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융딩(余永定): 외부리스크에 대비해야
- 향후 5년 중국경제는 심각한 내부 도전과 험준한 외부환경에 직면
-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01-23 17:56:28
본지기자/ 민제(闵杰)
2016년은 중국이 ‘제13차 5개년계획’을 시작하는 해이자 세계 경제에 있어서도 분명 불안한 1년이 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미 2016년 세계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3.8%에서 3.6%로 하향 조정했으며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음을 경고했다.
전 중국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회 위원이자 중국 사회과학원 학부 위원인 쉬융딩(余永定) 은 향후 5년간 세계 경제 상황은 계속 개선될 것이나 이런 상황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이미 세계 경제에 완전히 편입된 제2의 경제대국, 중국 경제의 건강한 발전은 국내 경제 정책의 정확성에 의해 결정될 뿐만 아니라 외부경제환경의 변화에도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이로운 것을 좇고 해로운 것을 피해 중국경제가 확고한 지위에 오를 수 있도록 향후 수년간 중국 경제가 직면하게 될 외부 리스크에 대해 충분히 정신적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경제 침체 계속 이어져 <중국신문주간>: 전반적으로 2016년 세계 경제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쉬융딩: 세계 경제는 회복의 동력이 부족해 아마 지속적 스태그네이션(Persistent Stagnation)이 나타날 겁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하기 전 5년간 세계 경제는 연평균 5%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IMF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世界经济展望)>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각각 3.1%와 3.6%의 성장에 그쳤습니다.
그 중, 2015년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은 2%로, 2010년 이래 가장 좋았던 1년이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4%로 2013년의 5%와 2014년의 4.6%에 비해 현저히 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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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
<중국신문주간>: 2016년 선진국과 신흥도상국의 상황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쉬융딩: 미국은 세계 금융 위기 발생 이후 경제회복이 가장 빠른 선진국입니다. 2014년 IMF는 2015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2.6%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15년 미국 경제 성장속도가 2.1%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로존의 경우 2013년 4사분기에 약한 성장세로 회복한 후 2015년에 들어와 경제성장률이 1%를 넘었으나, 9월 이후 다시 하락하기 시작해 간신히 플러스성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경제는 선진국 중 가장 상황이 나빠, 2015년 2, 3사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해 다시 경기침체에 빠졌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사정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브릭스 5개국 중 러시아, 브라질은 침체에 빠졌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침체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 중입니다.
인도만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7%이상의 경제 성장을 거뒀습니다. 세계 주요 경제주체들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에너지 등 대종상품(Bulk commodities)수출에 의지하는 개발도상국이 줄지어 어려움에 빠졌으며 그 중 수많은 국가 경제가 침체 전망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후 세계 각국은 모두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확장성 재정 및 화폐정책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7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아직도 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 너무 먼 상황입니다. 이는 세계 경제의 ‘지속적 스태크네이션’ 문제에 유효 수요 부족 외에 더 심층적인 원인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기술발전 속도의 저하, 인구 고령화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 혁신과 혁명이 있고, 노동생산성이 다시 성장하고, 자본의 한계수익이 상승하고, 투자 수요와 대출가능자금수요가 성장성을 회복해야만 세계 경제도 비로소 진정으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무역국으로서 중국은 반드시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 전망에 대해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중국신문주간>: 세계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데, 글로벌 위기가 다시 발생한 가능성이 있나요?
쉬융딩: 선진국의 부채 증가 사이클(Super debt cycle)이 아직 끝나지 않아 다시 글로벌 위기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채무 위기였습니다. 선진국, 특히 미국이 장기간 낮은 저축과 높은 소비의 생활 방식을 유지했기 때문에 전에 없던 국내 채무와 국제 채무가 누적되었고 결국 소위 부채 증가 사이클이 형성된 것입니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인들은 계약을 파기하고 조기 상환을 통해 부채를 줄여 레버리지 비율(가처분소득에 대한 채무 비율)을 낮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은 오히려 서브프라임 모지기론 사태가 경제 침체로 전환되는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디레버리징이 경제 성장에 미친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확장성 재정정책과 이례적인 저금리정책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인들의 채무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공공 채무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기타 선진국의 상황도 대동소이합니다. 비록 레버리지 비율이 분야에 따라 줄기도 하고 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전세계의 총 레버리지 비율은 결코 눈에 띄게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유사이래 세계적으로 지속시간이 가장 길고 규모가 가장 컸던 부채 상승 사이클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신관도 아직 제거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면 미래의 위기는 아마도 미국 국채 버블의 붕괴로 인해 촉발될 것입니다.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해외 투자자로서 중국은 이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신문주간>: 현재 신흥경제주체의 전반적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게다가 미 달러 강세로 인해 자본 유실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향후 1,2년 신흥경제대국이 경제 위기에 빠져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을까요?
쉬융딩: 신흥경제대국이 경제위기에 빠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브라질은 현재 이미 상당히 심각한 경제침체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1,2년 개발도상국이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 즉 지역성 국제수지위기와 통화위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우선, FRB의 양적 완화(QE) 축소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겁니다. 예를 들어 FRB는 3,4년 심지어 더 장기간에 걸쳐 제로(0)금리를 3~3.5%까지 높일 예정입니다.
둘째, 개발도상국의 외부충격을 대비하는 능력도 강화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1997년 대비 개발도상국의 국제수지상황은 전반적으로 좋아졌고 환율도 신축성이 있습니다.
