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바오 축제: 게임, 마케팅 그리고 비즈니스 전쟁

당첨의 불확실성과 훙바오의 희소성
훙바오를 쟁탈전을 모두가 즐기는 어드벤처 게임으로 연출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3-26 14:48:45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기자/천지잉]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순식간에 결정했죠.”
작년 12월, 루펙스(Lufex)는 웨이신으로부터 훙바오(红包·빨간 봉투) 협력 방안을 받았다. 루펙스와 같은 훙바오 스폰서가 자금을 제공하여 춘절 기간 사용자들에게 훙바오를 나눠주자 내용이었다. 


루펙스는 곧바로 이 제안을 수락했다. 2015년 춘절 기간 루펙스를 비롯한 14개의 협력업체가 웨이신에 5억 위안에 달하는 현금 훙바오를 전달했다. 


장쥔(张军) QQ그룹 마켓홍보팀 총경리 비서는 중국신문주간에 웨이신의 현금 훙바오는 협력업체가 제공한 것이며 “웨이신 자체의 자금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보다 좀 더 일찍 알리페이(Alipay)도 춘절 훙바오 계획에 착수하였다. 물론 알리페이가 이번에 처음으로 훙바오를 나눠주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2015년 알리페이 훙바오의 주 무대는 모바일 알리페이 지갑으로 이동했다.


예정된 훙바오 파티가 시작된 것이다.


게임과 야심 


장쥔은 웨이신의 춘절 훙바오가 광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사용자에게 기쁨을 주려는 것이다. 게임이라는 요소가 더 중요하다”


게임적인 요소는 훙바오 그룹 쟁탈전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훙바오 그룹 쟁탈전이란 친구 그룹에 일정 금액의 훙바오를 주는 것인데 훙바오의 총 개수는 그룹 인원수보다 적어야 한다. 또한 친구들이 가져가는 훙바오 금액은 시스템에서 랜덤으로 지급되며 금액도 모두 다르다.


알리페이의 릴레이 훙바오도 비슷하다. 사용자가 훙바오의 금액을 맞추면 훙바오를 나눠 가질 수 있다.
0.01위안밖에 못 가질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고작 이 0.01위안으로 즐거워한다. 길에 떨어져 있는 0.01위안은 아무도 줍지 않는데, 인터넷의 0.01위안에는 왜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


웨이신은 훙바오 금액을 제한하기까지 했다. 춘절 기간 출시된 세뱃돈 훙바오의 경우 웨이신에서 금액을 랜덤으로 지급하는데, 최저 0.01위안에서 최고 8.88위안을 초과할 수 없다.


장쥔은 “한도가 적고 문턱이 낮아야 더 많은 사용자를 참여하게 만들 수 있다. 한도가 높으면 훙바오를 나눠주는 사용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게 되어 사용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용자가 훙바오를 앞다투어 가지려고 하는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우선, 웨이신 그룹의 사용자들은 서로 친하거나 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둘째, 당첨의 불확실성과 훙바오 수량의 희소성이 훙바오 쟁탈전을 모두가 즐기는 일종의 어드벤처 게임으로 만들어버렸다. 


마치 춘절에 친구들과 마작과 카드놀이를 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판돈을 설정할 수는 없으나 게임을 하는 내내 즐거움이 가득하다.


훙바오의 매력에 빠진 웨이신 그룹의 친구 수는 급속히 늘어났다. 니훙(倪鸿)은 심천시미디어경제발전연구회(MEDA)의 창립자 중 한 명이다. MEDA는 2~3년 전 공익조직으로 시작하였는데 각 매체의 기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기자들은 ‘MEDA’라는 이름으로 웨이신에 그룹을 만들어 활발한 교류를 나누었다. 니훙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广州) 등 미디어 업종이 발달한 도시에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MEDA 모델을 본떠 똑같이 시도했으나 그의 이 구상은 오랫동안 실현되지 못했다.


