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로봇, ‘통제 잃은 한 발’은 누가 책임지나
중국신문주간
news@inewschina.co.kr | 2026-08-29 10:14:26
[중국신문주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움직일 수 있는 장비를 위험 없는 ‘춤추는 장난감’처럼 여기는 것이다. 최근 후베이성 샹양(襄阳)의 한 과학기술관에서 로봇 공연을 관람하던 5세 여자아이가 로봇의 발에 얼굴을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는 유치 4개가 흔들리고 얼굴에 세 바늘을 꿰매야 했다.
사건은 2025년 11월 발생했다. 공개 보도에 따르면 샹양시 과학기술관은 운영 담당자가 안전거리를 충분히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로봇을 잘못 조작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신문주간》은 운영업체 안다촹잔(安达创展)의 시장 담당 책임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그는 사고에 사용된 로봇이 위수과기(宇树科技·Unitree)의 제품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 사이 위수과기의 로봇 공연은 큰 인기를 끌었다. 제품이 과학기술관 등에 지정 구매돼 2차 개발을 거친 뒤 전시와 공연에 활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샹양시 과학기술관의 공식 자료에서도 최근 몇 년간 로봇 관련 행사가 눈에 띄게 늘어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춘제 기간 공개된 여러 영상에는 어린이와 성인이 인간형 로봇과 함께 공연하는 모습도 등장했다.
이번 사고는 고립된 사례가 아니다. 2026년에만 언론을 통해 로봇 공연 과정에서 어린이나 노인이 다쳤다는 사례가 여러 차례 보도됐다.
잇따르는 로봇 공연 사고
한 놀이공원 운영 종사자는 《중국신문주간》에 이렇게 말했다.
“사업 진입 문턱은 사실 꽤 낮습니다. 살 돈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놀이공원은 소형 인간형 로봇 여러 대와 로봇개를 구입해 일상 공연에 활용하고 외부 행사에도 대여하고 있다.
로봇 가격이 계속 내려가면서 진입 장벽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그는 2025년 위수과기 인간형 로봇의 패키지 가격이 이미 9만9000위안 수준까지 내려왔고, 업계 신제품 가운데는 가격이 1만 위안 안팎까지 낮아진 제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행을 보고 뛰어드는 사람도 있다”며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리모컨 조작법 정도만 익히면 로봇을 다룰 수 있어 사람의 경험이나 능력에 대한 요구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영업 현장에서는 훨씬 엄격한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운영하는 놀이공원에서는 작업자 교육을 실시하고 4명의 전담 운영자를 배치한다. 로봇이 어린이와 상호작용할 때는 빠르고 큰 동작을 금지하며, 매 공연 전 운영요원과 안전요원이 주변 관객을 먼저 물리도록 한다.
그러나 그는 현실적으로 업계에 통일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운영자들도 어느 정도까지 해야 안전기준을 충족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일반적인 방식은 로봇의 활동 범위를 무대 안으로 제한하거나 울타리를 설치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실제로 지켜지는지는 상당 부분 운영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샹양 과학기술관 사고가 드러낸 문제도 바로 이 부분이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단단한 물리적 차단시설이 없었고, 안전 통제선이나 전문적인 현장 관리 인력도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관 측은 로봇 운영자가 외주업체에서 파견된 전일제 직원으로 아직 ‘훈련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가족은 여러 차례 운영자의 자격과 교육기록 등을 요구했지만 관련 자료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커지는 공연 시장, 따라가지 못하는 안전체계
로봇 공연이 활용되는 장소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艾媒咨询)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중국 로봇 임대시장 규모는 약 10억 위안이었으며 2026년에는 100억 위안을 넘어 10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둥팡차이푸증권(东方财富证券) 역시 2026년 중국 공연용 로봇 임대시장이 10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학기술관·전시장·관광지·놀이공원 등의 상설 공연뿐 아니라 개업식이나 결혼식과 같은 일회성 행사에서도 로봇의 사용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안전관리 체계는 시장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6년 6월 신장 우루무치의 한 식물원에서는 인간형 로봇이 무술 공연을 하던 중 회전하며 발을 뻗어 관람 중이던 어린이의 복부를 가격했다. 아이는 통증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당시 공연 현장에도 단단한 물리적 차단시설이 설치되지 않았고 여러 어린이가 공연 구역 가까이에서 관람하고 있었다.
2026년 2월 쓰촨성 청두의 한 쇼핑몰에서도 높이 약 1.6m의 인간형 로봇이 공연 중 갑자기 미리 설정된 경로를 벗어나 움직이다 한 노인과 충돌했다.
노인은 연부조직 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 공연 구역에도 물리적 격리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로봇 관련 부상 분쟁이 주로 쇼핑몰·공원·과학기술관 등의 공연 과정에서 발생하며, 공연구역 격리, 현장 감시, 비상정지 등 기초적인 안전체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공연구역과 관객 사이의 거리’, ‘안전요원의 배치 간격’, ‘운영자가 어느 정도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와 같은 가장 기초적인 문제조차 통일된 기준이 부족하다.
해외에서도 반복된 로봇 사고
로봇이 사람을 다치게 한 사고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6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탠퍼드 쇼핑센터에서는 순찰 중이던 Knightscope K5 보안 로봇이 생후 16개월 된 어린이와 충돌했다.
높이 약 5피트, 무게 약 300파운드의 로봇이 어린이를 넘어뜨렸고, 아이는 머리와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더 심각한 사고는 공장에서 발생했다.
