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문주간 기자 저우커(周可)]
사진=비주얼차이나(视觉中国)
척수손상·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 환자는 외골격 로봇의 대표적인 사용 대상이다. 그러나 모든 환자와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루이(李瑞)의 어머니는 67세다. 오랫동안 앉아서 생활해 온 탓에 다리 움직임이 불편해졌다.
“평소 밖에서 500~600m만 걸어도 어머니는 다리에 힘이 빠진다고 느꼈습니다. 허리 통증도 자주 있었고, 예전에는 마사지로 통증을 줄였지만 올해 들어 허리 통증이 더 심해졌습니다.”
리루이는 최근 1만4000위안이 넘는 돈을 들여 어머니에게 두 브랜드의 외골격 로봇을 구입했다.
중국의 외골격 로봇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 데이터 기업 IDC가 8월 4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외골격 로봇 시장 규모는 약 16억 위안, 출하량은 약 2만6000대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의료·재활 분야가 주요 시장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외골격 로봇이 의료 현장에 들어오면서 이른바 ‘걷는 첨단기술’은 실제로 환자를 제대로 걷게 해줄 수 있을까.
재활치료사의 ‘두 손’을 돕는다
현재 의료용 외골격 로봇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병원용 제품은 지지 구조와 신체 보호 설계를 사용해 재활치료사의 도움을 받으며 환자가 보행훈련을 하도록 돕는다.
또 다른 유형은 착용형 제품이다. 일부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한 뒤 가정에서 재활훈련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며, 보행 능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환자의 일상 보행을 보조하는 제품도 있다.
리루이가 어머니에게 구입한 제품은 착용형 외골격 로봇이다.
그는 5월 말 어느 날 밤 어머니의 허벅지 뒤쪽에 통증이 나타나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광저우의 여러 병원을 어머니와 함께 돌았고, 최종적으로 요추 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마사지와 물리치료 등을 통해 통증을 완화하는 동시에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이고 재활치료를 병행하라고 권했다.
리루이가 외골격 로봇을 구입한 이유도 이 과정에서 어머니의 움직임을 보조하고 조금이라도 편하게 걷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골격 로봇을 사용하기 전에 먼저 환자의 질환과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중신(中新)
칭화대 베이징 칭화창겅병원 재활의학과 관계자는 척수손상과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 환자가 외골격 로봇을 많이 이용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가 걷기 불편하다는 이유가 단순히 하지 근력이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관절 가동범위 제한, 근육 내 긴장 증가, 감각기능 저하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원인에 따라 적절한 재활치료 방법도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평가 없이 외골격 로봇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불필요한 손상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외골격은 사람의 ‘바깥쪽 골격’
척수손상과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은 흔히 하지 기능장애를 동반한다. 이는 환자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보행기능의 회복은 신경재활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이며, 환자와 가족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신경가소성 이론에 따르면 고강도·반복적인 훈련은 뇌가 정확한 운동 패턴을 학습하고 저장하도록 도와 신경회로의 재구성을 촉진하고 신체의 운동기능 회복을 지원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외골격 로봇이 역할을 한다.
전자과학기술대 기계·전기공학 분야 연구자는 《중국신문주간》에 외골격 로봇이 인간의 ‘바깥쪽 골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사람이 걷고자 하면 뇌에서 하지로 보행 의도에 관한 신호가 전달된다.
그러나 척수손상 등 일부 질환에서는 이러한 신호가 다리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외골격 로봇은 외부에서 힘을 보태 환자가 서고 걷는 동작을 완성하도록 지원한다.
일반적인 외골격 로봇은 감지·의사결정·실행이라는 세 개의 모듈로 작동한다.
먼저 센서가 환자의 움직임 의도를 감지한다. 이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보행 신호를 생성하고, 마지막으로 모터가 해당 동작을 수행한다.
제품에 따라 고관절과 무릎관절 등에 모터가 설치돼 있다.
환자가 왼발을 들 때 외골격 로봇이 오른쪽 다리의 굴곡과 신전을 보조하면서 보행주기를 만들어가는 식이다.
재활치료사의 부담도 줄인다
외골격 로봇은 재활치료사의 역할을 상당 부분 보조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환자 한 명이 걷기 훈련을 하려면 재활치료사 2~3명이 동시에 환자의 몸을 지지하고 움직임을 도와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외골격 로봇을 사용하면 일반적으로 한 명의 재활치료사가 옆에서 보조하는 형태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재활치료 수요와 전문인력 사이의 격차도 크다.
기사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중국의 노인·만성질환자·장애인·수술 후 재활 대상 등을 포함한 재활 수요 인구는 매우 큰 규모인 반면, 재활치료사 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외골격 로봇이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인력 부족 문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골격 로봇이 재활치료사를 완전히 대체하는 장비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현재 외골격 로봇을 이용하는 환자도 대부분 치료사의 평가와 감독 아래 훈련해야 한다.
사진=비주얼차이나(视觉中国)
아직은 ‘크고 무거운’ 단계
리루이의 어머니는 외골격 로봇을 사용한 뒤 계단을 오를 때 힘이 조금 생기고, 비교적 쉽게 2층 정도를 오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약 20분간 장비를 착용하고 나면 장비 자체의 무게 때문에 부담을 느꼈다.