춘절 기간 MEDA의 일부 회원들이 모멘트에 훙바오 그룹 스케쥴을 예고했다. 그러자 이와 같은 방식으로 ‘베이징시미디어경제발전연구회(京媒会)’ 등의 그룹이 만들어지면서 수많은 기자 그룹을 끌어들였다.
니훙은 “사람들이 그룹에 들어오는 이유는 훙바오를 받기 위해서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훙바오가 촉진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훙바오에 중독된 사용자들은 새로운 놀이 방법을 만들어냈다. 웨이신 릴레이 훙바오의 경우, 규칙에 따라 가장 큰 훙바오를 가진 그룹이 다음 훙바오를 줘야 한다. 태양광 관련 인사들로 구성된 웨이신 훙바오 릴레이 그룹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216회의 훙바오를 지급하며, 회당 훙바오 금액은 100위안, 릴레이 훙바오를 지급한 총금액은 2만여 위안에 육박하였다.


알리페이가 공식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춘절 전후 훙바오가 전 국민 이벤트로 자리 잡았으며 1억 명 이상의 사용자가 알리페이 훙바오 게임에 참여하였다. 2월 18일(제석) 새벽 1시부터 2월 19일 새벽 1시까지 24시간 동안 총 6.83억 명이 알리페이 훙바오를 사용하였다. 당일 하루 동안 오간 알리페이 훙바오는 총 2.4억 개에 달했고 총금액은 40억 위안이었다. 2월 18일 저녁 8시 피크타임에는 알리페이의 메인화면을 포함한 클릭 수가 8.832억 회/분에 달했다. 훙바오를 보낸 시민 중에는 쥬링허우(90后·1990년도 이후 출생자)가 50% 이상을 차지하며 훙바오의 주력군으로 떠올랐다. 


주목할 점은 훙바오의 공유 및 소셜적인 속성이 알리페이의 소셜네트워크 분야의 약점을 보완해 주었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로 시작한 알리바바 그룹은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금융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소셜네트워크 분야에서는 지금까지 성공한 사례가 없다. 웨이신을 모방하는 실패 기업으로만 인식되었다.


웨이신 사용자가 급속히 늘어나자 알리바바의 임원진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시간이 지나면서‘웨이신 불안장애’는 점차 나아졌지만, 소셜네트워크 상품에 대한 알리바바의 관심은 결코 사그라지지 않았다. 국내외에서 전략적으로 시나웨이보(Sina Weibo)를 포함한 소셜네트워크 통신 상품에 투자하기도 했다. 따로 분리한 마이금융서비스(蚂蚁金服, Ant financial)회사도 알리페이 지갑에 소셜네트워크 요소를 끊임없이 집어넣고 있었다.


알리페이의 한 내부 인사는 “이번 훙바오 이벤트로 부족한 인적 네트워크가 보완되었다.”고 말했다. 사실 과거에 알리페이가 수행했던 거래 및 이체 기능 자체는 자금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하지만 이체와 거래 기능의 사용 빈도가 웨이신의 채팅 및 통신 기능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에 알리페이는 항상 더 다양한 응용 플랫폼 속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자 했다. 그는 또 “우리는 알리페이의 지갑 기능을 일상화하여 각종 모임과 결혼, 비즈니스 홍보 이벤트 등 일상생활까지 커버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알리페이 지갑보다 훨씬 더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웨이신도 큰 효과를 얻었다. 웨이신의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월 18일부터 2월 23일까지(총 6일간) 웨이신에서 훙바오를 주고받은 횟수는 총 32.7억 건이었고 2월 18일 당일에는 10.1억 건에 달했다.


훙바오가 웨이신에 가져오는 첫 번째 가치는 바로 사용자의 환심을 사서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웨이신 실명 인증을 늘려 더 많은 사용자가 은행 카드를 등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웨이신은 소셜네트워크 상품으로 가입 시 핸드폰 번호를 등록하기만 하면 실명 인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웨이신의 결제시스템인 웨이신즈푸(微信支付)는 개통률이 낮아 웨이신 상업화에 걸림돌이 되어왔고 웨이신 플랫폼의 거래 행위를 통해서는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춘절 기간에 수많은 사용자가 은행카드를 등록하고 웨이신즈푸를 개통하면서 상업화를 이루기 위한 튼튼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웨이신은 알리페이 지갑과 같은 종류의 상품도 아니고 웨이신의 사용자 수나 활동성도 알리페이 지갑보다 훨씬 좋음에도 불구하고 웨이신이 어느 정도의 경계심이 있다는 사실이다. 초기에 알리페이 지갑이 웨이신 플랫폼을 통해 배포된 적이 있었지만 즉시 차단되었다. 그 후 알리페이가 도메인을 바꿔 차단을 해지하려 했으나 금방 탄로 나면서 다시 차단되었다. 


