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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월 31일 정부종합천사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숙자 이사장. |
[글/ 동북아신문 취재팀] 김숙자 (사)재한동포총연합회 이사장(63세)이 재한동포들의 한국 생활 정착을 도와준 공로를 인정받아 ‘2017국민추천포상 대통령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1월 31일 오후 3시 서울정부종합청사 19층 대강당에서 실시한 2017 국민추천포상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가한 가운데, 국민훈장 8명, 국민포장 5명, 대통령표창 15명(단체3), 국무총리표창 18명(단체2) 등 총 46명에게 수여되었다.
이 자리에서 사단법인 재한동포총연합회 김숙자 이사장은 중국동포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민추천포상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2008년부터 재한동포총연합회를 운영하면서 그간 7억여 원의 사비를 털어 동포 노인들을 위한 경로당을 설립하고 쉼터를 운영하였으며 무료법률상담을 지원하는 등 각종 활동을 벌여 동포이미지 제고에 큰 기여를 한 점이 한국사회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영화 ‘청년경찰’ 상영 반대, 경주진재해민돕기 운동 등 동포사회 큰 이슈가 있을 때마다 앞장서서 모범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국민추천포상은 2011년 7월 15일 24명이 수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실시돼 2015년부터는 매해 700건 이상 추천접수가 이루어질 정도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2017국민추천포상은 일곱 번째로, 2017년 6월 30일까지 온·오프라인의 여러 경로를 통해 추천서를 접수 받아 6기에 비해 2.8% 증가한 767건의 추천서가 접수되었다. 추천을 통해 심사를 받게 된 후보자는 제 6기 488명에 비해 27%나 증가한 620명을 기록하였다.
수상자 선정은 20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선정된 포상대상자에 대한 영예안건 상정 등 정부포상 절차에 들어가 지난해 12월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고 대통령 재가를 거쳐 최종 확정되는 엄격한 절차를 거쳤다고 행정안전부는 밝혔다.
김숙자 재한동포총연합회 이사장을 지난 3월 19일 사단법인 재한동포총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기자와 가진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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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김숙자 이사장, 김숙자 이사장 의 딸 이선씨. |
“나 개인의 영광이라기보다는 우리 동포사회 모두의 영광이라고 본다. 열심히 하면 우리 동포들도 한국사회의 벽을 넘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30년간 동포사회를 위해 묵묵히 열심히 일해 온 많은 사람들이 있고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이러한 동포사회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돼 기뻤다.”
선정과정에는 어려움이 없었나?
구청에서 두 차례, 청와대에서 두 차례 공적 조사를 나왔다. 청와대에서 나와서는 기부금을 확인할 수 있는 영수증 같은 것이 있는가 물었다. 영수증 받고 기부하는 방식으로 기부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없다고 했다. 2주 후에 다시 연락이 와서 어떤 방식으로 기부를 했나 확인해 은행통장에서 계좌 이체 방식으로 각 경로당에 매월 임대료 50만원, 운영비 20만원씩 지출했다고 하니 은행에서 확인서를 받아오라고 했다. 은행에 가서 출력해 보니 A4 용지로 두 장 반으로 7억6,800만원이 확인돼 나도 놀랐다. 사단법인 설립 이전에 대략 매년 1억 원 정도 지출돼 7억 원 정도는 될 거로 생각했는데 거의 8억 원 가까이 될지는 몰랐다.
단체를 만들어 동포들을 위한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08년 재한중국동포상인연합총회를 설립하면서 동포단체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식당을 하고 있었는데 동포들이 식당에서 밥 먹고 술 마시면서 친구 집에서 자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친구마누라 눈치 보인다며 “오늘은 어디서 잘까?”또 월급을 못 받아 “한국 사장을 때려죽이고 싶다”고 울분을 토로하는 것을 보면서 처음에는 그 사람들을 식당에서 재웠다. 그러던 어느 날은 식당에서 자는 사람이 17명까지 됐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4,000만원을 들여 1.2층에 나눔쉼터를 만들어 4년간 운영하면서 밥 먹는 것만 돈을 받았다. 구청에서 난방비로 3년간 1,500만원을 지원 받고 나머지는 다 사비로 운영했다.
