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5개 업무 단체방에서 쫓겨난 직원…‘소프트 해고’ 논란
중국신문주간
news@inewschina.co.kr | 2026-09-28 11:12:24
[중국신문주간]
업무를 주지 않고, 자리와 장비를 치우고, 업무 단체방에서 제외하는 방식의 ‘소프트 해고’가 노동현장에서 새로운 분쟁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정해 둔 단체방만 128개, 전체 업무 단체방은 845개.
지난 6년 반 동안 충칭에서 일해온 샤오구(小古·가명)의 업무 대부분은 이런 웨이신(微信·위챗) 단체방 안에서 이뤄졌다.
그러던 지난해 9월 24일 아침, 그의 휴대전화에 계속해서 알림이 떴다.
“당신은 단체방에서 제외됐습니다.”
일주일 전에는 회사가 그의 업무용 컴퓨터를 치웠다. 회사는 더 이상 그에게 업무도 배정하지 않았다.
샤오구는 회사가 자신을 무단결근 처리할 것을 우려해 매일 평소처럼 출근해 출퇴근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거의 한 달 동안 회사에 나가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이른바 ‘찬 의자(冷板凳)’에 앉아 있어야 했고, 결국 회사를 떠났다.
2026년 9월 1일 충칭시 다쭈구(大足区) 인력자원사회보장국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했다. 샤오구가 업무 단체방 845개에서 제외된 사실과 업무 배제 상황이 노동관계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회사에 나오지만 할 일이 없다
회사로부터 사실상 ‘냉대’를 받던 기간에도 샤오구는 매일 아침과 저녁 업무를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정상적인 업무배정이 아니었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위챗, 딩톡(钉钉) 등 내부 업무 시스템에서도 그의 권한이 하나둘 사라졌다.
업무 채널에서 제외되면서 기존에 자신이 담당하던 정보에 접근할 수 없게 됐고,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조건도 없어졌다.
샤오구 측은 이런 일련의 조치가 결국 자신이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도록 압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사에서 노동법률 관계자는 직원에게 업무 단체방에서 제거하고 실제 업무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가 근로조건을 사실상 박탈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경우 노동자가 퇴직을 강요받는 상황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 사건에서 법적으로 ‘강제 퇴직’에 해당하는지는 회사가 실제로 업무조건을 제공했는지, 직원이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었는지, 퇴직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늘어나는 ‘소프트 해고’
중국의 노동현장에서 이른바 ‘软裁员(롼차이위안·소프트 해고)’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회사가 직접 해고 통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의 업무를 줄이거나, 부서를 바꾸거나, 자리를 없애거나, 업무 접근권한을 제한하는 등의 방식으로 직원이 스스로 퇴직하도록 압박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접 해고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비용과 경제적 보상 부담을 줄이려는 유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직원에게는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한다.
업무를 주지 않으면서 출근은 계속 요구하거나, 기존 팀과의 연락을 차단하고 장기간 대기시키는 경우 직원은 자신의 위치가 무엇인지조차 알기 어려워진다.
샤오구의 사례도 이런 전형적인 갈등 구조를 보여준다.
회사는 명시적으로 해고하지 않았지만 업무 수행에 필요한 환경이 점차 사라졌다.
‘단체방 퇴출’도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다
기사에서는 최근 노동분쟁에서 업무 메신저 기록이 중요한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도 짚는다.
중국 기업 상당수는 위챗·딩톡·기업용 메신저를 통해 업무를 배정하고 회의를 공지하며 결과를 보고받는다.
따라서 업무 단체방에서 갑자기 제외됐다는 사실은 단순한 온라인상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직원이 업무 지시를 받을 수 있는 통로 자체가 차단됐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체방에서 삭제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회사가 부당하게 근로조건을 박탈했다고 곧바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재판에서는 노동자가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다른 경로가 존재했는지, 회사가 업무를 계속 배정했는지, 출퇴근 및 임금 지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를 함께 살펴보게 된다.
기사에 인용된 법률 관계자는 노동자가 이 같은 상황을 겪게 될 경우 관련 자료를 가능한 한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업무 단체방에서 제외된 기록, 회사가 업무를 중단하거나 변경한 통지, 출퇴근 기록, 임금 지급 내역, 회사에 업무배정을 요청한 메시지, 회사와의 협의 내용 등이 이후 노동분쟁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법원 판단도 사건마다 다르다
원문은 중국 각지에서 발생한 유사한 노동분쟁 사례도 소개한다.
2025년 이후 베이징·우한·충칭·청두·둥관 등 여러 지역에서 업무 단체방 퇴출, 업무 미배정, 자리 변경, 장기간 대기 등이 포함된 사건이 법원 판단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같지 않았다.
법원은 단순히 직원이 단체방에서 삭제됐는지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회사가 실제로 근로조건을 제공하지 않았는지, 임금이나 사회보험은 정상적으로 지급됐는지, 업무배제 조치가 어느 정도 지속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즉 ‘소프트 해고’라는 사회적 표현 자체가 독립적인 법률 개념은 아니며, 실제 분쟁에서는 각각의 조치가 노동계약과 노동법상의 의무를 위반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누가 주장하든 증거가 중요하다”
노동분쟁에서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원칙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관계에서는 많은 자료를 회사가 보관한다.
급여명세, 인사기록, 업무배정 자료, 사내 시스템 기록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회사가 보유하고 있어야 할 증거를 정당한 이유 없이 제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회사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샤오구 역시 자신의 업무 단체방 기록과 업무요청 내역 등을 보존했다.
기사에 따르면 그의 동료들도 회사가 자신에게 업무를 배정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관련한 증언을 제공했다.
결국 노동자가 ‘소프트 해고’를 당했다고 생각한다면 감정적으로 회사를 즉시 떠나는 것보다 출근 기록과 업무 요청, 회사의 답변, 단체방 및 시스템 접근 변화 등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기사에 소개된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노동행정기관도 조사
기사에 따르면 충칭시 다쭈구 인력자원사회보장국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신고를 접수한 뒤 회사의 노동법 관련 사항을 조사했다.
샤오구의 사례가 온라인에서 알려지면서 ‘업무를 주지 않으면서도 직접 해고하지 않는 방식’을 둘러싼 논의도 확산됐다.
기업 경영 과정에서 인력 조정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직원이 스스로 사직하도록 장기간 압박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노동분쟁 위험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원에게도 업무 단체방과 디지털 업무 시스템은 단순한 편의도구를 넘어 자신이 실제로 노동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기록이 되고 있다.
[번역 편집:중국신문주간한국어판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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