어쩔 수 없이 알리페이 지갑은 ‘구호 훙바오’를 출시하였다. 구호가 있는 훙바오를 하나의 사진으로 만들어 웨이신의 친구나 모멘트에 보내는 형식을 통해 웨이신에 훙바오를 뿌린 것이다. 웨이신은 이를 차단하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상업화의 길 모색 


사실 웨이신의 춘절 훙바오는 2014년 춘절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사용자들끼리 훙바오를 보내는 행위는 베이징, 상하이, 광둥 등 대도시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웨이신에서 내놓은 새로운 형식의 춘절 훙바오는 스폰서까지 끌어들여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14개의 스폰서 중에서 징둥(京东)은 최대 자금원 중 하나이다. 쉬레이(徐雷) 징둥 부총재는 징둥이 훙바오의 스폰서가 된 것은 ‘브랜드(노출)’와 ‘공공계정 구독자’라는 이 두 개의 지표가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용자가 훙바오를 흔들어 어떤 기업이 뿌린 훙바오를 얻게 되면, 자동으로 해당 기업의 계정을 구독한다. 이런 방식을 통하면 기존의 직접적인 광고보다 유입할 수 있는 구독자 수를 보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방식으로 유입된 피동적인 ‘구독자’가 기업의 진정한 고객이 될 수 있을까? 쉬레이는 “후속 조치인 유지 및 운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펙스의 한 내부인사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번 춘절 훙바오 투자는 이미 수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던 징둥보다는 루펙스에게 더욱 뚜렷한 효과를 가져왔다. 2월 20일, 애플 앱스토어의 경제 분야 무료 다운로드 순위에서 루펙스의 APP이 30위 이하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물론 루펙스가 다른 홍보 전략도 함께 펼쳤으므로 오로지 웨이신의 훙바오 효과 때문이라고 결론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시도는 웨이신 상업화를 위한 탐색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한 전자상거래 기업 임원은 웨이신에 광고를 넣을까 계속 고민해왔지만 “웨이신의 광고는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기업은 진작부터 생각은 해왔으나 실제로 자금을 투입해 광고하진 않았다.
장쥔은 사용자에게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웨이신의 광고에는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한 스폰서 업체의 임원은 “사용자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웨이신의 태도는 매우 강경하다. 웨이신의 춘절 훙바오에 대한 스케쥴과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바로 이런한 제약으로 인해 웨이신의 상업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웨이신의 춘절 훙바오 이벤트는 하나의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웨이신은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훙바오를 웨이신의 수입으로 가져가지 않고 전부 사용자에게 지급하였다. 장쥔도 훙바오 이벤트가 광고 행위에 속한다는 것에 부정했다. 하지만 자금을 직접 제공한 스폰서에게 있어 이번 이벤트는 근본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하고 구독자를 늘리고자 하는 것이며 “기존의 직접적인 광고 유형과는 다르지만, 목적은 비슷하다”고 루펙스의 내부 인사가 말했다. 


그는 또 “전체적으로 봤을 때 후속 조치인 사용자 운영, 유지, 전환 등의 작업이 수반된다면 훙바오 이벤트가 기존의 직접적인 광고 투자보다 훨씬 좋다”며 “브랜드도 노출하고 잠재적인 고객도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리페이 지갑의 춘절 훙바오도 상하이푸둥(浦东)발전은행과 같은 많은 스폰서를 끌어들였다. 과거 알리바바는 브랜드 업체, 소매상과 다양한 훙바오 형식의 마케팅 모델을 모색했으므로 알리페이에 있어 식은 죽 먹기였다. 


구호 훙바오 지급 과정에서 알리페이는 브랜드 업체에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알리페이 내부 인사는 “하지만 업체가 고객에게 훙바오를 주는 것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우리는 더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방법을 고민하여 사용자끼리 훙바오를 주는 행위가 일상화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 국민이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훙바오 게임의 배후에는 기업들의 야심과 욕망이 드리워져 있었다.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보내기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daum
온라인팀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

많이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