특히 로봇이 허리와 엉덩이 부분에 집중돼 있어 허리의 하중이 커지고 쉽게 피로해진다는 것이 리루이의 설명이다.
제품 무게는 현재 외골격 로봇 산업이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문제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외골격 로봇 기술이 스마트폰 산업에 비유하면 아직 ‘큰 벽돌폰’ 단계에 있다고 표현한다.
가볍게 만들면서도 충분한 강도와 내구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새로운 소재를 적용해 외골격 로봇을 경량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탄소섬유, PEEK(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 항공우주용 소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가볍게 만들면 강도와 내구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단순한 무게 감소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배터리 역시 문제다.
외골격 로봇은 지속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일반적인 사용시간은 약 2~4시간이다.
사용시간을 늘리려면 더 큰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지만, 배터리가 커지면 다시 장비의 무게가 증가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골격 로봇에 충전식 보조 전원 또는 이동형 충전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비싼 가격도 보급의 걸림돌
외골격 로봇의 가격은 아직 높은 편이다.
기사 취재에 따르면 병원용 외골격 로봇의 가격은 대체로 70만~80만 위안 또는 100만 위안 수준에 형성돼 있다.
실제 병원에서 외골격 로봇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대부분은 제조사가 제공한 시험용 장비인 경우가 많았다.
병원이 직접 구입해 사용하는 사례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가격이 높으면 병원도 재활치료 프로그램에 장비를 적극적으로 넣기 어렵다.
일부 병원에서는 과거 외골격 로봇을 이용한 재활훈련 비용을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책정했지만, 환자가 부담을 느껴 사용률이 낮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는 시간 단위로 비용을 받는 방식 등을 통해 환자의 이용 문턱을 낮추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병원 정보시스템과도 연결되지 않는다
외골격 로봇이 의료장비로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데이터 연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중국의 한 병원 재활센터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외골격 로봇이 병원 내부의 HIS(Hospital Information System)와 호환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외골격 로봇이 환자의 재활훈련 데이터를 생성할 수는 있지만 해당 정보가 병원 시스템과 연결되지 않아 데이터를 공유하기 어렵다.
현재는 재활치료사가 관련 내용을 수기로 기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 외골격 로봇에 저장된 환자 데이터를 HIS와 연동할 수 있다면 특정 질환에 대한 보행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할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맞춰 로봇의 동작모드를 조절하거나 기초적인 건강모델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상 효과에도 차이가 있다
외골격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제품 수는 늘었지만 임상 효능은 제품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한 재활의학 전문가는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외골격 로봇 기업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에는 등산이나 보행 보조 제품에도 ‘외골격 로봇’이라는 표현이 붙어 판매되는 사례가 있지만, 실제 의료용 외골격 로봇과는 다른 경우도 많다.
정식 외골격 로봇 제품 가운데서도 품질 차이는 존재한다.
외골격 로봇은 중국에서 2등급 의료기기에 해당하며, 병원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의료기기 등록증을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각 지역의 2등급 의료기기 심사·평가 기준이 완전히 통일돼 있지 않아 제품별 실제 임상효과에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 재활용 외골격 로봇은 환자에게 실제 치료 효과를 제공해야 한다.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보행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움직이면 건강에 좋다’는 비교적 단순한 논리로 여러 기술적 개념을 결합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적용범위를 넘어 사용하는 문제
의료기기 등록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다.
한 재활의학 전문의는 일부 외골격 로봇 제품이 의료기기 등록을 신청할 때 적용 대상이 척수손상으로 하지 운동기능에 장애가 있는 환자의 보행 재활훈련으로 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척수손상 환자뿐 아니라 다른 질환의 환자에게도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즉 등록 당시 승인된 적응 범위를 넘어 사용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현재 착용형 외골격 로봇에 대한 국가표준체계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능안전·전기안전·기계안전 등을 중심으로 관련 문서가 마련될 예정이다.
미래는 ‘사람이 기계를 움직이는’ 단계로
외골격 로봇의 미래 연구 가운데 중요한 방향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와의 결합이다.
현재 외골격 로봇은 대부분 환자의 움직임을 수동적으로 보조하는 방식이다.
향후에는 환자가 자신의 운동 의도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외골격 로봇이 그 의도에 따라 움직이도록 하는 능동훈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환자가 오른쪽 다리를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뇌에서 발생하는 운동신호를 해석해 외골격 로봇이 오른쪽 다리를 움직이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신경계의 운동-감각 피드백 회로를 재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연구자들은 이미 이 방향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기술적 난제도 남아 있다.
뇌파를 이용해 단순한 운동 신호를 해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실제 보행환경에서는 환자의 의도가 훨씬 복잡하다.
‘왼쪽으로 움직인다’,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정도를 넘어서 힘의 크기나 보행 방향, 상황에 따른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해석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많다.
※ 원문 주: 취재 대상자의 요청에 따라 기사 속 리루이(李瑞), 청룽(程荣)은 가명.
[번역 편집:중국신문주간한국어판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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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6-09-23 05:33:03](/support/_updata/banner2/tl181945983_6820.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