FRB정책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중국신문주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불확실성은 FRB의 금리인상 시기입니다. 금리가 인상하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쉬융딩: 현재 미국 실업률은 이미 정상 수준까지 떨어졌고 임금은 확실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금융 불안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FRB는 2015년 12월 처음으로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FRB의 첫 번째 금리 인상으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닙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미국의 근원물가상승률(core inflation rate)은 여전히 낮고 개발도상국의 경제 상황도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FRB가 금리인상을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FRB의 금리인상여부는 시종일관 개발도상국 통화당국의 머리 위에 매달린 다모클레스의 검입니다. FRB의 금리인상 시기와 속도의 불확실성은 세계 금융 시장에 불확실성의 그림자를 드리웠고 개발도상국 통화당국은 자국 화폐정책의 속도와 강약을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역사적 선례가 없기 때문에 FRB의 연방기금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미국 국내에는 FRB의 금리인상이 미국 국채 버블을 터트려 새로운 금융위기를 일으킬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볼 때 FRB의 금리 인상 후 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됨에 따라 미 달러는 추가 절상되고 기타 국가의 화폐는 추가 절하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자본유출은 개발도상국의 자산 버블을 터트려 일부 개발도상국은 금융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중국신문주간>: 중국과 같이 다량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과연 어떻게 FRB정책의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할까요? 쉬융딩: FRB정책의 스필오버효과(spillover effect)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거시경제의 안정성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FRB의 양적 완화 조치는 실질적으로 화폐 발행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이후 미국의 M0(유통 중인 현금통화)는 원래의 약 8000억달러에서 현재의 약 40000억달러로 상승했고 M1 (협의통화공급량)과 M2(광의통화공급량) 은 약14000억달러와 80000억 달러 미만 수준에서 각각 약30000억달러와 120000억 달러 이상까지 증가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 각 레벨의 총통화량 증가속도는 GDP성장속도를 크게 초과했습니다.
그러나 버냉키가 ‘헬리콥터에서 뿌린 돈’은 결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해석에 따르면 초과 발행된 통화는 실물경제에 진입하지 않고 자본시장에서 각종 자산버블(증권시장버블, 채권시장버블 등등)만을 만듭니다. 자산가격이 성장을 멈추면 자산버블은 붕괴되고 자본시장에서 빠져 나온 통화는 다시 실물경제로 돌아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게 되는 겁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은 1982년이래로 계속 경상수지적자였고 누적된 해외 순수 부채는 7조달러를 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투자자는 계속 달러 자산을 늘렸고, 그래서 달러강세를 유지하는 것은 경제 논리에 어긋나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국제수지균형을 개선하고 외채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미국은 달러를 평가절하할 강력한 동기가 있었습니다. FRB 통화정책의 스필오버효과의 불확실성과 관련하여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중국은 개방적인 정책을 계속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국제 단기 자본 흐름을 통제하는 방화벽을 허물지 말고 오히려 강화해야 합니다.
<중국신문주간>: 2015년 들어 10월까지 수출입 성적이 눈에 띄게 하락했고 대외무역상황도 매우 어렵습니다. 게다가 지역 무역 규칙에도 일련의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장차 중국 대외무역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쉬융딩: 저는 배타적 지역 무역 자유화가 점차 WTO틀 안의 다자무역협상체제를 대체하고 중국의 대외무역 발전공간은 장차 축소될 것이라 봅니다.
현재 관련국가들은 적극적으로 블록화된 무역투자체계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체계의 배타성은 세계 무역 및 투자 자유화에 도전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현재 적극적으로 TPP, TTIP, TISA로 대표되는 새로운 무역투자규칙 정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제무역의 새로운 규칙을 정하는데 있어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매우 분명합니다. 중국은 각종 무역 자유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고 공동이익을 실현해야 합니다. 또한 경제성장방식의 전환을 가속화해 대외경제의 수준을 높이고 대외 수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합니다.
<중국신문주간>: 현재 많은 사람들은 미 달러 강세가 자본의 대규모 유출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중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쉬융딩: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거대한 도전은 아마도 자본의 대량 유출과 달러대비 자국통화의 평가절하 문제일겁니다. 이런 상황에 따른 영향은 각 개발도상국에 따라 다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달러 절상으로 인해 위안화(人民币)자산가치가 달러 자산가치대비 평가절하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요소가 불변한다는 전제 아래 이는 외국인의 위안화 보유에 대한 적극성과 위안화의 국제화 행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중국신문주간>: 위안화는 이미 SDR ‘통화바스켓’에 가입했습니다. 단기간 자본의 양방향 흐름과 위안화 환율의 향후 동향에 대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 보십니까?
쉬융딩: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진입을 정말 잘 된 일입니다. 그러나 그 정치적 의미가 경제적 의미보다 크고, 상징적 의미가 실제 의미보다 크며, 장기적 의미가 단기적 의미보다 큽니다.
위안화 환율과 국제단기자본의 흐름 변동은 중국 경제와 세계 경제의 성장 펀더멘탈의 비교관계와 관련 통화당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결정됩니다.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진입은 위안화 환율과 국제 단기 자본 흐름 변동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게다가 IMF가 결정하기 전 시장은 이미 위안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될 것을 예측했기 때문에, 설령 영향이 있더라고 그 결과가 이미 나타났어야 합니다.
<중국신문주간>: 각종 위기와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향후 중국 경제의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쉬융딩: 향후 5년간 중국경제는 각종 심각한 내부 도전을 받는 것과 동시에 험준한 외부환경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시아금융위기와 글로벌금융위기의 시련을 이겨낸 중국은 반드시 미래의 각종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13차5개년계획’의 각종 목표를 달성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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