2023년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에서 50세 기술자 피터 힌터도블러(Peter Hinterdobler)는 엔지니어를 도와 Model 3 생산라인의 대형 로봇을 해체하던 중 로봇 팔이 갑자기 움직이면서 강한 힘으로 몸을 가격해 바닥에 쓰러졌고 현장에서 의식을 잃었다.
그는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입었으며, 기사에 따르면 이미 의료비가 100만 달러에 달했고 향후 치료비도 수백만 달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5년 9월 그는 테슬라와 로봇 생산업체인 일본 화낙(FANUC)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51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는 테슬라가 기계설비의 안전을 확보하지 못했고 화낙 역시 설계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장 자동화가 확대될수록 이 같은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2025년까지 미국 기업에서는 로봇과 관련된 사망 사례가 최소 41건 보고됐다.
‘통제 잃은 한 발’, 누가 책임져야 하나
샹양 과학기술관 사고를 보면 책임 주체가 한 곳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관은 장소를 제공했다. 안다촹잔은 로봇 운영업체이자 안전관리에 대한 1차 책임을 맡고 있었다. 실제 운영자도 있었고, 로봇 제조업체인 위수과기도 존재한다.
여기에 체화형 지능 로봇의 이른바 ‘알고리즘 블랙박스’와 자율적인 의사결정 특성까지 더해지면서 전통적인 과실책임 판단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저장성의 한 법률사무소 공동 창립자인 어우양쿤보(欧阳昆波)는 《중국신문주간》에 샹양 사고에 대해 명확한 조사보고서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정확한 책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사실과 법률관계만 보면 로봇 운영업체가 장비의 테스트와 현장 통제, 안전관리를 담당했기 때문에 우선적인 책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관 역시 장비의 위험성을 알고도 사용을 허용했거나 필요한 격리시설과 현장 관리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면 안전보장 의무 위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챗봇과 다른 ‘물리적 위험’
체화형 지능과 챗봇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몸과 센서, 행동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로봇은 이동하고 물체를 붙잡을 수 있으며 발로 차거나 넘어지고 충돌할 수도 있다. 사람을 끼이게 하거나 다치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일반 AI에서의 ‘잘못된 답변’ 문제가 체화형 지능에서는 실제 신체적 피해로 바뀔 수 있다.
현재의 법적 틀에서는 로봇이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렸는지를 먼저 묻지 않는다.
누가 이 로봇을 설계했고, 생산하고 판매했으며, 누가 배치하고 통제하고 관리했는지, 그리고 각각의 단계에서 합리적인 위험통제 조치를 취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중국, 인간형 로봇 안전기준 마련 속도
관련 법규와 표준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2025년 12월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인간형 로봇 및 체화형 지능 표준화 기술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2026년 2월에는 「인간형 로봇 및 체화형 지능 표준체계(2026판)」가 발표됐고, 6월에는 중국 최초의 인간형 로봇 전 생애주기 관리 서비스 플랫폼 구축도 추진됐다.
사진=샤먼과기 공식 계정
기사에서 관련 표준화 관계자는 안전 거버넌스가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다.
인간형 로봇 산업이 ‘작은 규모에서 큰 규모’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만큼 전 생애주기 관리의 필요성과 긴급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의 잘못된 조작 때문인지, 제품 자체의 결함 때문인지 판단하려면 실시간으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록이 필요하다. 이런 데이터가 없으면 사고 책임을 명확히 가리기 어렵다.
법률 전문가들은 위험원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포괄적인 ‘로봇법’을 성급하게 만드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체화형 지능의 책임에는 불법행위 책임, 제조물책임, 소비자 보호 등 기존의 여러 법률영역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다.
핵심은 결국 누가 배치하고, 누가 통제하며, 누가 추적할 수 있고, 누가 증명할 수 있는가를 명확하게 만드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책임을 사고 이전으로 옮겨야
전문가들은 책임체계를 사고 발생 이후의 배상 문제에만 두지 않고 사전에 위험을 통제하는 단계로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한다.
로봇 제조업체는 설계·제조·경고·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에 책임을 져야 한다.
미성년자, 의료, 노인 돌봄, 대중교통 등 위험도가 높은 환경에서 사용하는 경우 운영주체는 사전에 위험평가를 실시하고, 위험 등급에 따른 진입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장비에는 사후 검증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버전 정보와 명령 기록도 남겨야 한다.
로봇 공연에도 ‘샌드박스 승인’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는 최근 3개 기업에 ‘체화형 로봇 공연 샌드박스 승인 증명’을 발급하고 중국 최초의 로봇 공연 샌드박스 전 과정 관리시스템을 가동했다.
이는 중국에서 체화형 로봇 공연을 대상으로 한 ‘샌드박스 승인’ 방식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선정된 한 기술기업의 관계자는 과거에는 실제 로봇의 오프라인 공연에 적용할 명확한 승인경로가 없어 콘텐츠 심사, 공연 자격, 현장관리 등에 불확실성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샌드박스 승인 제도가 마련되면서 기업이 명확한 규칙 아래에서 새로운 형태의 로봇 공연을 시험할 수 있는 실행 경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관객도 확인해야 할 ‘안전반경’
일반 관객이 로봇 공연을 볼 때도 ‘안전반경’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사에서 법률 전문가는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운동능력을 가진 장비를 위험이 없는 ‘춤추는 장난감’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 공연이나 상호작용 행사를 만났을 때는 현장에 명확한 격리구역이 있는지, 어린이를 안내하고 관리하는 전문 인력이 있는지, 운영자가 비상정지 조치를 신속히 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로봇이 발차기, 회전, 달리기, 물건 운반과 같은 동작을 수행할 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 원문 주: 기사 중 ‘황난(黄楠)’은 가명.
[번역 편집/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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