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만나는 리커창 총리
- 중국정부망(中国政府网)은 ‘총리에게 말한다’칼럼을 개설하여 네티즌 컴퓨터와 총리 책상을 연결하는 소통 채널이 상용화 되어, 365일 24시간 운영으로 ‘열린 정부’라는 정책이념을 실현하고자 한다.
-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3-26 10:34:42
[기자/차이루펑] 머나먼 아프리카의 앙골라에 근무하는 중국인 저우샤오궈(周效国)씨는 인터넷에 올린 글 하나로 리커창(李克强)총리를 만나게 될 것이라곤 꿈에도 몰랐다. 정무가 바쁜 와중에도 총리는 그와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이야기는 201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프리카에서 근무하고 있던 중국수전(中国水电) 직원 저우샤오궈씨는 리커창 총리가 앙골라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자 몹시 기뻐하며 한 번이라도 총리를 만나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이 바링호우(80后, 1980년도 이후 출생자) 청년은 중국정부망 ‘총리에게 말한다’ 칼럼에 자신의 소망을 남기게 된다. ”총리님, 안녕하세요! 저는 2011년 베이징대학에서 포르투갈어과를 졸업하고 중국수전에 취직한 후 현재 앙골라에 장기 체류하고 있는 저우샤오궈라고 합니다. 중국수전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여 중국의 꿈인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총리님께서 5월에 앙골라를 방문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에 있는 대기업 젊은이들이 매우 들떠있습니다. 앙골라 방문 기간 청년좌담회 자리가 마련될 수 있길 바랍니다.”
’총리에게 말한다’는 중국정부망이 2014년 3월 새로 개설한 칼럼이다. 칼럼 담당자는 중국신문주간 기자에게 “일반 국민들이 국무원 지도자에게 개인의 의견과 요구를 직접 전달함으로써 경제와 사회 거버넌스에 참여하고, 국가의 국정운영에도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직통차’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바로 이 ‘직통차’를 통해 저우샤오궈의 글이 신속하게 총리 사무실로 전달되었다.
2014년 5월 8일 오후, 리커창 총리는 예정대로 앙골라를 방문하였고, 저우샤오궈는 해외민생문제에 대한 좌담회에 초청되었다. 좌담회에서 리커창 총리는 그와 반갑게 악수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저우샤오궈는 시차로 인해 당시 그가 남겼던 글이 오류가 될뻔했다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다. ’총리에게 말한다’ 칼럼팀의 한 직원은 “칼럼에 글을 게시하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 글을 남긴 시간이 새벽 2시 46분으로 되어 있어서 몹시 당황스러웠다”고 말하며, 나중에서야 시차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열린 정부
매년 중국 양회가 열리기 전, 총리는 네티즌과 대화를 나눈다. 이때가 되면 많은 사이트에서 칼럼을 개설하여 네티즌들이 총리에게 글을 남기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도록 한다. 매년 양회가 열리면 천만 개 이상의 비슷한 글들이 올라온다. 이와 같은 방식은 총리가 국민의 생활을 이해하고 국민과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로 자리 잡았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6월까지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6.32억 명에 달한다.
‘총리에게 말한다’ 칼럼 담당자는 정부가 대중의 요구를 이해할 수 있는 전통적인 방법에는 리서치, 좌담회, 민원 등 매우 다양하지만,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정부는 더욱 간편하게 사회와 소통하고 국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담당자는 또 중국정부망이 ‘총리에게 말한다’ 칼럼을 개설한 것은 네티즌의 컴퓨터와 총리의 책상을 연결하는 소통 채널을 상용화하고, 1년 365일 24시간 운영으로 ‘열린 정부’라는 정책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국가행정학원의 왕위카이(汪玉凯) 교수는 ‘정기적으로 네티즌과 교류하고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총리와 소통하는 문이 활짝 열리게 되었고 국민들도 마음껏 글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소통의 방식을 혁신하고 국민의 정치 참여가 정례화되는 것은 당과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와 기대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정책이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4년 3월 5일,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1차 업무보고에서 “국민의 소망이 우리의 정책 방향이다. 책임과 사명을 다 하고 위기의식을 강화할 것이며, 기꺼이 책임을 지고 나태하지 않은 태도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며, 절대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칼럼 담당자는 “’국민의 소망이 우리의 정책 방향이다’라는 말이 바로 이 칼럼을 개설하게 된 취지이다. 우리는 이 칼럼을 통해 중앙정부가 사회와 민심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법적 책임을 다하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식에 따르면 작년 3월 칼럼이 개설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네티즌의 댓글이 10만 건을 넘었으며 매월 평균 만 건 정도가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게시글에는 개인의 소망을 표현하는 글도 있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글도 있으며, 고발하는 내용의 글도 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거나 정책적으로 자문하는 내용도 있다.
칼럼팀은 매월 글의 내용을 집계한다. 예를 들면, 2014년 12월 상위 10위에 오른 내용으로는 노동·사회보험, 공안, 도시·농촌 건설, 교육, 기율검사·감찰, 위생계획, 교통·운송, 사법, 민정, 재정·세무·금융 등의 분야로 모두 400건 이상의 글이 게시되었다. 그 중 노동·사회보험 관련 글이 1,811건에 달했다.
