 결함’을 해결하다 

 

중국신문주간: 중국이 질 높은 성장 단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명히 말씀해주셨는데 이는 중국 경제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 

 

왕이밍: 개혁 개방 이후 중국 경제는 30여년간 고도성장을 거듭했고 ‘차이나 스피드’는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세계적으로도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과거의 성과를 정리하는 동시에 질적인 면에서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여전히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질은 차원을 말하는 것이고, 미시경제 측면에서의 제품과 서비스의 질, 거시경제와 미시경제의 중간 차원의 산업 가치 사슬 수준, 거시경제 차원의 국민경제 전반의 품질과 효율성이다.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은 낮은 경제 수준에서 스타트했으며 주로 공업, 농업 제품의 ‘수량 부족’을 해결하는데 주력해 왔다. 40년 가까이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예전의 부족하던 점은 기본적으로 충족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생산 과잉이 빚어졌다. 중국의 경제 총량이 세계 2위로 올라섰으며, 중국의 농업생산 220여 종의 공업과 농업생산능력이 세계 선두로 올라섰다. 따라서 고속성장단계는 주로 수량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이지만 품질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아 ‘품질 결함’ 문제가 크게 존재한다. 

 

품질문제 해결은 미래 중국경제발전의 잠재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차이나 스피드’가 세계의 선두에 선 상징적인 성과를 거둔 뒤 세계적으로 앞장선 ‘중국의 품질’을 실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중국의 품질’도 ‘차이나 스피드’처럼 세계의 찬사를 받는다면, 중국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할 수 있다. 

 

질 높은 성장단계로 발전하는 의의는 경제대국에서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역사적 흐름을 여는 것이며 이 역사적 과정은 새로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길을 열어 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신문주간: 실제로 중국의 공급 측 개혁은 2년여 진행되어 왔고 적극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이 질 높은 발전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아직 어떤 면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가? 

 

왕이밍: 공급측 구조개혁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삼거일강일보(三去一降一补, 과잉생산설비 해소, 부동산 재고 해소, 과대 레버리지 최소화, 기업의 원가절감, 유효공급 확대)면에서 철강과 석탄 생산성 연간 목표 임무를 초과 달성하였고, 부동산 재고가 급감하고 있으며 기업의 레버리지 비율이 안정 속에서 다소 내려갔고, 세금 감소 비용절감 성과가 현저하며 공공 서비스와 인프라 등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재고량 자원배치 면에서 양적 완화가 이루어지면서 고품질 제품생산이 확대되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제품 및 업무경쟁방식, 새로운 유형의 성장, 예를 들면 중국의 이동 지불방식, 고속철도 네트워크,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경제, 공유자전거, 신 재생 에너지 자동차 등이 세계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고품질 발전단계로 전환하는 것은 고속성장단계에서 직면하는 조건, 도전과 임무 등 면에서 다르며 과거의 생각, 과거의 이념, 과거의 발전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전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적응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과거의 그런 식의 속도와 생산 에너지 확장의 발전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높은 질량 단계로 전환하면 기존의 발상과 이념, 발전 방식에 대한 조정을 해야 한다. 이는 마치 기차가 궤도를 바꾸는 것과 같다. 이 전환 과정도 어려운 단계라고 생각한다. 

 

중국신문주간: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6.5% 내외로 제시한 것은 질 높은 성장단계에 진입하면 경제발전 성장이 둔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왕이밍: 2011년 이후 경제발전속도는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리수로 낮아졌으며 해마다 성장률이 하강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몇 년간 경제발전속도가 점차 둔화되었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6.9%의 성과를 거두었는데 이는 동기대비 0.2% 상승한 수치로 2011년 이후 처음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경제가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셈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경제는 흔들릴 가능성이 존재하며 수평선을 유지할 수는 없다. 

 

경제학적으로 봤을 때 경제성장이 잠재 성장률과 맞물려 있는 게 아닌가 살펴봐야 한다. 올해 GDP성장률을 6.5%로 잡았는데 이는 기존의 잠재 성장률과 기본상 맞물린다. 올해는 경제 성장률과 구조, 질량, 효율 등과 같은 지표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의 경제 성장률은 이 같은 잠재 성장률을 둘러싸고 소폭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82.7조 위안으로 그 수치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지금은 1포인트의 성장을 거두었다는 것은 예전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 속도가 다소 낮아지겠지만 앞으로는 경제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품질 발전에 적응하는 제도 환경 구축이 가장 큰 도전 

 

중국신문주간: 질 높은 성장 단계로 가는 데 있어 가장 근본적으로 무슨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왕이밍: 가장 근본적인 것은 체제 조건이다. 개혁 개방 이래 왜 중국의 발전속도가 세계를 리드할 수 있었는가? 바로 개혁 개방이 가장 근본적인 조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질 높은 성장단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스피드 성장단계에 적응하는 체제에서 질 높은 성장단계로 이행하는 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미래의 가장 큰 도전은 질 높은 발전에 적응하는 제도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중국신문주간: 이 제도 환경에는 어떤 측면이 포함되고 있는가? 

