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실크로드 비전

세계가 중국의 성장둔화, 주가와 환율조정을 우려하고 있으나, 중국은 세계경제에 명백한 유익을 가져올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대일로(一带一路, ‘신 실크로드경제권’과 ‘21세기 해상실크로드’)전략은 다른 개발도상국에게 전에 없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중국이 국내외의 시장과 자원을 더욱 잘 활용하여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으로서 세계 경제성장을 계속해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02-01 11: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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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린이푸(林毅夫, Justin Yifu Lin)

2015년 세계 뉴스 헤드라인은 중국경제의 성장둔화를 집중 조명하며 중국이 개혁의 여세를 몰아갈 수 있을지, 내수 및 소비 진작과 서비스업 규모 확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성장모델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로 가득했다. 중국 국내는 장기적인 경제성장 궤도에 대한 자신감이 여전히 강하다. 실제로 중국 지도자들은 성장둔화를 분명히 인식하면서도 시진핑(席习近) 주석이 제안한 ‘일대일로(一带一路, ‘신실크로드경제권’과 ‘21세기 해상실크로드’)’전략을 실현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2016년에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 린이푸(林毅夫)
세계은행 전(前) 수석경제학자, 고위부총재, 베이징대학 국가발전연구교수 겸 명예원장
덩샤오핑(邓小平)의 ‘개혁개방’전략 시행 약 40년 동안 중국은 중상급 수준의 소득을 달성하며 세계 최대의 무역국이자 2대경제체(‘구매력 평가’ 기준 1위)로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 지도자들도 의식하고 있듯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이 고소득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외 시장과 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국제무대에서 더욱 많은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또한, 더욱 큰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의 국제질서는 미국 및 미국의 우방국에 유리하며, 이러한 시스템이 2차세계대전 종식 후 설립 당시에는 합리적이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힘의 균형’의 변화 속에서 중국이 세계 사무의 ‘책임 있는 이해당사자’가 되고자 한다면—실제로도 그렇다—국제사회의 결정에 있어 더욱 두드러진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 


이 점에서 국제합의를 이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이 증명된다. 2009년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전(前)주석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IMF에서 중국의 투표권을 늘리는데 합의하였으나 다음해 미국 국회의 부결로 시행되지 못했다. 


사실 미국은 중국이 일정한 국제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하면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듯하다—자체가 위치한 지역에서까지도 그렇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거점’전략을 아시아 배후로 전환하는 주요 동기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미국이 선도하고 환태평양 10여개국을 포함하되 중국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미국이 자국의 전략적 주도권을 유지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지정학적, 경제적 이익을 지키고자 하는 것 같다. 


요컨대 중국 자체의 힘으로 당연하고 필요한 영향력을 얻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 전략을 제안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쉽고 간접적인 발상이다. 고대실크로드를 통한 상업과 문화교류네트워크에서 영감을 얻은 시진핑의 ‘실크로드경제권’과 ‘21세기 해상실크로드’는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 및 아프리카를 이어 유럽까지 도달한다. 전체 실크로드 연안 건설을 위해 급히 필요한 인프라—항구를 잇는 도로, 철도부터 자원운송 파이프까지를 건설해 ‘이익, 운명, 책임을 함께하는 국제지역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중국의 바람이다.


인프라 건설을 이끄는 데 중국보다 적합한 국가는 없다. 중국 자체의 발전이 어느 정도는 국내 인프라 건설사업의 대규모 투자로 이루어진 것이니만큼 중국은 이 분야에서 다양한 최신의 운영경험을 가지고 있는데다 방대한 건자재 산업까지 형성되어 있다. 또한, 거대한 외환보유고—현재 3조5000억 달러에 달하며 계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있음—의 충분한 자금이 사업에 투자될 수 있다. 


중국을 일부 외환보유액을 최근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보강에 투입하였다—이는 중국이 실크로드라는 원대한 포부를 실현하는 전략적 기구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것이다. 세계 다섯 개 대륙 57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등 미국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가입한 미국의 가까운 우방국 포함)이 가입함으로써 ABII는 개발도상국,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 인프라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특별 설계된 최초의 동의안이 되었다.


이들 투자의 수익은 매우 크다. 2차세계대전의 경험에서 알 수 있 듯 노동집약형산업을 국제적으로 전환할 전략적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개발도상국들은 20~30년간 고속경제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이는 더 발달한 선진국—중국이 갈망하는 새로운 시장을 포함한 부상으로 이어져 중국 고부가가치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이 확보된다.


임금상승으로 중국의 노동집약형 제조업의 비교우위가 없어지면서 실크로드로 연결되는, 대부분 1인당 GDP가 중국의 절반이 되지 않는 저소득 국가들의 흡입력이 강해지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인프라개선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이전하는 노동집약형산업을 더욱 잘 흡수할 수 있다.


흡수 규모도 매우 방대하다. 일본 노동집약형 산업의 해외 이전이 시작된 1960년대 일본 제조업 종사자 수는 970만 명이었으며, 1980년대 ‘아시아의 네 마리 용’(홍콩, 싱가포르, 한국, 타이완)이 같은 과정을 거쳐 고용한 노동력이 530만 명에 달한다. 이에 비해 중국대륙의 제조업 고용인구는 1억2500만 명이었는데 그 중 8500만 개의 일자리가 저급기술직이다. 실크로드 인근의 거의 모든 개발도상국이 공업화와 현대화를 동시에 실현하기 충분한 수준이다. 


세계가 중국의 성장둔화, 주가와 환율조정을 우려하고 있으나, 중국은 세계경제에 명백한 유익을 가져올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대일로’전략은 다른 개발도상국에게 전에 없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중국이 국내외의 시장과 자원을 더욱 잘 활용하여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으로서 세계 경제성장을 계속해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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