총리 책상으로 직행
직원들은 매월 만 건 이상의 글을 어떻게 처리할까? 어떤 글들이 총리 사무실로 들어갈까? 칼럼팀의 한 직원은 네티즌이 올리는 글의 내용이 너무 다양하므로 글의 내용을 분류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이라고 말했다.
2개의 분류 기준이 있는데 글의 속성에 따라 교육, 사회보장, 사법 등 40여 개의 대분류와 220여 개의 소분류로 나누는 것이다. 이는 매우 번거로운 일이지만 모든 글은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모든 글의 분류 작업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당일에 끝낸다는 것이 ‘총리에게 말한다’ 칼럼팀이 줄곧 고수해온 업무 방식이다.
칼럼팀의 직원은 “큰 사건이 발생하는 날에는 훨씬 더 많은 글이 올라오기 때문에 야근은 일상이 되었죠”라고 말한다. 분류가 끝나면 글의 진실성을 평가한다. ‘총리에게 말한다’ 칼럼에 글을 남기려면 내용을 작성해야 할 뿐 아니라 실명과 신분증번호, 전화번호 등의 개인 정보도 제출해야 한다.
그는 ”실명을 요구하는 이유는 정보 확인을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인물과 사건의 진실성을 확인해야만 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하며 “한 네티즌이 자기 주변에 국민당 전란 시기에 남긴 거액의 재산을 보유한 노인이 있는데 국가에 헌납하고 싶어 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진실성 확인을 위해 엄청난 시간을 들여 조사했지만 결국 거짓말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칼럼팀은 매월 분류와 확인을 바탕으로 게시된 글을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후 총리에게 전달한다. 보고서에는 당월 게시글에 나타난 주요 이슈를 정리한 내용 외에도 일부 네티즌의 진솔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도 한다.
칼럼팀 직원은 또 “보고서에 올라가는 글의 수량에는 제한이 없어 내용만 좋으면 모두 총리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말하며 한 인민대표가 정부 기구의 간소화와 하부기관으로의 권한 이양에 대해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한 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글을 본 총리는 그의 의견을 특별 허가하였다. 2014년 10월 8일까지 8개월 동안 칼럼팀은 총 18건의 총리와 국무원 지도자의 허가안을 전달받았다.
칼럼팀 담당자는 “이는 매우 높은 허가율이다”라고 말하며, 월간 보고서 외에도 중요한 의견이나 제안이 담긴 글이 있다면 수시로 총리에게 상신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처와 위원회(部委, 부위)의 적극적인 협력
총리에게 전달되는 글도 있지만 어떤 글은 관련 부처와 위원회가 처리하기도 한다.
작년 9월 ‘hy’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칼럼에 남긴 글에서 농촌의 인터넷 보급률이 낮아 국정에 관심이 많은 농민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국가는 관련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농민 인터넷 보급 확대’라는 중국의 꿈을 조속히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글은 최종적으로 공업신식화부(공신부)에 전달되었고 신속하게 처리된 후 작성자에게 회신 되었다.
공신부는 ‘hy’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에게 보낸 회신에서 “말씀하신 간쑤(甘肃)성 핑량(平凉)시 좡랑(庄浪)현 판안(盘安)향 농촌 지역의 인터넷 문제에 관해 이미 간쑤성 통신관리국과 협력하기로 하였으며 농촌통신보급프로젝트(通信村村通工程, 통신촌촌통공정)를 시행하고 관련 통신 업체를 마련하여 해당 지역에 광대역을 조속히 보급하기로 하였다.”고 전했다.
이 회신에서는 중국이 시행하는 농촌통신보급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농촌 지역이 너무 넓어 전 지역의 통신 문제를 해결하기까지는 점진적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총리에게 말한다’ 칼럼 직원은 부처 및 위원회와 관련된 게시글은 해당 기관으로 전달되어 처리된 후, 7일 이내에 작성자에게 회신을 주고 처리 결과를 칼럼팀에 피드백하기로 되어있다고 말했다.
또한, 각 부처와 위원회에서 처리한 결과 중 공개 가능한 글을 선정하여 중국정부망에 게시하기도 하는데 처리 기관과 처리 방법, 처리 시간 등의 내용을 상세하게 적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작년 11월까지 관련 부처와 위원회는 약 170건의 게시글을 처리 및 회신했다고 한다. 게시글의 처리와 회신이 가장 많은 부처는 국무원 판공청, 인력자원 및 사회보장부, 교육부였으며, 회신 부서는 국무원 직속 부처 외에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판공청과 전국정협 판공청이었다. 칼럼 담당자는 또 “부처 및 위원회가 처리하는 회신 내용은 많지 않으나, 접수에서 처리를 완료하기까지 최소 10여 명의 손을 거쳐야 한다”고 말하며 “여기에는 막대한 행정력이 동원된다. 이는 네티즌의 의견을 중요시할 뿐 아니라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더 많은 네티즌이 이 채널을 아끼는 마음으로 진실한 정보를 남기고 관점을 명확하게 표현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하나의 주제에 대해 심사 숙고한 후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는 하나의 통합소통플랫폼으로 이를 통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하나, 칼럼을 통해 네티즌이 국가의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해 총명과 기지가 넘치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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