 

왕이밍: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 보고서에는 “시장 메커니즘이 유효하고 미시적 주체가 활력을 띠고 거시적 통제력이 있다”고 적혀져 있다. 

 

시장 메커니즘이 유효한 것은 기본이다. 그렇다면 품질은 무엇에 의지해야 하는가? 경쟁에 의지해야 한다. 경쟁은 무엇에 의존하는가? 효율적인 시장 메커니즘이 있어야 한다.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모든 규제를 깨야 한다. 경쟁이 있어야 창의적이고 경쟁이 있어야 활력이 있고 효율적이며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일체의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 독점을 타파하고 행정 독점, 시장 독점, 지방 봉쇄, 업종 보호, 소유권 차별 등을 타파해야 한다. 

 

미시적 주체가 활력이 있는 것이 관건이다. 높은 품질은 미시적인 질량에 달려 있고 미시적인 주체는 질량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야 하며, 제일 근본적인 것은 공정하게 경쟁하여 미시적인 주체의 창의적인 활력을 불러일으켜 창조성을 발휘해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거시적 경제 차원의 조절을 적당히 하는 것은 보장을 가져다 준다. 정부의 역할을 더 잘 발휘해야 한다는 것은 정부의 역할을 더 늘리라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시장이 할 수 없고 잘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 예컨대 재산권과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시장질서를 유지하고 사회안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어떻게 그 정도를 파악할 것인가? 시장이 효과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이라면 시장 자체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정부는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심판’의 역할을 잘 수행해 시장질서를 유지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중국신문주간: 질 높은 발전에 적응하는 제도 환경을 구축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왕이밍: 사실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 보고에서 재산권 제도와 요소 시장 세분화를 보완해야 한다고 분명히 한 것이다. 시장경제 소유권은 분명해야 한다. 뚜렷한 재산권이 없으면 거래가 없게 되고 시장 행위 자체가 없어진다. 따라서 재산권과 지적재산권을 엄격히 보호하는 것은 시장 메커니즘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요소 시장화 개혁은 노동력, 토지, 자금, 기술 등 시장화 개혁을 심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상품과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시장화되었지만 생산 요소는 아직 완전히 시장화되지 않았다. 때문에 시장이 가격을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요소의 자유로운 흐름을 촉진해 자원 최적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와 함께 행정 독점을 타파하고 시장 독점을 막고 공정한 경쟁의 시장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간접적이고 주도적인 조절 작용 중시해야  

 

중국신문주간: 질 높은 발전을 위해 혁신과 보완에 대한 어떤 새로운 요구 사항을 제시해야 하는가?


왕이밍: 경제 구조에 중대한 변혁이 일어나면서 투자가 경제성장에 대한 추진작용이 감소되고 소비가 경제성장에 하는 기여가 증가되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기초적인 역할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2013부터 2017년까지 소비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율은 연평균 56.2%로 자본의 기여도보다 12.4% 높았다. 2017년에 최종 소비가 경제성장에 기여한 기여도는 58.8%로 자본의 기여도보다 26.7% 높았으며 2013~2017년에 비해 연평균 소비 증가율이 2.6% 높아졌다. 소비는 이미 안정적으로 경제 성장의 첫 동력이 되었다. 따라서 거시적인 조절 정책의 핵심을 투자를 중시하는 정책에서 소비를 중시하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고품질발전단계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으로, 국민이 갈수록 늘어나는 생활수요에 대한 수요와도 일치한다. 소비자들의 주체적 지위 향상은 정부의 역할 전환에도 이로우며 정부가 시장과 소비환경을 개선하고 정부의 역할을 규제해 자원배치에서 시장이 결정적 작용을 발휘하고 정부가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도 유용하다. 

 

투자 유도에서 소비 유도로 전환하고 간접적이고 거시적인 조절 정책을 지향해 이와 잘 맞는 거시적 정책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의 합리적인 예측을 더 중요시하고 정책의 투명성을 제고하며 시장 주체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빅 데이터 통계에 기초해 만든 통계체계를 더욱 중시해야 하며 거시적 데이터 정보의 정확성과 시효성을 높여야 하며 소비통계와 통계체계를 보완하는 데 더욱 치중해야 한다. 이는 조절 방식에 새로운 요구를 제기하였고 거시경제적인 조절은 자발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보내기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김지영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

많이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