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문주간 ]
네팔의 한 산악지역을 덮친 토석류 재해. 현장을 추적한 연구진은 재난의 배후에서 빙하와 기후변화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위험을 주목하고 있다.
“당시 네팔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순식간에 토석류가 밀려왔습니다.”
네팔 북부의 티무레(Timure) 지역을 덮친 토석류를 두고 현지 주민들이 연구진에게 전한 말이다.
재난이 발생한 뒤 중국과 네팔의 연구진은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문제의 토석류가 일반적인 집중호우에 의해 발생한 재해인지, 빙하와 관련된 또 다른 메커니즘이 작동한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현장 분석 결과 연구진의 관심은 높은 산악지대의 빙하와 빙하호, 그리고 급격한 융해 과정으로 향했다.
빙하가 녹거나 붕괴하면서 대량의 물과 암석·토사가 한꺼번에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평소에는 안정적으로 보이던 산악지역에서도 대형 토석류가 발생할 수 있다.
비가 오지 않았는데 왜 토석류가 발생했나
토석류는 일반적으로 집중호우와 연결해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고산지대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빙하와 눈, 동결된 토양, 빙하호 등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강한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대량의 물과 토사가 갑자기 이동할 수 있다.
티무레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 역시 이런 특성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고산지대의 지형과 위성자료, 현장 흔적 등을 바탕으로 상류에서 시작된 물질이 매우 빠른 속도로 하류로 이동한 과정을 분석했다.
거대한 토석류는 계곡을 따라 굽이치며 흘러내렸고, 이동 과정에서 계속해서 주변의 암석과 토사를 끌어들였다.
이 때문에 처음 발생한 규모보다 하류에 도달했을 때의 파괴력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사진=비주얼차이나(视觉中国)
‘도미노식’ 파괴
원문은 이런 과정을 “推枯拉朽式的破坏”, 즉 주변을 연쇄적으로 휩쓸어가는 파괴로 묘사한다.
상류에서 시작된 빙하 관련 물질과 물이 급경사의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이동 과정에서 주변의 암석과 토사를 계속 침식한다.
그 결과 흐름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속도와 충격력도 높아진다.
특히 좁은 계곡과 경사가 큰 산악지형에서는 피해가 집중될 수 있다.
원문에 따르면 티무레 인근의 일부 지점에서는 토석류가 지나간 흔적이 수백 미터 규모의 높이 차이를 보였고, 강한 흐름이 건물과 도로 등 인공시설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연구자들은 이처럼 여러 과정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재난을 이해하려면 빙하 하나만 보거나 강수량만 보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줄어드는 빙하, 커지는 위험
기사의 핵심은 빙하가 줄어들면 위험도 함께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후가 따뜻해지면 빙하는 후퇴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빙하와 주변 지반의 안정성이 변하고, 빙하호가 만들어지거나 기존 호수의 규모가 변할 수 있다.
얼어 있던 지반이 녹으면서 산비탈의 암석과 토사가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커진다.
연구진은 전 지구적인 온난화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문에서는 칭하이-티베트고원과 주변 고산지역에서 빙하와 영구동토층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한다.
산악지대에서 이런 변화가 누적되면 빙하 붕괴, 빙하호 범람, 산사태와 토석류 같은 재난이 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진=신화사
상단 오른쪽 사진: 8월 31일, 중국 국가종합성 소방구조대 티베트총대 소속 구조대원들이 헬리콥터를 이용해 긴급 구호물자를 수송하고 있다.
사진=중국신문주간 기자 둔가라이쑹(顿嘎来松)
하단 왼쪽사진: 8월 29일, 네팔 누와코트현 다이웨이카더(代维卡德)에서 수해를 입은 주민들이 집 안의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신화사
하단 오른쪽 사진: 8월 31일, 네팔 카트만두의 트리부반대학교 교육병원 외벽에 홍수 재해로 실종된 사람들을 찾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시민들이 멈춰 서서 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중국신문주간 기자 추이난(崔楠)
빙하 재해는 한 종류가 아니다
고산지대에서 발생하는 빙하 관련 재난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빙하 자체가 갑자기 붕괴할 수 있고, 빙하호의 물이 한꺼번에 빠져나오는 범람이 발생할 수도 있다.
빙하와 암석이 섞인 대규모 물질이 하류로 빠르게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빙하가 녹으면서 산비탈의 안정성이 떨어지면 산사태가 먼저 발생하고, 이것이 다시 강이나 빙하호를 막아 2차 재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즉 하나의 원인이 하나의 결과로 끝나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
연구진이 최근 빙하재해를 바라볼 때 ‘재해 사슬’의 개념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의 사건이 다음 사건을 촉발하고, 다시 하류에서 더 큰 피해로 증폭되는 구조다.
예측하기 어려운 고산지대 재난
문제는 이러한 빙하 관련 재난을 미리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빙하가 언제 무너질지, 어떤 규모로 붕괴할지, 붕괴한 뒤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지를 사전에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렵다.
특히 히말라야 같은 고산지대는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이 많다.
관측장비 설치도 어렵고 전력·통신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위험지역 전체를 사람이 직접 조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위성 원격탐사와 현장 관측을 결합해 위험을 파악하려 하고 있다.
위성자료를 활용하면 넓은 산악지역에서 빙하 면적이나 빙하호의 변화, 지표 변형 등을 장기간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위성자료에도 한계가 있다.
구름이 많거나 관측주기가 맞지 않으면 재난 발생 직전의 변화를 놓칠 수 있다.
감시와 조기경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연구진은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는 보다 촘촘한 관측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위성관측과 함께 지상 센서, 기상관측, 영상장비 등 여러 종류의 정보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한 가지 자료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서로 다른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야 이상징후를 좀 더 빠르게 발견할 수 있다.
문제는 비용과 관리다.
고산지대의 관측장비는 극한의 저온과 강풍, 눈과 얼음의 영향을 받는다.
전력과 통신이 끊기면 아무리 좋은 장비를 설치해도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재해 감시체계를 구축할 때는 장비를 설치하는 것 자체보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운영체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단 사진:8월 28일, 네팔 누와코트현에서 헬리콥터가 생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사진=비주얼차이나(视觉中国)
국경을 넘는 자연재해
히말라야 지역의 재난에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빙하와 하천은 행정구역이나 국경에 맞춰 움직이지 않는다.
한 국가의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나 토석류가 하류의 다른 국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원문은 국가 간 재난정보 공유와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상류에서 나타난 이상징후를 하류 국가가 즉시 알 수 있도록 정보가 공유되고, 위험지역의 기상·빙하·수문 자료를 함께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경을 사이에 둔 고산지대에서는 어느 한 국가의 관측망만으로 전체 위험을 파악하기 어렵다.
자연재해 대응에서 국제적인 연구협력과 데이터 공유가 필요한 이유다.
“자연재해에는 국경이 없다”
기사 마지막 부분에서 연구진은 재난 대응의 핵심을 이렇게 정리한다.
빙하재해의 발생 자체를 인간이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하지만 위험지역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관측망을 개선하고, 국가와 기관 사이에서 정보를 빠르게 공유한다면 피해를 줄일 가능성은 커진다.
특히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과거의 경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산악재해가 나타날 수 있다.
과거에 재난이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이라 해도 앞으로 계속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연구진은 결국 “자연재해에는 국경이 없으며, 재난 앞에서는 손을 맞잡아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번역 편집:중국신문주간한국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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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6-09-23 05:33:03](/support/_updata/banner2/tl181945983_6820.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