그러다 개인으로는 동포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2008년 6월 18일 재한중국동포상인연합총회 발대식을 가진 이래 그 해 10월 19일 구로4동에서 발족을 했고, 같은 해 11월 23일 기존의 재한중국동포상인연합총회, 서울 금천구 귀국동포연합회, 동향친목회 등 여러 재한중국동포단체들을 묶어 만든 조직체인 재한동포연합총회가 남한산성에서 발족식 겸 유쾌한 나들이 한마당 행사를 가지면서 뜻 깊은 출발을 했다.
2015년에 동포라는 이름이 들어간 외교부 산하 최초의 사단법인 재한동포총연합회가 설립되었는데 사단법인의 장점은 무엇인가?
정부의 공신력을 인정받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동포아카데미도 두 차례 개최를 했고, 본부만이 아니라 지회도 지자체 후원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사단법인이 됨으로써 여러 방면에서 공신력이 커지고 활동의 폭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동포단체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내 손으로 만든 경로당이 구립으로 인정받으면 넘겨주는 일을 반복했다. 이렇게 내 손으로 만들어 구립경로당으로 내보낸 게 여섯 개다. 경로당의 노인들은 대부분 자기 집이 없고 100분의 80은 지하방에서 산다.
2014년 9월 23일에 그 동안 해오던 추석 경로잔치를 공무원 노조의 반대로 구민회관을 대여 받지 못해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외국인인력지원센터에서 의자만 놓고 개최했다. 이때 “우리도 문화행사, 자식을 위한 교육장,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오늘 행사장도 세 집을 돌아다니다 겨우 얻었다. 한국에 나온 동포들이 70만인데 그 절반이 만원씩만 내도 35억이다. 우리 만원씩 내기 모금을 해서 자치회관을 만들자”고 연설을 했다. 어르신들 호응이 얼마나 좋은지 만원 내겠다고 몇 날 며칠을 빗발치게 전화가 와서 여러 날을 고생했다. 나는 이때 어르신들의 열정에 크게 감동했다.
그래서 2015년 사단법인을 만들고 1차 5개년 계획에 자치회관 건립계획을 수립하고 현재 모금을 위한 법적 수속을 밟고 있다. 회관 건립부지도 알아보고 있다. 동포사회, 내국인을 망라한 추진위원을 50명 정도 구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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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숙자 사단법인 재한동포총연합회 이사장 |
자치회관 건립 외에 크게 보아 세 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 올해 4월, 5월부터 격월간으로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4개 국어로 된 ‘아리랑’이란 화보잡지를 발행하려 한다. 우선은 한중일 3개 국어로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가 하면 역사가 된다. 아리랑은 이주동포의 역사를 쓴다는 심정으로 동포들의 한국생활정착에 디딤돌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발행하는 것이다.
둘째, 18세 이상 중도입국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직업전문학교를 설립하려고 한다. 중도입국청소년 문제는 정말 심각한 문제다. 부모가 한국에 정착할 계획으로 중국에 있는 아이를 불러들이면 아이는 그 동안 부모와 떨어져 있어서 부모에 대한 정은 없고, 머리는 컸고 말은 안 듣는다. 얼마 전 대림역 근처에서 일어난 20대 아이들 살인사건도 중도입국청소년 문제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본다. 중도입국청소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마치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
중도입국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 직업교육을 실시해 취업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학교 설립계획을 재외동포지원센터 설립계획에 포함시켜 재외동포재단에 제출했다.
셋째, 노인복지센터를 설립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면담을 요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 3년 전부터 노인복지센터 설립을 위해 경기도나 인천 쪽 땅을 알아보고 있다. 강원도는 폐교가 많이 있지만 난방비가 많이 들고 노인들을 한번 보내 놓으면 교통이 불편해 찾아가기가 힘들어 수도권 가까운 곳에 부지를 찾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단체생활에는 돈이 필요하지만 돈이 절대로 다가 아니다. 성심이 있어야 한다. 나는 80만 재한동포 전체를 생각하지 우리 단체 남의 단체 나눠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가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내 자식에게 돈을 물려주기보다는 한국생활에서 우리의 동포들의 권리를 찾고, 사명감을 가지고 차세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내 능력껏 최선을 다해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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